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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둑 금메달 셋 싹쓸이 … 역시 머리는 한국

중앙일보 2010.11.27 00:26 종합 30면 지면보기



혼성페어 우승 이어
남녀 단체전까지 석권



금메달 세 개를 석권한 한국 바둑 대표팀이 26일 시상식 후 태극기를 들고 밝게 웃고 있다. [광저우=연합뉴스]







한국 바둑이 아시안게임 무대를 완전 정복했다. 한국은 26일 중국 광저우기원에서 열린 아시안게임 바둑 남자 단체전 결승에서 이창호(35)-강동윤(21)-이세돌(27)-박정환(17)-최철한(25)이 출전해 구리-류싱-쿵제-셰허-저우뤼양으로 맞선 중국 대표팀에 4-1로 낙승했다. 또 여자단체전 결승에서는 이민진(26)-김윤영(21)-조혜연(25)이 나서 중국의 루이나이웨이-송룽후이-탕이에게 2-1로 짜릿한 승리를 낚았다. 지난 22일 혼성페어 우승에 이어 남녀 단체전에서 동반 우승을 차지한 한국은 이번 대회에 걸린 금메달 3개를 싹쓸이하며 바둑 최강국의 입지를 확고히 굳혔다.



 시상대에 올라 금메달을 목에 건 한국 팀은 7일간의 사투를 잊은 듯 마냥 행복한 표정이었다. 1년간 팀을 이끌며 최고의 성적을 일궈낸 양재호 총감독은 “감격스럽다. 선수들이 자랑스럽다”며 말을 잊지 못했다. 이날의 수훈 갑 이창호 9단은 “난생 처음 겪은 단체 생활의 추억을 잊지 못할 것 같다. 시상대에서 애국가를 들으며 태극기를 바라본 그 느낌도 영영 잊지 못할 것 같다. 이번 우승으로 바둑에 대한 관심이 좀 더 많아졌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남자단체=26일 오후 벌어진 결승전에서 가장 인상적인 활약을 보인 선수는 역시 이창호였다. 팀의 최고참 이창호 9단은 절묘한 사석전법으로 중국이 자랑하는 세계적 강자 구리 9단의 대마를 잡고 일찌감치 승리를 예약함으로써 어린 후배들의 사기를 올렸다. 비록 에이스 이세돌 9단은 쿵제 9단에게 밀려 패배했으나 이창호의 분전에 힘입은 한국의 젊은 기사들은 약속이나 한 듯 차례로 승전보를 전해줬다. 강동윤 9단이 류싱 7단을, 박정환 8단은 셰허 7단을, 최철한 9단은 저우뤼양 5단을 잇따라 격파하며 여유 있게 승리를 결정지었다. 팀의 막내인 17세 박정환은 혼성페어 우승에 이어 단체전에서도 전승을 거두는 종횡무진의 활약 끝에 남자 선수 중 유일하게 2관왕에 올랐고, 이날은 쉰 육군 일병 조한승 9단과 함께 군 면제 혜택까지 보너스로 받았다.



 ◆여자단체=남자에 이어 여자 팀도 ‘최고참’이 큰일을 했다. 당초 크게 기대를 걸지 않았던 이민진 5단이 세계 최강 루이나이웨이를 1집 반 차로 격파하며 한국 우승의 주역이 됐다. 에이스 조혜연 8단이 탕이 2단에게 졌으나 곧이어 신진 김윤영 2단이 송용혜 5단을 대차로 제압하며 한국 우승을 합작했다. 지난 10년간 루이 9단에 고전해 온 한국 여자바둑이 결정적인 순간에 마의 벽을 훌쩍 뛰어 넘으며 바둑 역사를 새로 썼다. ‘얼짱’으로 유명해진 ‘혼성 페어’ 우승자 이슬아 초단은 결승전은 빠졌으나 언니들의 활약에 환호하며 2개의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양재호 총감독은 “금메달 1개에서 2개를 목표로 잡았는데 3개 모두를 딸 줄을 생각하지 못했다”며 감격스러워했다.



광저우=박치문 바둑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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