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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만 “태권도 판정, 한국과 무관”

중앙일보 2010.11.22 00:41 종합 2면 지면보기
대만 정부가 광저우 아시안 게임에서 자국 태권도선수 양수쥔(楊淑君)이 실격패 판정을 받으면서 확산되고 있는 대만 내 반한(反韓) 감정과 관련해 “이번 경기 판정은 한국과 무관하다”는 입장을 한국 정부에 전달해온 것으로 21일 파악됐다. 외교소식통은 이날 “대만 정부도 이 문제가 한국과 직접 관련 없고 한국과 대만의 관계가 악화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는 인식을 갖고 있다”며 “대만 정부가 이런 입장을 우리 정부에 전달해온 것으로 안다”고 밝혔다. 이에 앞서 외교통상부는 전날 타이베이(臺北) 주재 한국대표부에 태권도 판정이 한국과 무관하다는 입장을 전달하고 필요할 경우 대만 정부에 대해 유감을 표명하도록 했다. 이에 따라 대만 정부가 조만간 자국민들에게 태권도 판정이 한국과 직접 관련되지 않았다는 입장을 공식적으로 밝힐 가능성이 있고, 양국 정부 간 외교문제로 확대되지는 않을 것이라고 외교소식통은 전했다.


우리 정부에 입장 전달 … 자국 국민에게도 밝힐 듯
한인학교 계란 투척, 한국산 불매
대만 내 반한 감정은 계속 확산

 한편 대만 국민은 지난 17일 태권도 판정 시비가 불거진 뒤 타이베이 한국학교에 달걀을 투척하며 삼성·LG 등 한국제품 불매 운동에 나서는 등 반한 감정을 노골적으로 드러내고 있다. 21일 연합보(聯合報)에 따르면 이날 성난 군중이 타이베이시 완화(萬華)구에 위치한 한국 학교 정문과 운동장에 계란을 던지며 불만을 터트렸다. 앞서 18일에는 공공장소에서 태극기를 불태우고 한국산 라면을 짓밟는 등 반한 감정을 분출시켰다.



 타이베이시 경찰 당국은 즉각 순찰 경관 수를 늘려 만일의 사태에 대비하고 있다. 대만 외교부 징지핑(章計平) 대변인은 “경찰이 적절히 처리할 것으로 믿고 있으며 사태 발전을 주시하고 있다”고 밝혔다.



 17일 여자 태권도 49㎏급 예선 1회전에서 심판진은 대만 대표선수 양수쥔의 발뒤꿈치에 공인되지 않은 센서 패치 2개를 발견해 실격을 선언했다. 대만에서는 실격 선언 배후에 한국인 태권도 임원들이 있다는 근거 없는 소문이 퍼지며 반한 감정이 급속히 확산됐다.



전수진 기자, 홍콩=정용환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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