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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태균 기자의 푸드&메드] OO데이=혈당 확 올리는 고당류 식품의 날

중앙일보 2010.11.22 00:15 건강한 당신 6면 지면보기
청소년·젊은 사람에게는 이벤트의 날인 수능이 나흘 전, ‘빼빼로데이’가 11일 전에 끝났다. 수능일은 엿, ‘빼빼로데이’는 ‘빼빼로’ 회사엔 길일(吉日)이다. 또 밸런타인데이는 초콜릿, 화이트데이는 사탕 제조업체의 대박 날이다.



 국내에서 뿌리를 내린 이런 이벤트 데이를 기자는 “당류를 한꺼번에 엄청 먹는 날”로 규정한다. 하나같이 고당류 식품을 주고받아서다. 다이어트에 관심이 많은 세대도 이런 날만큼은 완전 무장 해제다.



 이벤트 데이에 고당류 식품을 선물하며 우정·애정을 표시하는 것을 ‘캔디문화’ ‘설탕문화’라고도 부른다.



 공주대 교육대학원 연구팀이『한국영양학회지』(2009년 42권)에 발표한 논문에 따르면 중·고생이 선호하는 이벤트데이용 선물은 사탕·초콜릿·빼빼로·엿 등이었고, 친구 생일 (68%)과 빼빼로데이 (62%)를 챙기는 비율이 높았다. 이들이 친구 생일날 먹는 케이크, 수능 전에 선물하는 엿도 하나같이 고당류 식품이다.



 최근 한국영양학회는 당류(자연당+첨가당)의 일일 섭취 기준을 하루 전체 섭취 열량의 10∼20% 이하로 정했다. 당류를 일일 50~100g 이내(하루 총 열량 2000㎉ 섭취 기준)로 섭취해야 한다는 뜻이다.



 당류는 과일(과당)·우유(유당)·채소·곡류 등 천연식품에 든 자연당(natural sugars)과 식품의 제조·조리 도중 넣는 첨가당(added sugars)을 합한 용어다.



 당류와 탄수화물을 헛갈려 하는 사람이 많다. 당류는 탄수화물 중 단순당(포도당·과당 등 단당류와 설탕 등 이당류)을 가리킨다. 복합당(전분 등)이나 올리고당은 당류에 포함하지 않는다.



 우리가 천연식품을 통해 섭취하는 당류(자연당)는 하루 25~50g 정도다. 이는 일상적인 건강한 식생활을 통해 섭취하는 양이므로 줄이기 힘들다. 새로 설정된 당류의 국내 허용 기준을 충족시키려면 첨가당 섭취량을 하루 25~50g 이내로 제한해야 하는데 이를 지키기가 쉽지 않다. 사탕·초콜릿·아이스크림·탄산음료·요구르트·과자·빵 등에 첨가당이 많이 들어 있기 때문이다.



 공주대 팀의 조사에선 중·고생은 과자·비스킷·빵·케이크·음료류로부터 첨가당을 주로 섭취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이벤트 데이에 고당류 식품을 살 때의 선택 기준은 예쁜 모양·맛·가격 순이며 제품의 영양성분표에 표시된 당류 함량은 관심 밖인 것으로 조사됐다.



 기자는 몇 가지 식품을 구입해 영양성분표를 살펴봤다.



 ‘빼빼로’는 1회 제공량(30g)당 8g, A 콜라는 1캔당 27g, B 초콜릿은 13g, C 빵은 20g, D 초콜릿 가공품(40g)은 19g, E 캔디는 5g이었다. 이들 식품에 든 당류는 대부분 첨가당이다.



 미국 농무부(USDA)는 첨가당을 하루에 32g 이하 섭취할 것을 권장했다. 탄산음료 1캔, 도넛 1.5쪽, 과자 5개 중 한 가지를 먹으면 첨가당 섭취량이 권장량을 초과하거나 근접하게 된다고 구체적으로 조언했다.



 고첨가당 식품은 열량 외엔 영양적 가치가 거의 없다고 해서 ‘빈(empty) 칼로리 식품’이라 불린다. 고첨가당 식품을 즐겨 먹으면 영양소가 골고루 함유된 식품 섭취에 소홀해진다. 단순당인 첨가당을 섭취하면 체내에서 소화·흡수되는 속도가 빨라서 혈당이 순간적으로 급히 올라간다. 이는 췌장에 부담을 줘 당뇨병 등 대사질환 위험을 높인다.



 소비자와 정부에 당부한다.



 소비자는 마트에서 식품을 구입할 때 반드시 영양성분표에 표시된 당류 함량을 확인하고 가급적 적게 함유된 것을 구입할 것. 이벤트 데이는 당분 섭취가 폭발적으로 늘어나는 날이란 사실을 기억할 것. 식품의약품안전청이나 한국소비자원은 개별 식품의 당류(특히 첨가당) 함량 정보를 조사해 소비자에게 알기 쉽게 제공할 것 등이다.



박태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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