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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화 열매 두루 맛보려면, 양극화 줄이고 일자리 늘리자

중앙일보 2010.11.22 00:18 종합 29면 지면보기



보수와 진보, 상생과 소통을 말하다 ⑨ 중앙일보·사회통합위원회 공동 기획
양측 대표, 상생 위한 일곱 가지 합의점 도출



‘보수-진보, 상생과 소통을 말하다’의 10월 토론회가 지난달 26일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열렸다. 왼쪽부터 이일영 한신대 교수, 홍종학 경원대 교수, 이경태 국제무역연구원 원장, 김종석 홍익대 교수, 최창규 명지대 교수. [김태성 기자]





세계화는 거스를 수 없는 대세다. 세계화를 주창해온 보수는 물론, 진보조차도 필요성을 부인하지 않는다. 피할 수 없다면, 보다 능동적으로 풀어가자는 자세다. 세계화 관련, 보수-진보의 간극은 그리 크지 않았다. 보수는 세계화의 장점을 강조하고, 진보는 부작용을 걱정한다. 어떻게 하면 장점은 늘이고, 단점은 줄여갈 것인가.



 연중 기획 ‘보수-진보, 상생과 소통을 말하다’의 10월 토론회는 이 문제를 다뤘다. ‘세계화와 개방’이 시대적 흐름이란 점, 대한민국이 수출주도형 산업정책으로 고도성장을 이뤄온 점을 새삼 다시 확인했다. 이에 대한 이견은 거의 없었다. 문제는 지속가능한 성장 정책이며, 나아가 소득격차와 같은 양극화를 줄이는 길이다.



 양극화는 시급히 해결해야 할 과제로 지목됐다. 세계화 열매가 좀 더 골고루 나뉘어야 한다는 것이다. 일자리 늘리는 일과 연계된 세계화 정책이 보수-진보 이념을 뛰어넘는 공동의 현안으로 대두됐다.



 토론회는 ‘세계화, 어떤 개방을 이룰 것인가’를 주제로 지난달 26일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열렸다. 김종석 홍익대 교수와 홍종학 경원대 교수가 각각 보수와 진보 측 발표자로 나섰다. 이경태 국제무역연구원 원장이 사회를 맡았다. 최창규 명지대 교수와 이일영 한신대 교수가 토론자로 참여했다.



 홍종학 교수는 진보의 세계화 전략을 사회통합으로 규정해 눈길을 끌었다. 세계화에 능동적으로 기여하기 위해 그 목표를 사회통합으로 조정해야 한다는 것이다. “세계화에 성공한 국가는 모두 사회통합에 성공한 나라”라면서 “유럽연합의 사회통합전략(일명 리스본 전략:경제개혁·고용증대·사회통합 3대 요소 중시)을 참조하자”고 제안했다. 자유무역협정(FTA) 체결, 공공 서비스산업 개방과 관련해선 국민적 합의과정이 중요한 요소가 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종석 교수는 ‘세계화 속도 조절론’을 경계했다. 부작용에 대한 염려가 지나쳐 자칫 큰 흐름을 놓칠 수 있다는 우려였다. 장점을 높이고 단점을 보완하는 일의 선후관계를 분명히 했다. 21세기 성장동력을 확충하는 일이 우선이라는 지적이다. 본격 고령화 사회에 들어서기 전에 한번 더 도약해야 한다고 했다. 경제성장을 통해 튼튼한 재정을 확보하는 것이 사회통합의 지름길이라고 보는 것이다. 교육·의료 분야와 금융의 세계화도 계속 추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최창규 교수는 세계화를 늦춰선 안 된다고 하면서 동시에 사회통합을 위해 “직장 상실이 모든 것의 상실을 의미하지 않게 하는 등 사회안전망을 확대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일영 교수는 보다 조심스러운 자세였다. “개방에는 원칙적으로 동의하나 개방이 모든 것을 해결하지는 않는다”며 “농업과 서비스 분야의 개방은 보다 신중해야 한다”고 말했다.



글=배영대 기자

사진=김태성 기자



‘세계화, 어떤 개방을 이룰 것인가’ 보수 - 진보 두 학자 합의사항



① 한국경제는 수출주도형 방식으로 고도성장을 이뤄냈다. 지속적 경제성장을 위해 개방전략은 필요하지만, 앞으로의 정책 목표는 사회통합을 최우선으로 고려해야 한다.



② 양극화의 주범이 세계화만은 아니다. 생산기술의 정보통신화, 지식경제화로 인해 고용구조가 바뀌고 있다. 이는 한국만의 문제도 아니다.



③ 한국의 교육·의료·법률·유통 등 서비스 산업은 상대적으로 개방이 미흡했다. 이 부문에서 양질의 일자리가 창출될 가능성이 높다. 전향적으로 개방을 고려해야 한다. 다만 교육·의료의 공공성을 훼손하지 않도록 유의해야 한다.



④ 금융 세계화는 계속 추진하되, 안전장치 도입을 강구해야 한다. 단기자본 이동에 대한 부분적인 통제와 동아시아 지역 내 통화금융 협력시스템을 추진하는 것이 필요하다.



⑤ 경제정책의 목표가 성장률 제고가 아닌 고용률 제고로 바뀌어야 한다.



⑥ 녹색산업을 미래 성장동력으로 육성하는 정책이 필요하다.



⑦ G-20 정상회의 개최국으로서 이제는 세계화에 수동적으로 뒤따라가기보다 세계 경제질서 형성에 능동적으로 참여해야 한다.



밀어붙이기식 세계화는 곤란 … 국민적 합의 토대로 차근차근



진보 홍종학 교수 (경원대)












지식정보화와 세계화의 진전은 거역할 수 없는 흐름이다. 역사적 흐름이라면 능동적으로 대처하는 게 유리하다. 사회통합이 필수적이다. 세계화로 피해를 보는 집단이 엄연히 존재하는 사실을 부정하거나 회피해서는 능동적 대처가 불가능하다. 특정 이익집단을 위한 세계화라는 인식이 일반화되면 세계화는 사회적 갈등을 촉발, 오히려 국가안정을 해칠 수 있다.



 국민적 합의를 토대로 세계화 전략을 수립하는 일이 중요하다. 대내적 합의 과정이 빠진 채 자유무역협정(FTA)을 체결하거나, 공공적 성격이 강한 서비스 산업의 개방을 밀어 붙이는 방식으로는 성공적 세계화를 달성하기 어렵다. 세계화에 따라 교역이 급증하고 자본 이동은 자유로워진 반면 이민법에 의해 노동 이동은 아직 제약적이다. 이 상황에서 국가경쟁력을 높이는 최선의 방안은 노동 생산성을 높이는 것이다. 숙련된 노동력을 많이 보유한 국가로 자본이 몰리기 때문이다. 고용을 창출하는 자본의 유입을 권장하고 이를 통해 노동의 숙련도를 높이는 전략적 사고가 요구된다.



교육·의료 분야 서비스 개방 땐 결국 소비자 편익·복지 높일 것



보수 김종석 교수 (홍익대)












한국이 2만 달러 수준의 경제력과 생활수준을 누리는 것은 지난 50여 년 적극적인 시장개방과 세계화를 추구했고, 이를 받아들인 국민적 합의가 있었기에 가능했다. 교육·의료 분야 서비스를 개방하면 공공성이 훼손될 것이란 우려가 있다. 국내 기관은 경쟁 압력을 받을 것이다. 하지만 보다 경쟁력 높은 서비스를 제공하는 계기가 되면서, 결국 소비자의 편익·복지를 높일 것이다.



 금융 세계화로 경제위기가 전 세계로 파급되는 현상은 계속될 것이다. 1997년 외환위기와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로부터 얻을 수 있는 교훈이 있다. 금융시장이 개방되고 외국자본이 많이 들어와 있다고 하더라도, 우리 기업·금융기관의 재무구조가 건전하고 금융감독 기능과 기업구조조정 기능이 효과적으로 작동한다면, 외부 충격이 위기로 확산되는 것을 막을 수 있다는 점이다. 세계화는 한국의 금융구조가 건전하게 유지되도록 하는 자극제가 된다.



세계화 부문과 비세계화 부문간 병행발전 전략이 필요하고, 세계화를 고용창출과 연결시켜야 한다.






※11월 토론 안내=11월 토론은 30일 오후 2시 서울 태평로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열린다. 주제는 ‘노동, 유연성과 안정성의 이중과제’. 중앙일보와 사회통합위원회(위원장 고건), 경제·인문사회연구회(이사장 김세원)가 공동 주최한다. 바른사회시민회의(공동대표 박효종), 좋은정책포럼(대표 김형기), 한국개발원(KDI·원장 현오석)이 공동 주관한다. 누구나 참관할 수 있다. 02-2180-273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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