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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교생 가야금 배운 시골학교 “소리 참 맑다” 축제마다 러브콜

중앙일보 2010.11.22 00:05 종합 19면 지면보기
‘뚱뚜두~뚱뚱 뚱뚜두~뚱’.


내일부터 이틀간 서울 aT센터서 방과후학교 우수사례

 16일 오후 강원도 횡성군 서원면의 유현초등학교 다목적실. 전교생 18명이 모여 가야금 연습에 한창이었다. 1학년 지서영(7)양은 자기 키보다 30㎝는 족히 커 보이는 가야금을 제법 능숙하게 다뤘다. 국악동요 ‘산도깨비’와 가야금 병창곡 ‘내 고향의 봄’ 등이 이어졌다.



 370가구가 사는 전형적인 농촌마을에 위치한 유현초등 학생들은 대부분 가정형편이 넉넉지 못하다. 학생 수도 2학년은 1명, 1·5학년은 각각 2명뿐이서 여러 학년을 한꺼번에 모아 수업을 한다. 또 오후 5시까지 전교생이 피아노·컴퓨터 등 다양한 방과후 수업도 한다. 그러다가 지난해 봄 가야금 수업을 도입했다. 김순희 교장은 “학생들이 우리 전통 악기 하나는 다뤘으면 좋겠다는 생각이었다”고 말했다.



 일주일에 한번 외부 강사를 초빙해 수업을 했다. 아이들은 한 시간 이상 가야금을 무릎 위에 놓고 앉아 있는 것 자체를 힘들어했다. 또 줄을 만지면서 손가락에서 피가 나기도 했다. 하지만 손가락에 어느 정도 굳은살이 잡히면서 제법 손놀림이 경쾌해졌다. 중구난방이던 가야금 소리도 어느 정도 조화를 이룬다. 6학년 김민지양은 “맑은 소리를 내는 가야금을 연주할 수 있다는 데 자부심을 느낀다”고 말했다.



 유현초등 가야금연주단은 올 8월 마을의 한 음악회에서 데뷔 무대를 가졌고 이어 횡성한우축제와 영월 김삿갓문화제에도 초청됐다.



 이 연주단은 23~24일 서울 양재동 aT센터에서 열리는 ‘방과후 학교 콘텐트 페어’의 개막공연도 맡는다. 중앙일보가 주최하고 교육과학기술부가 후원하는 이 행사에서는 사교육비 절감을 위한 40개 학교의 우수한 방과후 프로그램이 소개된다.



 제주 도남초등학교는 ‘로봇 제작 과학 발명’ 수업을 통해 무선으로 로봇을 조정해 감귤을 운반하는 게임을 도입한 사례를 선보인다. 또 삼성꿈장학재단이 지역별로 조성한 배움터 사업도 소개된다. 저소득층 아이들을 대상으로 각종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배움터에는 7만5000여 명이 거쳐 갔다. 행사장에선 기업과 대학별 사례도 많이 볼 수 있고 일부 체험도 가능하다. 교과부 양원택 방과후학교팀장은 “우수한 프로그램을 확인하고 또 학교에 프로그램 도입을 제안할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찬호·김성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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