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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인 임원 전과 없다는 증명서 내라 … 방화수 확보 못 하면 공장 증설 못한다

중앙일보 2010.11.22 00:08 경제 14면 지면보기
이날 포럼에서 안충영 외국인투자 옴브즈맨은 최근 들어온 외국 기업의 주요 민원처리 사례를 발표해 관심을 끌었다. 변화를 따라가지 못하는 법 규정, 일괄적인 법 적용과 행정 절차 등이 문제로 지적됐다. 외국인투자 옴브즈맨은 외국인투자촉진법에 설치된 기관으로 외국투자 기업의 애로사항을 처리·지원한다.


외국 기업의 고충 처리 사례

 #1. 한 외투 기업은 공장 증설 과정에서 방화수를 확보 못했다는 이유로 소방방재청에 의해 제동이 걸렸다. 180m 범위 내에 지나가는 상수도관이 있는 경우 이 상수도관을 끌어와 방화수로 사용해야 한다는 규정 때문이었다. 하지만 다른 기업이 쓰는 상수도관을 함께 사용하기도 어려웠다. 무엇보다 상수관이 다른 민간 사유지를 거쳐야 하는데 주민들은 지나치게 높은 보상을 요구했다. 결국 이 문제는 해당 공장 내에 충분한 지하수가 있다는 점을 감안해 지하수로 방화수를 사용할 수 있게 정리가 됐다.



 #2. 도넛 수입업자들이 들여오는 프리믹스는 물만 부어 커피를 만드는 커피믹스와 비슷한 완제품이다. 하지만 프리믹스에 계란이 포함돼 있다는 이유로 국립수의과학검역원에서 포장을 뜯어 제품 검사를 하겠다고 나섰다. 수입업자들의 민원이 빗발쳤다. 결국 사전에 가공된 제품은 검역을 면제하는 것이 옳다는 결론이 내려졌다.



 #3. 정보통신공사업법에 의하면 외국인이 법인의 등기 임원이 되기 위해서는 두 가지 서류를 내야 한다. 외국인등록증과 함께 이 사람이 전과가 없고 한정치산자가 아니라는 해당국가의 증명서를 내야 한다. 하지만 이는 비현실적이라는 게 외국 기업들의 불만이었다. 대개 한국에 있는 외국법인은 본사 임원이 등기 임원으로 등재된 경우가 많다. 이럴 경우 한국에 3개월 이상 체류할 때만 받을 수 있는 외국인 등록증을 만들기란 불가능하다. 여기에 한정치산자라는 개념이 외국에는 없는 경우가 많다. 정부도 이런 문제점을 인정하고 관련 서류를 대폭 간소화했다.



 #4. 해외에서 물건을 들여올 때 원산지 증명이 필요하다. 하지만 이는 고객에게 팔 경우에만 해당된다. 기업체가 사내용으로 들여올 경우 원산지 증명을 강제하는 것은 불필요하다. 제조업은 이런 점을 감안해 원산지 증명을 면제하고 있다. 하지만 유통업의 경우 이런 면제 규정이 없다. 유통업체들은 자사에서 쓰는 물품도 원산지 증명이 없어 일일이 보세창구로 가서 절차를 밟고 찾아올 수밖에 없었다.



 #5. 노사 문제로 외국인 기업 대표들도 자주 경찰이나 검찰에 불려간다. 이때 외국인들은 갈 때마다 열 손가락 지문을 채취하게 된다. 내국인들은 통상 주민등록증과 일치하는지를 확인하기 위해 한 번만 찍는다. 이 문제도 내·외국인 차별이라는 옴부즈맨의 제안에 따라 개선됐다.



윤창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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