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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커 박사 … 첫 원폭 개발 미국 로스앨러모스 연구소장 지내

중앙일보 2010.11.22 00:33 종합 5면 지면보기
북한의 우라늄 농축시설을 전 세계에 전한 시그프리드 헤커 박사는 미국 내 손꼽히는 핵 과학자다. 미국 핵과학협회의 시보르그상을 수상하고, 미 스탠퍼드대의 국제안보협력센터(CISAC) 공동 소장을 맡고 있다. 그가 1986년부터 97년까지 소장으로 근무했던 로스앨러모스 국립연구소는 1945년 인류 역사상 최초로 원자폭탄 개발에 성공했던 전 세계 최고의 핵과학연구소다. 오펜하이머 박사가 주도했던 원폭 개발 계획인 맨해튼 프로젝트가 이곳에서 진행됐다.


북한, 2004년·2006년 핵 고비 때마다 초청
미 핵과학자 헤커 박사는

 북한은 헤커 박사를 핵 문제의 고비 때마다 초청했다. 북한은 2003년 10월 사용후 핵연료봉의 8000개 재처리를 실시했다고 밝힌 지 3개월 만인 2004년 1월 헤커 박사 일행을 불러들여 영변 5㎿e 원자로와 2급 보안구역인 플루토늄 재처리시설(방사화학실험실)까지 공개했다. 당시 북한은 헤커 박사에게 “이 시설에서 추출한 것”이라며 플루토늄 금속 200g이 든 유리병까지 보여 줬다. 핵 전문가만이 제대로 심각성을 느낄 수 있는 위협이었다.



2006년 10월 북한의 첫 핵실험 직후에도 헤커 박사는 방북해 “우리는 핵실험을 단행한 만큼 핵 보유국으로 미국과 동등한 입장에서 움직일 것”이라는 북한 주장을 들었다. 그는 방북 결과를 토대로 북한 핵실험의 실제 규모는 TNT 1kt 정도로 추정된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2008년 2월 방북 후 헤커 박사는 “북한이 영변 핵시설을 해체할 태세가 돼 있다”고 밝혔고, 그의 말대로 북한은 그해 6월 영변 원자로의 냉각탑을 폭파시켰다. 이번 우라늄 농축시설 공개도 헤커 박사를 통해 미국에 전달한 북한의 대미 메시지라는 평가가 나온다.



채병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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