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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 광고는 안 줄이고 수신료만 올렸다

중앙일보 2010.11.20 01:09 종합 8면 지면보기
치열한 공방 끝에 TV 수신료 인상안이 19일 KBS이사회를 통과했다. 그러나 ‘광고 비중을 줄여 공영성을 높이겠다’는 애초 취지를 외면해 “자체 개혁과 구조조정 없이 국민 부담만 늘렸다”는 비판이 일고 있다.


“자체 개혁·구조조정 없어 명분 잃고 국민부담만 늘려” 비판 … 국회 통과 진통 예상
‘수신료 인상안’ 의결 파장

 여당 측 7명, 야당 측 4명 등 KBS 이사 11명 전원은 이날 표결 없이 만장일치 합의로 1000원 인상안을 통과시켰다. 하지만 채택된 인상안은 수신료 인상 이후 KBS의 광고 수입 비중을 현행 수준(40% 이하)으로 유지하기로 했다.



 이날 이사회 의결로 수신료 인상안은 방송통신위원회로 넘어간다. 방송법에 따르면 방통위는 60일 이내에 인상안을 검토한 뒤 의견서를 첨부해 국회에 보내게 된다. 국회 상임위와 본회의에서 의결하면 안이 최종 확정된다. 하지만 명분도 실리도 잃은 조치라는 지적이 많아 통과 과정에서 진통이 예상된다.



 우선 전문가들은 이날 결정의 근본적 문제점을 얘기하고 있다. 광고 비중을 그대로 유지하는 이번 인상안은 공영성을 대폭 높이겠다는 그간의 공언과 정면 배치된다는 것이다. KBS는 그동안 “수신료를 올려주면 광고 비중을 낮추고 공익성 높은 프로그램을 많이 제작하겠다”는 방침을 밝혀 왔다.



 숭실대 김민기(언론홍보학) 교수는 이날 “광고를 줄여 공영방송으로서의 독립성·공정성을 제고하겠다는 애초 약속과 달리 결국 국민의 부담만 늘리고 말았다”고 지적했다. 한진만(강원대 교수·신문방송학) 전 방송학회장도 “수신료 인상은 KBS의 안정적 재원뿐 아니라 전체 방송시장의 파이를 키우기 위함인데 KBS만 득을 본 셈”이라며 “방송산업 활성화라는 대의가 정치논리에 휘둘리고 말았다”고 비판했다. 지난해 미디어법 개정 과정에 싱크탱크로 참여했던 한 교수는 “KBS의 조치는 명분도 없고 실리도 얻지 못한 카드”라며 “‘공영은 공영답게, 민영은 민영답게’를 내걸었던 미디어법 개정 취지와도 다르다”고 말했다.



 국회 차원에서도 비슷한 지적이 제기됐다. 문화체육관광방송통신위 소속 한나라당 진성호 위원은 “수신료가 인상된 만큼 광고 비중을 줄이는 것이 맞다”며 광고유지 방안의 문제점을 언급했다. 한나라당 강승규 의원도 “(수신료를 올려 공영성을 강화하겠다는) 기존 취지와 다르다”는 의견을 냈다. 김성태 의원은 “이것도 저것도 아닌 결정”이라고 비판했다.



강혜란·천인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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