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튀는 주식 외면, 싼 것만 찾으니 … 개인들 ‘왕따’

중앙일보 2010.11.22 00:10 경제 12면 지면보기



개인들 상승장서도 못 버는 까닭, 중앙일보 분석





‘개인투자자들은 주식으로 재미 보기 힘들다’는 말, 사실이었다. 대박의 꿈을 노리고 코스닥 종목에 많이 투자하기 때문만은 아니었다. 대형주 투자에서도 개미(개인투자자)들의 수익률이 외국인·자산운용사에 한참 뒤떨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본지가 대신증권의 홈트레이딩시스템(HTS)을 이용해 개인·외국인·자산운용사·연기금 등이 순매수를 많이 한 종목의 투자 수익률을 분석한 결과다.



 중앙일보는 개인·외국인 등 투자자별로 10월 순매수 1~10위 종목을 가려낸 뒤 종목별 평균 매입단가와 지난 19일 종가를 비교하는 방법으로 투자 수익률을 산출했다. 상위 10개 종목을 10월에 사서 19일까지 들고 있었다면 수익률이 어찌될지를 계산한 것이다. 개인들의 투자 상위 10개 종목도 하나같이 유가증권 시장의 대형 종목들이었다.



 이에 따르면 개인들의 10월 평균 투자 수익률은 19일 현재 -1.1%였다. 이날까지 코스피지수가 10월 평균 지수에 비해 2.7% 올랐는데도 개인들은 손실이 났다. 외국인 수익률(8.4%)에 비해서는 거의 10%포인트 뒤진 성적이다.



 9월 순매수 1~10위 종목을 현재까지 갖고 있다고 가정해도 성적은 개인들이 외국인과 자산운용사 등에 10%포인트가량 뒤졌다. 개인 순매수 상위 종목의 수익률은 2.6%, 외국인은 11.8%, 자산운용사는 13.6%, 연기금은 12.4%였다. 역시 개인들만 코스피지수 상승률(6.9%)을 따라가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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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개인들이 상승장에서도 헤맨다는 것은 지난해 말 금융투자협회가 개인투자자 1506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에서도 드러났다. 설문 시점은 코스피지수가 지난해 연초 대비 35%가량 올랐던 때. 하지만 개인투자자들이 응답한 수익률의 평균은 -4.7%였다. 당시 기관투자가들은 평균 39.5%의 수익을 냈다고 답했다.



 ◆싼 것만 찾는 게 문제=대형주 투자에서 개인들의 수익률이 부진한 이유는 뭘까. 대우증권 김학균 투자전략팀장은 “오를 주식이 아니라 값이 싸서 만만해 보이는 주식을 주로 고르는 게 화근”이라고 진단했다. 증시에는 주가 랠리를 벌이면서 지수 상승을 이끄는 종목들이 언제나 있게 마련이다. 투자 원칙은 이렇게 오르는 주도주에 올라타는 것인데, 개인투자자들은 ‘비싸졌다’는 생각에 주도주는 외면하고 값이 계속 빠지는 소외주만 부지런히 사 담는 경향이 있다는 것이다. 삼성증권 김성봉 투자정보팀장은 “소외주는 여간해 반등하기 힘들다”며 “무조건 싼 것을 사지 말고, 주도주를 신중히 탐색해야 한다”고 말했다. 주도주를 고르는 요령에 대해서는 “실적이 탄탄한 종목 중에 최근 값이 올랐는데도 외국인과 기관의 순매수가 강해지는 주식을 주도주로 보면 된다”고 설명했다.



 산 주식의 값이 오르면 조급해하고, 떨어지면 반대로 느긋하게 기다리는 태도도 문제로 지적됐다. 더 오를 주식을 빨리 팔고, 떨어질 주식을 계속 갖고 있는 결과를 낳는다는 것이다. 이와 반대로 손절매는 가능한 한 빨리하고 이익 실현은 최대한 늦추라는 게 투자 전문가들의 한결같은 조언이었다.



 ◆‘물타기’보다 ‘불타기’를=값이 빠진 주식을 손절매 하지 않고 더 많이 사 모으는 게 물타기다. 보유한 주식이 많아지니 나중에 반등할 때 이익이 늘어날 것이라는 생각에서 하는 투자 행위다. 그러나 만일 애초에 산 주식이 소외주였다면 물타기는 손실 규모를 눈덩이처럼 키우는 요인이 된다. 또 설혹 나중에 값이 오르더라도 한참 동안 주도주 투자 기회를 놓치고 있었기 때문에 시장 평균보다 수익률이 훨씬 떨어지는 게 보통이다. 김성봉 팀장은 “물타기보다는 불타기를 하라”고 했다. 값이 빠진 주식은 얼른 손절매를 하고, 반대로 주도주일 가능성이 있는 오르는 주식(불)은 더 사 모으라는 소리다.



 한국투자증권 김정훈 투자전략팀장은 “개인들이 여간해 하락한 주식을 팔지 않는 데는 ‘살 때 내 판단이 최선이었다’는 일종의 자기 최면이 도사리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자신보다 시장이 똑똑하다는 생각으로 시장이 팔 때 함께 팔고, 살 때 같이 사는 것이 손실을 줄이고 수익은 늘리는 방법”이라고 덧붙였다.



권혁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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