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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갑 살찌우는 생활 속 ‘친환경’

중앙일보 2010.11.23 06:46



안 쓰는 전기코드 뽑기, 종이컵 안 쓰기, 내복 입기…







추위가 다가오고 있다. 올 겨울도 지난해처럼 한파와 폭설이 예상된다고 하니 난방비가 벌써부터 걱정이다. 자연 에너지 절약에 신경이 쓰인다. 겨울철 내복입기, 무릎덮개 사용하기, 전기코드를 빼 대기전력 줄이기 등등. 우리가 이미 알고 있는 에너지 절약 방법만 해도 다양하다. 그러나 실천이 문제다. 주부 박초현·박연수씨는 이웃, 가족과 함께 하면 생활 속 에너지 절약 실천이 한결 쉬워진다고 조언한다.



함께하면 그만큼 보람도 커져



박초현(65·성남시 하대원동·사진)씨 집에는 가습기, 공기청정기가 없다. 150여 개의 화초를 키워 집안 습도를 맞추고 공기를 맑게 유지한다. 화초에는 겨울철이면 동파를 막기 위해 흐르게 해둔 수돗물을 모아 물을 준다. 절전형 전구멀티탭 사용은 기본이다. 거실 전구는 4개에서 2개로 줄이고, 전등갓을 벗겨 불의 밝기를 유지했다.



얼마 전에는 현관에 사람이 들어서면 자동으로 불이 켜지는 센서를 없애고 필요할 때 불을 켤 수 있는 스위치로 바꿨다. 식사 준비를 할 때도 냉장고를 한 번만 열면 된다. 밑 반찬을 넣은 반찬그릇을 커다란 바구니에 모두 담아 냉장고에 넣어둬 상을 차릴 때 바구니만 꺼내면 되기 때문이다.











박씨가 에너지 절약 운동에 동참한 것은 약 4년 전 일이다. 시민소비자모임에서 활동하던 지인의 권유로 시작했다. 박씨의 실천은 혼자에 그치지 않았다. 가까운 이웃과 함께 매주 금요일 아파트 장터에서 에너지 절약을 홍보하고, 1년에 한 번 아파트 전체가 10분 간 전기끄기 운동에 동참할 것을 권유했다. ‘가계 절약과 환경 보호를 함께 하면 좋겠다’는 생각에서였다. 지난해 박씨가 살고 있는 아튼빌 아파트가 성남시 탄소포인트제 시범단지로 지정되면서 그는 오후 8시부터 오후 10시까지 집집마다 돌아다니며 탄소포인트제 가입을 설득했다. 이렇게 혼자서 받은 동의만 700여 세대다. 아튼빌 아파트의 탄소포인트제 가입 주민들이 1년 동안 전기수도 절약에 나선 결과 올 2월 인센티브로 총 825만원의 성남사랑상품권을 받았다.



현재 탄소포인트제에는 아튼빌 아파트 1541 세대 중 80% 이상 참여 중이다. 그는 “이웃들과 노하우를 나누면서 더 효율적으로 실천했고 보람도 컸다”고 설명했다. 이어 “전기, 수도를 아껴쓰는 게 주부들이 할 수 있는 애국이 아닐까 싶다”며 “에너지 절약이 계속 이어졌으면 한다”고 덧붙였다.



어려서부터의 습관이 중요



박연수(49·용인시 동백동)씨는 가방에 항상 컵을 넣고 다닌다. 어쩔 수 없이 종이컵을 써야 할 때는 컵에 이름을 써놓고 그 날 하루는 그 컵만 사용한다. 밖에서 식사를 할 때면 음식을 남기지 않기 위해 신경쓴다. 반찬이 부족할 때도 더 달라고 하기 전에 다른 반찬부터 먹는다. 일상생활에서 무심코 하는 행동이 에너지자원 낭비로 이어질 수 있다는 생각에서다. 그는 “에너지 절약은 대단한 일이 아닌 작은 실천에서 시작한다”고 말했다.



박씨는 7년 전쯤 명지대 주부환경교실에 참여한 것을 계기로 에너지 절약 실천에 나섰다. “수업을 듣고 우리집의 에너지 절약 상황을 점검했어요. 결혼 후 한 번도 전자레인지코드를 뽑은 적이 없다는 사실을 알고 꽤 충격을 받았죠.” 박씨는 멀티탭을 사용해 대기전력 줄이기에 나섰다. 컴퓨터 본체, 모니터, 스피커 등과 같이 서로 연결된 제품은 하나의 멀티탭을 사용했다. 코드마다 이름표를 붙여 어떤 전원인지도 한 눈에 볼 수 있게 했다.



전자레인지, 전기밥솥, 에어컨 등의 가전제품은 아예 사용하지 않는다. 냉장고에 자석으로 붙였던 메모지는 모두 떼고 화이트보드를 걸었다. 지금은 박씨의 남편도 에너지절약에 동참하고 있다. 평소 엘리베이터를 타지 않고 아파트 9층까지 걸어 올라온다. 그는 “컴퓨터, 스피커, 전자레인지, 전기밥솥, 핸드폰 충전기처럼 늘 전원을 꽂아놓는 가전제품에 특히 유의해야 한다”며 “에너지 절약은 조금 불편한 대신 운동을 조금 더 하면 되는 일”이라며 웃었다.



박씨는 ‘절약은 곧 습관이기 때문에 어려서부터 몸에 익혀야 한다’는 생각을 한다. 그래서 그는 ‘용인의제21실천협의회’를 통해 어린이 기후교육 교사로 나섰다. 방과후 학교에서는 어린이 환경교실 교사로 활동하기도 한다. 2008년부터는 환경보호에 관심있는 주부 6명과 함께 『들뫼자연학교』를 만들어 생태수업도 운영하고 있다. 내년에는 다른 가정을 방문해 대기전력을 얼마나 소비하고, 어떻게 줄여야 하는지 알려주는 에너지 절약 도우미(그린홈컨설턴트)로 나설 계획이다.



[사진설명] 수돗물 그릇에 받아 사용하기, 실내 화초 키우기, 멀티탭 쓰기 등은 알고 있으면서 놓치기 쉬운 에너지 절약 노하우다.



<신수연 기자 ssy@joongang.co.kr/사진=김진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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