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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공동모금회 비리 때문에 온정의 손길 끊을 순 없다

중앙일보 2010.11.22 00:08 종합 38면 지면보기
지난달 국정감사에서 비리와 부정행위가 드러나 물의를 빚은 사회복지공동모금회가 실은 총체적 비리와 방만 운영의 온상인 것으로 드러났다. 보건복지부가 국정감사 이후 벌인 종합감사 결과 공동모금회는 국민이 모아준 성금을 직원의 술값이나 스키장·래프팅·바다낚시 비용에 멋대로 사용한 사실이 적발됐다. 직원을 부당하게 채용하는가 하면, 직원의 인건비는 일반 공공기관 임금인상률의 세 배에 이르는 9%나 올린 것으로 밝혀졌다. 또 성금을 배분하면서 지원사업을 충분히 검토하지 않거나 사후평가를 제대로 하지 않아 사업이 중단되거나 지원금이 헤프게 쓰인 사례가 부지기수인 것으로 드러났다. 그야말로 고양이에게 생선가게를 맡긴 꼴이나 다름없다.



 정부의 입김에서 벗어나 국민의 자발적인 기부문화를 고양하기 위해 공익법인으로 출범한 사회복지공동모금회가 국민의 성금을 눈먼 돈으로 알고 자신들의 배를 불리거나 엉뚱한 곳에 함부로 써 온 것이다. 푼돈을 모아 성금을 기탁한 국민으로선 기가 막힐 일이고, 지원을 간절히 기다리는 수혜기관들로선 억장이 무너질 일이다.



 이 같은 난맥상은 기관운영의 투명성이 보장되지 않은 채 감시·감독조차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기 때문이다. 공동모금회는 21일 회장을 포함한 이사진 전원이 사퇴하고 비상대책위원회를 꾸려 쇄신책을 마련한다고 한다. 또 복지부는 공금횡령 직원 2명을 검찰에 고발하고, 부당하게 집행된 7억5000만원을 회수토록 하는 한편, 도덕적 해이가 드러난 48명을 중징계하고 예산을 부당하게 집행한 113명에게 경고 및 주의조치를 하기로 했다고 한다. 그러나 이 정도의 조치만으로 국민의 울분이 가라앉고, 모금사업이 정상화될 수 있을지는 의문이다.



 당장 성금모금이 집중되는 올 연말의 불우이웃돕기 모금실적이 뚝 떨어지고 있으니 걱정이 아닐 수 없다. 복지부는 비리 직원에 대한 고발과 징계를 더욱 엄격하게 하고, 이른 시일 내 국민이 납득할 수 있는 공동모금회 쇄신방안을 내놔야 한다. 공동모금회의 비리 때문에 온정마저 식도록 내버려 둬선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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