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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5회 삼성화재배 월드바둑마스터스] 퉈자시, 큰일 났다!

중앙일보 2010.11.23 00:13 경제 19면 지면보기
<본선 32강전>

○·퉈자시 3단 ●·박지연 2단











제6보(69∼77)=퉈자시 3단은 백△로 빠져 놓고 잠시 먼 곳을 본다. 남자 기사, 특히 젊은 기사들은 여자 기사와의 대국을 힘들어한다. 집중은 잘 안 되고 패배에 대한 부담감도 크다. 과거 17세의 이창호도 세계대회에서 처음 여자 기사(루이나이웨이)를 만나 패배한 뒤 큰 충격을 받은 일이 있다. 퉈자시도 세계 무대서 여자 기사와 만나는 것은 처음이다. 더구나 동갑내기(19세) 여자 기사라니!



 딱 소리가 나자 다시 판으로 눈을 돌린 퉈자시, 얼굴에 당혹감이 스쳐 지나간다. 얼굴이 점점 붉어진다. 69가 예상치 못한 강타였다. 평소라면 이 정도는 충분히 예측할 수 있는 퉈자시가 어찌된 일인지 방심 상태에서 멍하게 지나쳤다. 흑이 ‘참고도1’처럼 응수하면 귀는 패가 된다. 69라면 사는 수가 없다. 72, 74로 움직여 외곽의 허점을 노린다. 대개의 경우 귀를 죽이면 사석작전을 쓸 수는 있는 법. 그런데 76까지 교환해 뒀는데도 일이 잘 안 된다. 사석작전을 편다면 ‘참고도2’ 백1로 씌우고 봐야 하는데 흑2부터 솔솔 기어나가면 A의 약점까지 있어 도무지 포위가 안 된다.



 퉈자시가 우울한 장고에 접어들었다. 이건 뭔가 큰일이 났다. 어떻게 수습할 건가. 냉정을 되찾고자 애를 쓰는 모습이 역력하다.



박치문 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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