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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북도의회 의장 호화 차 구입 추진 논란

중앙일보 2010.11.22 00:24 종합 20면 지면보기
지방의회가 감투 싸움, 외유성 해외연수 논란에 이어 최고급 관용차 구입을 추진해 물의를 빚고 있다. 전국의 지방자치단체가 재정난을 고려해 예산을 쥐어짜고 직원들의 수당까지 삭감하는 데 반해 지방의회는 8000만원을 넘는 고가의 차량을 구입하겠다고 나섰기 때문이다.


일부 지방의회 혈세 낭비 여전







김형근 충북도의회 의장(좌),김기남 강원도의회 의장



 충북도의회는 다음 달 내구연한(5년)이 지난 의전용 관용차(2002년·다이너스티 3000cc급)를 교체하기로 했다. 새로 구입하는 차량은 에쿠스(3800cc급)로 가격은 8000여 만원이다. 도의회는 의전 차량을 교체한 뒤 현재 도의회 의장이 타는 관용차(체어맨 3200cc급)와 바꿀 계획이다. 의전 차량을 본래 목적이 아니라 의장 관용차로 바꾸기 위해 최고급으로 결정한 것이다. 충북도는 교체 시기를 맞은 의전용 차량 체어맨(2800cc)을 내년 초 3000여만원짜리 그랜저(2700cc급)로 바꾸기로 했다. 애초 도는 의전 차량이 국무총리나 장관 등에게 지원되는 점을 감안해 에쿠스(3800cc급)로 구입할 계획이었지만 예산 절감 차원에서 등급을 낮추기로 결정했다. 도는 줄어드는 예산 5000여만원을 노인 일자리 창출 등에 사용키로 했다. 올해 충북도의 재정자립도는 25.1%로 전국 도(道) 평균 재정자립도(31.6%)보다 6.5% 포인트 낮다. 이 때문에 도는 수당 축소는 물론 공직자 인력 감축도 추진 중이다.



 강원도의회는 7월 의장 관용차로 8300만원을 들여 에쿠스(3800cc)를 구입했다. 기존에 타던 차량도 에쿠스(2005년·5800만원)였다. 이 차량은 강원도지사가 타는 관용차량(체어맨)보다 3000만원가량 비싸다.



 지방의회가 모두 고급차를 구입하는 건 아니다. 차량을 임차하거나 관용차 대신 개인 승용차 이용하거나 내구연한이 지난 차량을 바꾸지 않는 곳도 있다. 경남도의회는 민선 5기가 출범한 7월 1일 체어맨(3200cc급) 승용차를 빌려 사용하고 있다. 월 임차료는 133만8590원으로 연간 1600여 만원이 소요된다. 경남도의회는 5000만원 이상의 고가 차량을 구입하는 것보다 임차하는 게 예산을 줄일 수 있다는 판단에 따라 2008년 9월부터 차량을 임차해 사용하고 있다. 청주시의회 연철흠 의장은 관용차(그랜저XG·2000cc급)의 내구연한이 지났지만 청주시의 재정난을 고려해 구입 계획을 취소했다.



 충북도의회의 고급 차량 구입과 관련, 한나라당 충북도당은 “서민과 고통을 함께 하겠다던 도의회 의장이 고급차에 눈이 멀어 8000만원의 예산을 편성했다”며 “살림살이가 어려운데 허울뿐인 의전에만 매달리는 모습이 안타깝다”고 비판했다.



이찬호·신진호 기자 [전국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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