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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험생은 논술학원, 엄마는 대입설명회에 … 수능 후폭풍

중앙일보 2010.11.22 00:27 종합 18면 지면보기
21일 오전 11시 서울 대치동 J학원 6층 강의실. 일주일간 진행되는 고려대 수시 2차 논술 대비 특강을 듣느라 50여 명의 학생이 강의실을 빼곡히 메우고 있다. 김모(18)양은 18일 수능을 치르자마자 서울로 올라와 이 학원 기숙사에서 지내며 논술 강의를 듣는다. 김양은 “내신이 좋지 않아 원래 정시를 준비했었는데 수능점수가 생각만큼 나오지 않아 난감하다”며 “수시 2차에 지원해보고 정시에선 기대했던 대학보다 다소 낮춰 지원해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주말이지만 지하에서부터 6층까지 이 학원의 모든 강의실에선 논술과 면접 수업이 진행됐다. 학원 관계자는 “수능이 예상과 달리 어려웠던 탓에 예년보다 수강생이 늘었다”며 “700명가량이 논술 강의를 듣느라 강의실이 부족할 지경”이라고 말했다.


어려웠던 수능 … 더 치열해진 수시 2차

 이 같은 분위기를 틈타 회당 수십만원대 소규모 고액 논술과외가 성행하고 있다는 얘기도 학원가에서 나오고 있다. 기숙학원에 다니던 재수생 이모(19)군은 10일 동안 논술 강의를 듣기 위해 100만원을 내고 다시 기숙학원에 들어갔다. 그는 “친구들 중에는 서울까지 KTX를 타고 오가며 논술 수업을 듣는 경우도 있다”고 전했다.



 올해 수능이 어렵게 출제된 탓에 수험생과 학부모들이 수시 2차 모집에 몰리고 있다. 수시 2차에서는 논술과 면접으로 전형한다. 이 때문에 논술학원에 수험생들이 몰려들고 있는 것이다. 특히 성균관대와 중앙대가 20~21일 논술을 치른 데다 25일엔 서울대, 27~28일엔 고려대가 각각 논술을 치를 예정이어서 논술학원들이 특수를 누리고 있는 상황이다.



 서울 대치동 한 학원에서 만난 한 학부모는 “옆 건물까지 빌려 논술 강의를 하는데 지방에서 올라온 학부모들이 아이가 강의를 듣는 동안 짐을 싸 들고 학원 밖에서 기다리고 있을 정도”라고 했다. 재수생 홍모(19)군은 “수능점수가 많이 떨어져 수시에서 끝장을 봐야 한다”며 “수시 6개 대학에서 논술을 치를 것”이라고 했다.



 원룸이나 오피스텔 등을 중심으로 고액 논술과외가 성행하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교육과학기술부는 강남 등 사교육 집중 지역에 대해 단속을 벌이고 있다. 지방 학생이 상경할 경우 오피스텔 숙박비 등이 추가되면서 일주일 기숙 수강료가 200만원을 넘는 곳도 있는 것으로 단속반은 보고 있다. 그러나 단속은 엄포용일 뿐 실제 고액과외는 제대로 적발하지 못하고 있다.



 수험생들과 학부모들의 대입 ‘정보전’도 치열하게 벌어지고 있다. 21일 이투스청솔 대입설명회나 메가스터디 대입 설명회엔 많게는 1만8000여 명이 몰렸다.



 ◆등급컷·상위권대 합격선 하락=한국대학교육협의회는 이날 이화여대에서 대입설명회를 열고 수험생 7만여 명의 가채점 결과를 취합해 진학교사들이 분석한 수능등급 구분점수를 처음으로 공개했다. 대교협 성태제 사무총장은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의 협조를 얻어 다음 달 8일 서울지역 설명회에서 사교육 업체보다 빨리 표준점수·백분위 등의 분석 결과를 발표할 것”이라고 예고했다.



 대교협이 발표한 1등급 컷은 수리 가형이 80~81점으로, 사교육업체의 예상 등급 컷보다 1~2점가량 높다. 언어영역은 90~91점, 수리 나형은 88점, 외국어영역은 90~91점으로 예상했다. 대교협은 무료 상담전화(1600-1615)도 운영한다.



 사교육 업체들이 예상한 상위권대 인기학과의 합격선(원점수 기준 400점 만점)도 지난해보다 다소 떨어질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대 경영대는 388~391점으로, 지난해보다 최대 5점 낮아질 것으로 봤다. 연세대와 고려대도 경영계열 합격선이 380점대 중·후반으로 지난해보다 3점 안팎 떨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의예과의 경우 서울대가 지난해보다 4~6점 떨어진 380점대 중반, 연세대는 380~388점, 고려대는 376~384점으로 예측됐다.



 진학사 김희동 입시분석실장은 “현재 배치표는 과목별 반영 비율과 수시 미달 학과의 모집인원이 반영되지 않았다”며 “목표 대학 수준을 가늠하는 데만 참고하고 배치표는 수시 모집 등록기간 이후 활용하는 것이 정확하다”고 조언했다. 이투스청솔 이종서 교육평가연구소장은 “인문계에서 언어를 못 봤더라도 외국어를 잘 봤다면 백분위점수를 반영하는 대학이 유리할 수 있다”며 “자연계 학생들은 수리 가형을 못 봤다면 수리 나형 학생이 몰릴 수 있는 대학이나 학과보다 수리 가형 가산점이 있는 대학으로 지원하라”고 말했다.



 대교협 양정호 입학전형실장은 “정시지원은 수시 등록률과 같은 점수대 인원 증가 등을 고려해 해당 대학의 경쟁률을 가늠해본 뒤 지원을 결정해야 한다”며 “대학이 반영하는 영역 수가 증가하면 경쟁률이 하락할 것이 예상되므로 대학별 전형 내용을 잘 보고 전략을 세워야 한다”고 말했다.



박유미·김민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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