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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수도권 청약시장 … 여전히 찬바람

중앙일보 2010.11.22 00:21 경제 7면 지면보기
최근의 청약 결과로 본 수도권 새 아파트 분양시장 분위기는 아직 싸늘하다.


[스페셜 리포트] 살아나는 주택시장

기존주택 거래가 회복세를 보이고 지방에는 분양권 전매를 노린 떴다방(이동식 무허가 중개업자)까지 등장했는데 수도권의 청약률은 기대에 못 미친다. 익명을 요구한 한 중견업체 주택사업본부장은 “이달 말 수도권에서 분양할 아파트가 있는데 (시장 상황을) 조금 더 지켜본 뒤 일정을 잡아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최근 수도권에서 나온 새 아파트는 청약 1순위 마감은커녕 순위 내에서 모집 가구 수를 채우기에도 벅차다. 건설사들이 현장에서 느끼는 체감경기는 더 싸늘하다. 주변 시세나 앞서 나온 단지보다 분양가를 싸게 하는 등 나름대로 경쟁력을 확보했으나 소비자 반응이 시원찮은 것이다.



 이달 초 인천시 송도에서 분양된 H아파트는 분양가가 3.3㎡당 평균 1250만원으로 주변 시세보다 200만원 정도 싸다. 하지만 기대를 모았던 중소형(전용 85㎡ 이하)마저 1순위에서 미달했다.



지난달 말 경기도 남양주 별내지구에서 나온 W단지도 사정은 비슷하다. 분양가(3.3㎡당 평균 1098만원)를 앞서 나온 단지보다 3.3㎡당 50만원가량 내렸지만 주택 수요자들의 반응은 미지근했다. 그나마 송도 등 전통적인 청약 인기지역은 3순위에서 모집 가구 수를 채우며 체면치레는 했다.



 서울·수도권 청약시장이 위축된 데는 무엇보다 수요보다 공급이 많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적어도 지금은 그렇다는 것이다. 현재 서울·수도권에서 분양 중인 물량(미분양 포함)은 공식적으로 3만 가구가 넘는다. 정부 통계에 잡히지 않은 미분양을 더하면 5만여 가구에 이를 것으로 건설업계는 내다본다. 건설업체들이 분양가 상한제를 피하거나 양도소득세 감면·면제 혜택을 보기 위해 2007~2009년 새 아파트를 쏟아낸 결과다. 이들 물량은 대개 수도권에 집중됐다.



 현대경제연구원 박덕배 전문연구위원은 “최근 들어 서울 집값이 반등하고 있는데도 신규 공급이 여전히 많다는 인식 때문에 청약심리가 쉽게 살아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지방과 달리 값싼 보금자리주택이 대거 공급되고 있는 것도 원인으로 꼽힌다. 사용할 수 있는 청약통장은 다르지만 가격이 싼 주택이 공급되면서 투자심리가 위축된 것이다. 최근에는 3차 보금자리지구의 사전예약 일정이 시작됐다.



 분양권 전매금지(최장 10년) 조치가 지방(1년)보다 심한 것도 서울·수도권 청약시장을 어렵게 하고 있다. 집값이 오르더라도 물가상승률 이상으로 상승하기 어렵다는 전망이 잇따르는 것도 청약심리를 움츠러들게 만든다.



한양사이버대 부동산학과 지규현 교수는 “이런 상황에서도 요즘 모델하우스에 방문객이 부쩍 늘어난 것은 청약시장 회복에 좋은 징조로 보인다”며 “그렇더라도 서울·수도권 집값이 확실히 오름세로 돌아서야 청약시장도 살아날 것”이라고 말했다.



황정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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