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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듀테인먼트 교육?

중앙일보 2010.11.22 07:30



놀이를 통해 사고력·창의력 키워요







“아이가 만화책과 애니메이션만 보려해요.” “게임이나 UCC에 빠진 아이를 그냥 내버려 둬도 될까요?” 엄마는 ‘재미거리’ ‘놀거리’만 찾는 아이가 걱정이고, 아이는 마음껏 즐길 수 있는 그‘매력’에 푹 빠져있다. 만화나 게임을 놀이로 치부하며 무조건 아이들에게서 떼어놓을 필요가 있을까. 장점을 잘 활용하면 훌륭한 학습 도구가 될 수 있다. 놀면서 배우는 ‘에듀테인먼트 교육’이주목받는 이유다.



학습 스트레스 적고 스스로 집중



정은·민(인천 삼목초 4·3) 자매는 온라인 게임을 좋아한다. 요즘 포털업체나 온라인 학습사이트에서 운영하는 한자와 영어 게임을 즐겨한다. 책을 읽은 후 그 내용에 관한 문제를 푸는 독서퍼즐을 할 때는 엄마 이상희(42·인천 중구)씨도 한 팀이 된다. 아이들이 모르는 책의 내용이나 배경지식을 알려주고, 사고를 키울 수 있는 대답을 끌어내는 것이 이씨의 몫. “요즘 아이들은 어려서부터 다양한 미디어 경험을 한다”며 “이런 놀거리를 활용해 학습의 재미를 느끼게 한다”고 말했다.



에듀테인먼트(edutainment, education+entertainment) 교육의 장점은 ‘재미’다. 이때문에 학습에 대한 스트레스가 적고, 누가 시키지 않아도 스스로 집중할 수 있다. 최근 ‘G러닝(Game-Base Learning)’을 위한 학습 게임이 속속 등장하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상명대 안성혜(디지털콘텐츠학과) 교수는 “만화나 게임, 애니메이션의 콘텐트는 상상력을 키우고 아이디어를 만들기 때문에 학습 효과뿐 아니라 창의력 향상에도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이미지나 영상 등의 다양한 미디어 표현을 통해 사고력과 이해력을 기를 수 있다. 에듀모아 남소연 컨설턴트는 “학습과 재미를 동시에 추구할 수 있어 유아나 초등 저학년의 학습 흥미를 유발하는 효과가 크다”고 설명했다.



만화 캐릭터 설정표로 대인관계 창의력 키워



만화나 애니메이션에 등장하는 인물은 대개 역할에 따라 전형적인 성격이나 외모를 가졌다. 만화를 본 후 아이와 등장인물에 대해 이야기를 나눈다. 성격적 특징이나 외모, 이야기 속에서의 역할, 하는 일, 대사, 좋은 점 등을 찾아 말로 표현해 본다. 그리고 캐릭터의 특징을 한 눈에 볼 수 있도록 ‘캐릭터 설정표’를 만들어 정리한다. 안 교수는 “캐릭터를 살피며 관찰력을 키우고, 인물 사이의 관계를 파악함으로써 대인관계에서의 창의력을 키울 수 있다”고 말했다. 예컨대 손오공과 적대자 대마왕의 갈등을 파악해 캐릭터 설정표를 만들 수도 있다. 캐릭터 사이의 갈등 구조와 이해관계는 ‘캐릭터 맵’을 통해 구조적으로 표현해 본다. 이런 방법으로 캐릭터와 사건을 중심으로 ‘사건 구조도’를 작성해 보거나 시간·공간·사회·문화적 배경으로 분류해 ‘배경 설정표’도 만들 수 있다.



만화책을 읽고 그림을 연결해 새로운 이야기를 창작해볼 수 있다. 만화책의 단점을 보완하고 상상력을 자극해 재미있게 글 쓰는 습관을 들일 수 있다. ‘영어 단어 만화 카드’를 만들어 만화로 언어 지능을 높일 수도 있다. 영어 단어의 뜻을 설명하기 위한 재밌는 이야기나 상황을 만화로 표현해 단어장을 만드는 것. 단어가 사용되는 상황의 이미지가 떠올라 쉽게 이해하고 암기할 수 있다.



게임 매뉴얼 만들며 논리력 키워



게임을 하면서 사람들은 끊임없이 생각하고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전략을 세운다. 안 교수는 “게임의 규칙과 구조를 이해하고 잘 활용하면 논리수학적 창의력을 키울 수 있다”고 말했다. 게임을 하려면 눈에 보이는 요소들 사이의 관계를 보고 무엇을 어떻게 조작해야 할지 알아야 한다. 게임 사용방법을 터득하는 사이 주어진 조건 속에서 문제를 파악하고 이해할 수 있는 힘이 생기는 것이다.



이런 게임의 특성을 이용해 ‘게임 매뉴얼’을 만들어 볼 수 있다. 먼저 게임의 구조와 형식, 게임을 만드는 데 필요한 구성요소를 알아본다. 게임의 미션과 규칙, 아이템, 벌칙, 난이도 등을 만드는 과정에서 관찰력과 논리력, 유추능력을 키울 수 있다. 게임을 분석하는 방법인 ‘게임 구조도 만들기’는 논리적 사고를 통해 일의 순서를 정하고 체계적으로 정리할 수 있게 한다.



새로운 게임 규칙을 만들다 보면 종합적인 사고력을 기를 수도 있다. 예컨대 게임의 승리조건을 변화시키지 않으면서 진행 방식에 약간의 변화를 주거나 아이템을 추가한다. 난이도를 조절할 수도 있다. 이런 방법을 통해 게임의 규칙을 달리하는 것이다. 새로운 지식의 습득을 통한 문제해결 응용력을 길러준다.



동영상 만들며 창작욕구, 표현력 키워



요즘 놀이 형식의 디지털 콘텐트가 다양하다. 아이들이 놀이와 창작 욕구를 자극하면서 도전의욕을 가질 수 있도록 디지털 콘텐트를 스스로 만들어 볼 수 있게 제안할만 하다. 발툰(www.baltoon.com) 같은 만화제작 온라인 사이트에서는 누구나 쉽게 만화를 그릴 수 있다. 사용자의 만화 제작 툴에 캐릭터와 배경화면, 소품 등을 삽입하면 된다.



클로즈 업(www.kloseup.co.kr)에는 초등학생도 쉽게 동영상을 제작할 수 있는 디지털 제작도구가 있다. 영상 일기나 프로필, 영화등 나만의 영상을 만들어 볼 수 있다. 안 교수는 “요즘 아이들은 글이나 그림으로 자신을 표현하는 차원을 넘어 영상을 통해 자신의 주장과 생각을 표현하고 싶어한다”고 말했다.



[사진설명]정은(왼쪽)·민 자매가 엄마 이상희씨의 도움을 받으며 ‘독서퍼즐’ 온라인 게임을 하고 있다.



< 박정현 기자 lena@joongang.co.kr / 사진=김진원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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