본문 바로가기

당뇨약 아무리 좋아져도 … 운동 안하고 많이 먹으면 소용없지요

중앙일보 2010.11.29 00:07 건강한 당신 4면 지면보기



[전문가 칼럼] 박태선 대한당뇨병학회 이사





“운동 안 하고 맛있는 것 먹으면서 혈당을 조절할 수 있는 당뇨병 치료제는 없나요?”



 당뇨병 환자들이 종종 묻는 질문이다. 유감스럽게도 아직 그런 약은 없다. 또 아무리 좋은 치료제가 나오더라도 완치제란 없다. 오히려 당뇨병 환자는 ‘네 박자’가 어우러져야 당뇨병에 슬기롭게 대처할 수 있다.



 네 박자란 ‘의사의 관심’ ‘환자의 노력’ ‘정부의 적극적인 지원’ ‘적절한 치료제의 선택’이다.



 우선 의사는 환자가 효과적으로 혈당을 관리하도록 돕는 트레이너로서 역할을 해야 한다. 이런 맥락에서 당뇨병 환자에 대한 교육 이 강조되고 있다. 당뇨병환자에게 건강상태의 현주소를 정확하게 이해시키고 혈당 관리를 위한 명확한 목표를 제시해 줘야 한다.



 환자는 의사의 처방에 귀를 활짝 열어야 한다. 처방받은 치료제를 용법 용량에 맞게 복용하고 운동과 식사요법, 자가 혈당 측정을 게을리하지 말아야 한다. 혈당 관리에 실패해 합병증을 겪게 되는 환자들은 대부분 건강을 과신한다. ‘사후약방문’식 후회는 소용없다.



 정부는 환자의 부담을 최소화할 수 있도록 정책적 지원을 확대해야 한다. 혈당측정을 위한 소모품들은 현재 건강보험급여가 적용되지 않는다. 당뇨병 관리를 위해 정부가 고민해야 할 부분이다.



 특히 다양한 당뇨병 치료제가 개발되고 있어 환자의 상태에 따른 치료 선택폭도 넓어졌다.



 1921년 캐나다 토론토대 의대 프레더릭 밴팅과 그의 제자 베스트가 개의 췌장을 이용해 인슐린을 분리하는 데 성공한 뒤 혈당관리 치료제 개발이 본격화됐다. 이후 처방되고 있는 당뇨병 치료제는 수백 종에 이른다. 국내 당뇨병 환자의 대다수를 차지하는 제2형 당뇨병(후천적) 치료제는 1950년대 개발된 뒤 계속 진화하고 있다. 췌장을 자극해 인슐린 분비를 촉진하는 치료제, 간의 포도당 생성을 억제하거나 근육 등 말초 조직에서 포도당 사용을 늘리는 약이 개발됐다.



 가장 최근에 개발된 당뇨병 치료제는 DPP-4 억제제다. 이전의 혈당강하제들이 체내 혈당 수치와 상관없이 인슐린 분비를 자극하거나 민감성을 높이는 방식이었다면 DPP-4 억제제는 체내 혈당수치에 따라 인슐린을 분비한다. 즉 혈당이 높을 때만 인슐린 분비를 촉진하는 약물이다.



 DPP-4 치료제는 소화 호르몬인 ‘인크레틴’에도 작용한다. 인크레틴은 혈중 포도당 양에 따라 인슐린과 혈당을 증가시키는 글루카곤의 분비를 늘려 혈당의 균형을 유지한다. 하지만 당뇨병 환자는 이 기능이 망가진다. DPP-4 억제제는 인크레틴 호르몬의 기능을 오래 유지시킨다.



 지난 14일은 세계 당뇨병의 날이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2005~2009년 당뇨병으로 진료받은 국내 환자는 연평균 214만6000명이다. 게다가 우리나라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중 당뇨병 사망률 1위라는 오명이 있다.



 당뇨병은 완치가 어렵다. 하지만 다른 질병과 달리 관리만 잘하면 건강한 생활이 가능한 질환이다. 당뇨병 환자의 합병증을 줄여 삶의 질을 높이고 사회적 비용을 절감하기 위해 당뇨병 관리를 위한 ‘네 박자’를 기억하자.
공유하기
광고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