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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군 되려면 정신 뜯어고쳐야” … 김관진 모의청문회서 역전

중앙일보 2010.11.27 00:54 종합 2면 지면보기



새 국방장관 인선 막판 드라마



이명박 대통령이 26일 오전 북한의 연평도 포격으로 전사한 고(故) 서정우 하사와 문광욱 일병의 합동분향소가 마련된 성남 국군수도병원을 찾아 헌화, 분향한 뒤 잠시 생각을 하고 있다. 이 대통령은 이날 조문록에 ‘귀한 희생이 대한민국의 강한 안보의 초석이 되도록 하겠습니다’라고 적었다. [조문규 기자]













26일 오후 7시에 발표된 새 국방장관 인선은 한편의 반전 드라마였다. 전날 밤까지만 해도 가장 유력한 후보로 꼽혔고, 1순위로 추천된 이희원 대통령 안보특보 대신 2순위였던 김관진(사진) 전 합참의장이 장관 후보자로 내정된 것이다. 이 특보와 김 후보자의 명암을 가른 건 북한의 연평도 공격이었다. 청와대는 북한의 연평도 공격과 무관하게 연말 연초 개각을 목표로 후임 장관을 물색해 왔다. 이명박 대통령의 집권 후반기 주요 화두인 ‘국방개혁’ 작업을 꾸준히 맡아온 이 특보는 일찌감치 0순위 장관 후보로 자리매김했다. 이 특보와 김 전 합참의장을 포함한 3~4명의 후보들이 후보군에 있었지만 청와대에선 “다음 장관은 무조건 이희원”이란 이야기가 기정사실인 것처럼 돌았다.



 하지만 북한의 연평도 공격 뒤엔 청와대 핵심부의 기류가 조금씩 바뀌었다. 이 대통령은 주변 참모들에게 “군을 제대로 장악할 만한 강한 국방장관 감이 없겠느냐”는 말을 했다 한다. 김 후보자는 이런 맥락에서 급부상한 인물이었다. 청와대는 26일 이 특보와 김 후보자를 1, 2번 순위로 한 ‘모의 청문회’를 실시해 김 후보자를 최종 선택했다.



 임태희 대통령실장을 비롯한 청와대 핵심 참모들은 오전엔 이 특보를 상대로, 오후엔 김 후보자를 상대로 청문회를 했다. 한 참석자는 “누가 위기상황의 군을 틀어잡고, 개혁을 강하게 밀어붙일 만한 강단이 있는지에서 승부가 갈렸다”고 말했다. 이 특보보다 김 후보자가 이런 관점에서 더 높은 점수를 받았다는 것이다. 한때 이 특보가 검증그물에 걸려 김 내정자에게 밀린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왔지만, 민정수석실 관계자는 “이 특보는 재산이나 주변관리엔 아무런 문제가 없었다”고 말했다.



 청와대의 평가처럼 김 후보자의 평소 지론은 ‘강력한 군’과 ‘군의 정신무장’이다. 청와대 모의청문회에서도 김 후보자는 “평시체제가 60년 이상 지속되다 보니 군이 행정적인 조직이 돼 가고 있다”거나 “군인들이 개인의 ‘입신양명’에만 신경을 쓴다”는 취지의 언급을 하며 정신교육의 중요성을 강조했다고 한다.



 노무현 정부 때인 2006년 11월 그는 합참의장 취임식에서 “북한은 우리의 경제적·인도적 협력 노력에도 불구하고 미사일 발사와 핵실험으로 우리의 생존을 위협하고 있다”며 “군은 어떠한 위협에도 이를 결연히 극복해야 한다”고 강군론을 폈다. 김 후보자는 평소 주변 사람들에게 “군을 개혁하려면 정신 상태부터 뜯어고쳐야 한다”고 강조해 왔다. 그가 청와대에 파견돼 있던 김영삼 정부 시절 군은 하나회 척결과 율곡 비리 감사 등으로 시련을 겪었다. 청와대에서 이를 지켜봤던 김 후보자는 동료 장교들에게 “군이 비판받을 수는 있어도 ‘나쁜 집단’으로 매도당해선 안 된다”고 말했을 정도로 군에 대한 자부심이 강하다.



 김 후보자에 대한 군 내부의 평가는 ‘조직의 인화·단결을 강조하는 합리적 성품의 지휘관’이다. 김 후보자와 함께 근무했던 한 장성은 “무조건 지시하기보다는 아랫사람들을 믿고 역할을 위임하는 스타일”이라며 “성격이 분명하면서도 평소엔 온건한 태도를 부하들에게 보여주는 외유내강형”이라고 밝혔다. 김 후보자는 합동참모본부 군사전략과장과 작전본부장 등의 작전 분야 요직을 거친 군내 ‘작전통’이면서도 육군본부 전략기획차장, 기획관리참모부장으로도 근무해 전력 증강과 기획 분야에도 밝고, 35사단장·2군단장·3군사령관 등 군내 주요 보직을 역임해 국방개혁을 추진할 적임자란 평가가 나온다.



글=채병건·서승욱 기자

사진=조문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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