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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듬과 선율로 빚다 … 서글픈 여백의 미

중앙일보 2010.11.23 00:22 종합 25면 지면보기



일본 스카 밴드 ‘쿨 와이즈 맨’



일본 스카 밴드 ‘쿨 와이즈 맨’이 서울 홍익대 앞 상상마당에서 공연을 하고 있다. 스카는 자메이카에서 발원한 음악이다. [루디시스템 제공]





느릿한 리듬은 여유를 풍기고 애잔한 멜로디는 슬픔을 머금었다. 일본의 7인조 스카 밴드 ‘쿨 와이즈 맨(Cool Wise Man)’은 스카 특유의 ‘슬픈 여백의 미(美)’를 음악으로 빚어낸다. 스카는 1960년대 자메이카에서 태동한 음악 장르. 브라스 밴드를 기본으로 ‘약강약강’으로 이어지는 리듬이 특징적인 음악이다.



 올해로 데뷔 17년차인 쿨 와이즈 맨은 그 가운데서도 60년대 ‘오센틱 스카(Authentic Ska)’를 고집하는 밴드다. 70년대 이후 생겨난 숱한 스카 밴드들이 록·펑크 등 다른 장르와의 접목에 몰두하는 것과 다르다. 일본 음악계에서 “자메이카 본토 스카의 정서를 잘 구현한 밴드”란 평을 받는 이유다.



 이들이 지난달 30일 서울 홍익대 앞 상상마당에서 첫 한국 무대를 꾸몄다. 한국 유일의 스카 밴드인 킹스턴루디스카와 합동 공연을 펼쳤다. 공연 직후 토모히토 시노다(베이스)·토모유키 이치무라(키보드)· 미츠카제 하마다(트럼펫) 등 세 명의 멤버와 마주 앉았다.



 “스카 밴드가 거의 없는 한국에서 이렇게 열정적인 반응이 올 줄 몰랐어요.”(시노다)



 스카는 한국에선 소수 매니아 장르지만, 일본에선 다르다. 도쿄에만 100개가 넘는 스카 밴드가 활동 중이라고 한다. 시노다는 “일본에선 자고 나면 스카 밴드가 생긴다는 말이 나돈 적도 있다”고 했다.



 실제 일본엔 전국적으로 5000개가 넘는 라이브 클럽이 성황일 정도로 인디음악의 스펙트럼이 넓다. 그러나 시장 규모로 세계 수위를 다투는 일본 인디계도 점차 기우는 모양이었다. 이치무라는 “요즘엔 일본 밴드들도 CD 대신 디지털 싱글을 택하는 경우가 많다”고 전했다. 그러나 이 고집스런 스카 밴드는 음반 불황에도 불구하고 지난해에도 다섯 번째 정규 앨범 ‘런다운(Run Down)’을 발표했다. 한 곡을 제외하곤, 모두 연주곡으로만 채웠는데 각종 인디 차트에서 상위권에 오를 만큼 인기를 끌었다.



 쿨 와이즈 맨의 일곱 멤버는 ‘일본판 홍대’로 불리는 도쿄 시모키타자와에서 함께 자란 선·후배 사이다. “데뷔 20주년이 되기 전 자메이카 현지에서 앨범을 녹음하고 싶다(하마다)”는 포부를 밝혔다.



정강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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