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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억원 넘는 고가주택도 꿈틀

중앙일보 2010.11.22 00:21 경제 7면 지면보기



[스페셜 리포트] 살아나는 주택시장



주택 시장이 회복된다는 인식이 퍼지면서 고급 주택 시장도 꿈틀거리기 시작했다. 국내 최고가 아파트인 아이파크와 고급 빌라가 몰려 있는 서울 강남구 삼성동 일대. [함종선 기자]





침체에 빠졌던 서울·수도권의 고가주택(시세 20억원 이상) 시장도 회복 신호를 보내고 있다. 쌓인 매물이 하나 둘 팔리고 오랫동안 미분양됐던 대형 타운하우스나 고급빌라도 새 주인을 찾는 경우가 많아졌다.



 이달 초 서울 강남구 도곡동 도곡렉슬 전용 134㎡형은 21억원에 계약됐다. 최근 6개월간 거래가 없다가 오랜만에 급매로 팔린 것이다. 서울 대치동 동부센트레빌 145㎡형의 경우는 21억6000만원에 주인을 찾았다. 지난달 19억1000만원에도 실거래됐던 아파트다. 서초구 반포동 반포자이 165㎡형은 지난달 22억2000만원에 팔렸으나 이달에는 22억5500만원에 실거래되기도 했다.



 최근의 고가주택 매수세력은 투자자라기보다는 대부분 실수요자라는 게 현지 중개업자들의 설명이다. 집값이 더 떨어질 것으로 기대하던 대기 수요가 집값이 바닥 움직임을 보이자 매수세로 전환했다는 것이다. 대치동 토마토공인 김성일 사장은 “집값이 더 내려갈 것으로 보고 매수를 미뤘던 고급 수요자들이 요즘 움직이기 시작한다”며 “고가주택도 바닥을 지났다고 여기는 사람들이 늘면서 고가주택 매매가 늘고 있다”고 말했다. 주식시장 회복과 향후 경기회복 기대감도 고가주택 수요가 움직이는 이유로 꼽힌다.



 이런 분위기는 경매시장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감정가 20억원 이상 고가주택이 잇따라 높은 낙찰가율(감정가 대비 낙찰가 비율)로 주인을 찾는 것이다. 낙찰가율이 오르는 것은 집값 상승에 대한 기대감이 크다는 뜻이다. 올해 경매에서 감정가 20억원 이상 주택 가운데 14건이 주인을 만났는데 10월 이후 낙찰된 건만 10건이다.



 고급빌라도 슬슬 거래되기 시작한다. 이달 초 서울 강남구 청담동 상지리츠빌카일룸3차 펜트하우스인 557㎡형은 58억원에 팔렸다. 2009년 준공돼 지금까지 미분양으로 있던 것이다. 강남구 청담동 마크힐스는 이달 들어 413㎡형 2건이 거래됐고, 삼성동 헤렌하우스는 지난달에만 5채가 팔렸다. 헤렌하우스는 지난 5월 분양을 시작한 이후 계약이 거의 없다가 요즘 갑자기 매수세가 붙었다. 강남 고급빌라 전문인 금잔디공인 최정일 실장은 “두세 달 전만 해도 강남권 고급빌라는 분양가를 10% 이상 낮춰 파는 경우가 많았지만 최근 들어 물량이 줄어들면서 분양가를 원래대로 받는 분위기”라고 전했다.



 최고 80억원의 분양가로 화제를 모은 판교신도시 산운마을 아펠바움은 지난 4일 분양을 시작한 이후 매주 두세 건씩 계약된다고 한다. 럭셔리앤하우스 유성철 이사는 “고급 수요자들은 오래된 빌라보다는 새 주택에 더 많은 관심을 보인다”고 말했다.



글=박일한 기자

사진=함종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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