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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 Global] 세계 최초·최대 시리얼 회사 켈로그, CEO 데이비드 매케이

중앙일보 2010.11.27 00:19 주말섹션 12면 지면보기



“나도 매일 아침 통밀·건포도 시리얼 먹어요”





1894년 세계 최초로 시리얼 ‘콘플레이크’를 만든 데 이어 1906년에 생긴 세계 최초 시리얼 생산회사. ‘켈로그’라는 빨간색 흘림체 로고는 세계 각국에서 시리얼과 동격으로 인식될 정도로 보통명사화됐다. 세계적 브랜드 평가기관 인터브랜드가 평가한 올해 켈로그의 브랜드 가치는 110억4100만 달러(약 12조6500억원)에 달한다. 18개국에서 생산, 180여 개국에서 판매되며 세계 시장 45% 이상을 점하고 있는 시리얼 1위 기업 켈로그. 최근 한국을 찾은 데이비드 매케이(55) 켈로그 최고경영자(CEO)를 만났다. 그는 켈로그가 104년에 걸쳐 소비자의 사랑을 받아온 비결로 “강점을 지닌 시리얼 시장에 집중한 것, 한결같은 품질을 유지한 것, 그러면서도 소비자의 입맛에 맞게 변화해온 것”을 꼽았다.



글=최지영 기자 , 사진=박종근 기자



●켈로그 가문 사람은 현재 경영에 참여하지 않는 걸로 알고 있다.



 “윌리엄 키이스 켈로그가 회사를 설립했을 때 자신이 보유한 대부분의 주식을 W K 켈로그 재단에 기부했다. 재단은 켈로그의 지분을 23% 보유하고 있는 최대 주주다. 회사 켈로그의 이익 중 20% 이상이 켈로그 재단을 통해 자선활동에 투입된다. 특히 어린이를 돕는 것이 목적인 W K 재단은 전 세계 10대 자선단체 중 하나다. 재단 인사 두 명이 켈로그 이사회에 이사로 있지만 전반적으로 경영과는 거리를 두고 있다. 가문 멤버도 주주총회에 주주로 참석하긴 하지만 경영에는 직접 참여하지 않고 있다. W K 켈로그가 퇴직하고, 회사가 공개 상장 기업이 된 후부턴 전문 경영인이 회사를 이끌고 있다.”



●켈로그는 104년 된 장수기업이다. 네슬레나 크래프트 등 다른 장수 식품기업과 다른 점은.



 “켈로그는 굉장히 집중화된(focused) 비즈니스 전략을 갖고 있다. 글로벌 사업에서 시리얼이 총 매출의 50% 이상을, 스낵이 40% 정도를 차지하고 있고, 북미 시장에만 있는 냉동식품은 전체 5% 정도다. 두 개의 핵심 분야에 집중화된 포트폴리오를 가지고 있는 것이 켈로그가 경쟁 우위를 갖는 이유다. 다른 많은 기업은 다각화된 폭넓은 포트폴리오를 갖고 있지만, 켈로그는 성장하는 두 개 분야를 선택해 집중하고 있다는 사실이 전 세계에서 비교 우위적 강점을 주고 있다고 생각한다.”



●소비자는 시리얼 하면 켈로그를 떠올린다. 시리얼 외에 냉동식품을 또 하나의 성장 축으로 삼은 이유는.



 “켈로그가 미국 냉동식품 시장에 진출한 지 50년이 넘었다. 주 제품이 냉동 와플이다. ‘모닝스타팜스’라는 브랜드로 베지테리언(채식주의자) 식품 분야에 진출한 지도 10여 년이 됐다. 이 제품은 미국과 캐나다 시장에서만 판매되고 있고, 그 외 시장에 진출할 계획은 아직까진 없다. 하지만 ‘건강식’이란 측면, 또 ‘아침 식사’라는 측면에서 켈로그가 그간 하던 사업과 분명한 연관성이 있다.”



●아시아에선 주로 아침에 밥·죽 또는 국수를 먹는다. 이런 시장에서 성장 가능성이 있나.



 “인도와 중국 시장은 시리얼 소비가 다른 어느 곳보다 빠르게 늘고 있는 곳이다. 대다수 국민의 소득이 늘어나면서 우유를 통한 단백질 소비를 원하고 있다. 당연히 우유와 함께 먹는 시리얼도 성장 잠재성이 높다고 할 수 있다. 특히 인도는 지난 5년간 매년 두 자릿수 성장을 기록 중이다. 중국은 국가 차원에서 우유 소비를 장려하고 있고, 유가공 업체들의 우유 생산도 크게 늘고 있다.”



●대륙별로 다른 시리얼 선호도가 있나. 이를 반영해 나라마다 제품에 차이를 두는지.



 “아시아에선 시리얼을 아침 식사 대신 스낵처럼 먹기도 한다. 유럽과 미국을 비교해 보면, 미국인들이 좀 더 단맛을 선호하는 편이다. 각 나라의 입맛을 맞추기 위해 제품을 바꾸기보다는 특정 국가에서 선호하고 잘 팔리는 제품을 좀 더 많이 출시하는 전략을 쓴다.”



●켈로그가 1894년 처음 내놓은 콘플레이크는 현재 제품과 많이 달랐나. 질감·맛 등 100여 년간의 변화는.



 “ W K 켈로그가 그의 형인 의학박사 존 하비 켈로그와 함께 옥수수 반죽 판을 밀어 펴서 구운 후 플레이크로 만드는 방법을 발견했다. 콘플레이크 자체의 맛과 제조 방식은 그때나 지금이나 똑같고 단순한 형태다. 하지만 변하는 고객의 입맛을 맞추기 위해 종류는 엄청나게 다양해졌다. 쌀을 뻥 튀긴 제품, 밀 등 여러 곡물을 첨가한 멀티그레인 시리얼, 여성 타깃 층을 위해 보다 복잡한 공정으로 만든 단백질 강화 시리얼 ‘스페셜 K’도 있다. ‘첵스’라는 제품은 기존 시리얼과는 질감이 매우 다르다. 과일이나 견과류가 첨가된 제품도 있다. 밀어 펴서 구워 만든 단순한 플레이크에서 시작해 현재 최소 200가지 이상의 다양한 제품으로 발전했다.”



●200개가 넘는 시리얼 종류 중에서 처음 나온 오리지널 콘플레이크가 얼마나 인기가 있나.



 “호주·영국·미국 등 성숙시장을 보면 전체 시리얼 시장 중 2~3% 점유율을 차지한다. 50년 전에는 콘플레이크 오리지널의 시장 점유율이 10% 정도 됐는데, 소비자가 선택할 수 있는 제품이 매우 다양해지면서 점유율이 떨어진 것이다.”



●단일 시리얼 브랜드로 세계에서 가장 많이 팔리는 제품 ‘스페셜K’는 어린아이만 먹는 것으로 생각하던 시리얼을 성인 시장으로 넓힌 의미가 있는 제품이다. 스페셜K 확장 전략은.



 “스페셜K 제품은 시리얼 외에도 영양바, 음료수 등으로 제품군을 넓혀놨다. 영양바와 단백질·미네랄 보강 셰이크 등은 미국과 캐나다 시장에만 출시돼 있다. 앞으로 아시아 등 성장시장에 스페셜K 제품군을 확대하길 바라고 있지만 아직은 국가별로 브랜드를 구축하고, 알려 나가는 상황이라 시간이 좀 있어야 할 것이다. 한국 시장에서도 스페셜K는 잘 자리 잡고 있다. 출시 1년 반 만에 19.5%의 시장 점유율로 시리얼 시장 1위다.”



 (※‘영양과 건강을 고려한 아침식사’는 켈로그의 일관된 비전이었다. 최초의 시리얼도 영양이 부족하기 쉬운 환자를 위한 환자식에서 출발했다. 이 회사는 1923년 식품업계 최초로 영양사를 고용했다. 30년대에 이미 제품 포장 겉면에 영양소 함유 표시를 했다. 특정 영양소를 강화한 시리얼도 38년 켈로그에 의해 세계 최초로 개발됐다. 그게 비타민 강화 시리얼 ‘펩’이다.)



●시리얼 시장이 앞으로 더 커지기 어려운 성숙 시장이란 지적도 있다.



 “멕시코와 인도 등 일부 신흥국가에선 두 자릿수 성장 중이다. 선진국 시장에서도 과거 5~10년간 3~4%의 성장을 기록하면서 인구 성장률보다 높은 성장을 해왔다. 흥미로운 것은 영국·미국·호주·캐나다 등의 성숙 시장에서 성인 시리얼 시장이 성장하고 있다는 점이다. 이는 인구학적 이유 때문이다. 어린이일 때 시리얼을 접했다 10대가 되면 좀 멀어졌다, 나이가 들면 다시 시리얼을 찾는 것이다. 특히 40대 이상 연령 그룹은 스페셜K, 올 브랜 등 섬유소와 특정 영양소를 보강한 시리얼 소비가 높다. 시리얼보다 더 싸고, 더 편리하고, 영양소도 더 많은 그런 아침 식사거리는 그리 많지 않기 때문이다.”



 (※1983년 미국에서 36.7%까지 시장 점유율이 떨어졌던 켈로그는 한때 월가 애널리스트들로부터 “훌륭한 기업이지만 전성기를 지났다”는 평가를 들었다. 하지만 이때 회장이었던 윌리엄 E 라모스가 “8000만 베이비부머를 공략하자”는 아이디어를 냈다. 이후 대대적인 성인 아침 식사 캠페인을 시작하며 25~49세 미국인 중 시리얼을 먹는 비율이 5년 후 26%나 증가했다. 37억 달러였던 전체 시리얼 시장 규모도 88년 54억 달러로 늘어났다.)











●당신도 매일 아침 시리얼을 먹느냐. 가장 좋아하는 시리얼은 뭔가.



“당연히 먹는다. 개인적으로 가장 좋아하고 자주 먹는 시리얼은 한국에 출시되지 않은 ‘레이즌 브랜(Raison Bran)’이다. 통밀·밀겨울로 만들어 섬유질이 풍부하고, 건포도가 들어가 맛도 좋다”



j 칵테일 >> 환갑 앞둔 ‘호랑이 토니’



시리얼은 특히 어린아이들이 주로 먹는 음식이다. 켈로그는 이에 따라 식품업체로서는 매우 이른 시기인 1950년대부터 ‘캐릭터 마케팅’을 본격화했다. 아이들이 친근하게 느끼는 동물들이 캐릭터로 주요 시리얼 제품 겉면에 등장하고, TV 광고에서도 이들이 주인공이 되는 것이다. 가장 유명한 호랑이 토니는 1952년 만들어진 뒤 특히 이탈리아에서 인기를 끌어 74년 남성잡지 GQ의 이탈리아판과 이탈리아판 타임지인 파노라마 커버로도 등장했다. 한때 아들인 토니 주니어, 엄마인 마마 토니, 부인인 미세스 토니, 딸인 앙트와네트도 있었다. 그외에도 수탉 코니(1958년), 앵무새 토칸 샘(1963년) 등이 전 세계적으로 인기를 끌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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