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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움직이기 시작한 오자와

중앙일보 2010.11.27 00:13 종합 13면 지면보기



정치자금 위반으로 기소돼 치명상
간 총리 지지율 급락에 부활 노려
초선의원들 만나며 명예회복 나서





정치자금 문제로 강제기소가 확정되면서 날개가 꺾인 듯했던 일본 정계의 최고실력자 오자와 이치로(小澤一郞·사진) 민주당 전 대표가 다시 움직이기 시작했다.



 지난달 4일 일반 시민들로 구성된 검찰심사회로부터 강제기소 판정을 받았을 때만 해도 오자와의 정치생명은 끝난 것으로 여겨졌다. 하지만 이후 간 나오토(菅直人) 총리의 지지율이 곤두박질치면서 일 정치권에는 ‘오자와 부활’의 가능성이 재차 거론되기 시작했다.



 우선 오자와 본인이 명예회복에 발 벗고 나서고 있다. 연일 젊은 의원들을 접촉하면서 자신의 결백을 주장하며 영향력 유지 및 확대에 안간힘이다. 지난주에는 4일 연속으로 초선의원들의 저녁 모임을 훑고 다녔다. 예전의 오자와 스타일로는 상상할 수 없는 일이다.



 25일에는 자신을 지지하는 초선의원들이 새로운 정치집단 ‘호쿠신카이(北辰會)’를 출범시켰다. 북진(北辰)은 논어에서 유래한 말로서 북극성(北極星)을 뜻한다. 오자와를 북극성에 비유해 이 같은 모임을 만들었다고 한다. 예전에 초선의원들의 오자와 지지 집단인 ‘잇신카이(一新會) 구락부’를 탈바꿈한 것이긴 하나 정식 정치집단으로 등록하고 매주 1회 모임을 갖는 등 구속력을 강화한 것이다. 140명의 민주당 중의원 초선의원 중 3분의 1이 넘는 53명이 이날까지 가입했다. 오자와는 이 모임의 최고고문에 취임했다.



 이날 창립 모임에 참석한 오자와는 “여러분의 뜻을 받들어 가능하면 매주 이 모임에 참석할 것”이라고 약속했다. 오자와는 여론의 향배에 휩쓸리기 쉬운 초선의원들을 확실히 잡아두는 데 일단 성공했다는 것이 정치권의 분석이다.



 또한 ‘식료와 에너지 자급률 향상을 추진하는 의원연맹’ 등 최근 속속 출범하고 있는 각종 의원연맹들도 오자와의 정치이념에 가까운 것들이 대부분이다. 간 정권의 앞날이 그리 밝지 않은 상황에서 아직까지는 오자와 곁에 붙어 있는 것이 운신의 폭을 넓힐 수 있다는 정치권의 이해타산도 결과적으로 오자와의 구심력 회복을 앞당기고 있는 셈이다.



 오자와도 24일 한 시민단체 모임에 보낸 메시지에서 “아직 하지 않으면 안 되는 일이 나에게는 남아 있다”며 향후 정국에 의욕을 내비쳤다. 그러나 24일 일 언론을 통해 오자와 전 대표가 16년 전 당수로 있던 신생당의 정치자금이 오자와의 지역구 사무실로 흘러갔다는 의혹이 새롭게 제기되는 등 ‘오자와 부활’이 순탄치만은 않을 전망이다.



도쿄=김현기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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