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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민, 주인으로 섬기는 일, 노사가 따로 없습니다”

중앙일보 2010.11.22 00:48 종합 24면 지면보기
전북 군산시청 공무원노조는 3개월마다 노사협의회를 한다. 하지만 이것은 공식적인 횟수다. 실제로 노사 간부들은 한 달에 두세 번씩 얼굴을 맞대고 실무 협의를 하거나 현안을 논의한다. 충분히 예행연습을 한 뒤 본게임에 들어가는 셈이다. 노사가 수시로 만나 쌓은 신뢰는 매년 단체협상을 큰 갈등 없이 풀어가는 바탕이 된다.


군산시, 공무원 노사문화 대상

 올해는 9월 노사협상을 시작한 지 보름 만에 협약을 체결하는 데 성공했다. 전국 지자체 중 최단시간 만에 골인했다. 속도뿐만 아니라 건강검진비 30만원 지원, 스트레스 측정 검사 등 내용도 알차다는 평가를 받았다.



 지난해의 경우 노조가 ‘3년 이상 장기근무자 순환 전보’ ‘노조의 인사위원회 참여’를 요구해 5개월간 줄다리기를 벌였다. 노사 양측이 협상 테이블에서 얼굴을 붉히는 등 진통을 겪었다. 협상장 주변에서는 “저러다 파국으로 가는 것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왔다. 하지만 노사가 하나씩 한 발씩 양보해 장기근무자 순환 전보는 받아들이고 노조의 인사위원회 참여는 다음 기회로 미루기로 합의했다.



 군산시의 노사 관계는 다른 지자체의 벤치마킹 대상이 되고 있다. 노조는 2000년 직장협의회에서 출발해 2006년 2월 기초자치단체 가운데 처음으로 공무원 노동조합으로 전환했다. 또 같은 해 5월 전국 최초로 단체협약을 체결해 공무원 노사 관계에서 시금석 역할을 했다. 현재 조합원은 1000여 명으로, 공무원노동조합총연맹(공노총)에 소속돼 있다. 군산시의 합리적인 노조활동은 공노총의 활동을 선도한다는 평가를 받는다.



 군산시 노조의 특징이 또 하나 있다. 위원장 무급휴직제가 그것이다. 군산시 노조는 초대 위원장 때부터 노조 업무에 전념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 위원장은 휴직 상태에서 노조를 이끈다. 월급은 노조가 지급한다. 대부분의 지자체 노조 위원장이 공무원 업무를 겸직하면서 월급을 지자체로부터 받는 것과 구별된다.



 정대헌(45·6급) 노조위원장은 “영원히 만날 수 없는 평행선이라는 비유가 나올 정도로 어려운 게 노사 관계이지만 서로를 파트너로 인정하면서 허심탄회하게 가슴을 열고 대화한다면 풀지 못할 문제가 없다”고 말했다. 문동신(73) 군산시장은 “지자체 최고경영자(CEO)로서 능력이 부족하다는 말을 들을지언정 신뢰가 없다는 평가를 받아서는 안 된다는 게 소신”이라며 “시민을 주인으로 섬기는 데는 노사가 따로 없다”고 말했다.



 행정안전부는 21일 ‘2010 공무원 노사문화 우수행정기관’ 18곳을 발표했다. 공직사회에 상생의 노사 관계를 정착, 확산시키려는 취지에서 올해 처음 시행한 행사다. 31곳이 신청해 서류심사와 현장실사를 거쳐 합리적인 노사활동을 하는 군산시를 대상(대통령상)으로 뽑았다. 대전시는 노사 관계 안정화가 실질적인 경영 성과로 이어졌다는 점을 평가받았고, 국립농산물품질관리원은 노조원들의 투표로 전공노·민주노총을 탈퇴한 노력을 인정받아 각각 국무총리상을 받게 됐다. 이 밖에 15곳이 우수 기관으로 선정됐다. ▶경상남도 ▶경상대 ▶구미시 ▶국토해양부 ▶대전시교육청 ▶부산시 해운대구 ▶산청군 ▶서울시 ▶전남 영광군 ▶경북 영덕군 ▶전남 완도군 ▶울산시 ▶전라남도 ▶지식경제부 ▶지식경제부 우정사업본부.



 시상식은 다음 달 9일에 열리며, 우수 행정기관에는 인증서와 해외연수등의 부상을 준다.



군산=장대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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