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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 뒷구멍 캐는 나라” … “손 대표는 가장 더러운 입”

중앙일보 2010.11.20 01:25 종합 3면 지면보기



예결위 파행, 막말·고성 오가



19일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전체회의에서 민주당 의원들이 청목회 입법로비 수사와 관련, 검찰총장의 출석을 요구하며 이주영 위원장을 둘러싸고 회의진행을 막고 있다. 이날 예결위는 다섯 차례에 걸쳐 정회와 속개를 거듭하며 진통을 겪었다. [김경빈 기자]





국회 예산결산특위는 19일 다섯 차례에 걸쳐 정회와 속개를 거듭했다. 한나라당이 회의를 단독으로 열자 민주당 의원들이 피켓을 들고 들어가 단상의 발언대를 점거하며 시위를 한 탓이다. 검찰의 청원경찰친목협의회(청목회) 수사와 총리실 민간인 사찰 관련 청와대 대포폰 사건이 국회 예결특위의 발목을 잡았다. 특히 19일 예결위 현장은 국회방송을 통해 전국에 생중계됐다. 때마침 국회의사당에 견학 온 충남 아산의 신창초등학교 전교생 300여 명도 국회 본청에 설치된 모니터로 파행 광경을 지켜봤다.















 ◆단독 개의와 정회=오전 10시18분 한나라당 소속 이주영 예결위원장은 민주당 예결위원들이 의원총회를 이유로 불참한 가운데 단독 개의를 선언했다. 이 소식을 전해 듣고 5분 만에 민주당 예결의원들이 달려와 의사진행발언을 하며 제지했다.



 조영택 의원은 “(민간인 사찰과 관련해) 국가행정권이 권한남용을 넘어 불법장비(대포폰)까지 사용한 상황에서 철저한 조사가 선행된 뒤 예산심의가 이뤄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전병헌 의원도 “정부가 국민세금으로 국민의 사생활을 사찰하고 심지어 야당 대표까지 사찰해 민주주의를 짓밟고 있어 지금은 예산심의 이상의 문제가 있다”며 심의를 중단하라고 요구했다. 회의는 열린 지 30여 분 만에 정회됐다.



 ◆단상 점거와 고성=이 위원장은 오전 11시35분 회의 속개를 시도했다. 이번에는 민주당 장병완·이춘석·전혜숙 의원 등 10여 명이 ‘대포폰 게이트 규탄’ ‘국정조사·특검 실시’ 등 피켓을 들고 위원장석 앞 단상을 점거하고 나섰다.



 ▶이 위원장=“(청목회·대포폰 수사와 관련) 검찰총장 출석 문제는 여야 간사협의에 맡기고 질의에 들어가겠다.”



 ▶민주당 홍영표 의원=“(민간인 사찰로) 국민 뒷구멍이나 캐는 게 정상적 나라인가.”



 단상에서 민주당 의원들이 “대포폰 게이트나 해결하라” “불법사찰 몸통이 청와대다. 구속시켜라”는 등의 소리를 지르자 이 위원장은 다시 회의를 중단했다.



 오후에 속개된 회의에선 여야 의원들 사이에 막말에 몸싸움까지 벌어졌다. 오후 2시 한나라당 정해걸 의원이 단상을 점거한 의원들에게 “요즘은 국회의원들이 물에 빠지면 물이 오염될까봐 가장 먼저 건진다고 한다. 그게 국민들이 국회를 보는 시각”이라며 “내려오라”고 말했다. 이에 민주당 최종원 의원이 삿대질을 하며 “나라가 개판인데 정치는 무슨 정치냐”라고 하자 정 의원은 “어디서 반말이냐”며 고함을 주고받았다.



오후 4시 한나라당 이정현 의원이 발언대로 나와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와 관련된 정책질의를 하려고 하자 민주당 의원들이 둘러싸며 몸싸움도 벌어졌다.



 여야 말싸움도 시간이 갈수록 거칠어졌다. 한나라당 김영우 의원은 민주당 손학규 대표를 향해 “손 대표가 현직 대통령에 대해 차마 입에 담을 수 없는 발언을 했는데 ‘가장 더러운 손’ 운운한 야당대표님의 입이야말로 가장 더러운 입이 아닌가”라고 공격했다. 민주당 홍영표 의원은 “대포폰 게이트가 사실이면 검찰총장이 구속되고 대통령이 탄핵받아야 할 사안”이라고 맞섰다. 소란이 심해지자 이 위원장은 오후 6시20분 “22일 종합정책질의를 다시 하겠다”며 산회를 선포했다.



 ◆회담도 실패=민주당은 이날도 국회본청 앞에서 ‘대포폰 국정조사 및 특검 촉구 결의대회’를 열었다. 국정조사와 특검을 수용하지 않을 경우 예산안 심의 전체를 ‘보이콧’하겠다는 것이다. 이재오 특임장관이 오전 민주당 손학규 대표와 박지원 원내대표를 각각 찾아가 국회 정상화를 설득했지만 실패했다. 박 원내대표는 의총에서 “국조와 특검은 국민의 뜻으로 국민의 뜻을 거역한 정권이 성공한 적은 없다”며 “어떠한 후퇴도 없이 ‘대포폰 게이트’에 대한 국조와 특검을 강력히 요구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나라당도 “반드시 헌법시한(12월 2일) 내에 예산안을 통과시키겠다”고 맞섰다. 김무성 원내대표는 기자간담회에서 “대포폰 국정조사는 할 생각이 없다”고 선을 그었다. 이재오 특임장관 역시 “국조나 특검의 필요성을 느끼지 못한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오후 4시에 열린 김무성·박지원 원내대표 간 회담도 소득 없이 끝났다. 다만 김무성 원내대표는 “수자원공사 예산을 포함한 4대 강 예산도 야당 주장에 일리가 있다면 깎겠다”고 해 여지를 남겼다.



글=정효식·강기헌·선승혜 기자

사진=김경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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