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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OOK] 행복의 징검다리, 인터넷·트위터·페이스북

중앙일보 2010.11.20 00:28 종합 27면 지면보기



“우리는 연결을 잃는 순간 모든 것을 잃는다”





행복은 전염된다

니컬러스 크리스태키스·

제임스 파울러 지음

이충호 옮김

김영사

488쪽, 1만5000원




21세기가 막 시작할 무렵 물리학자들은 사람과 사람 간의 네트워크 보다는 웹 페이지들이 어떻게 서로 연결되어 있는지에 관심을 가지기 시작했다. 웹 페이지의 구조와 진화 양상에 관한 질문을 던졌을 뿐이었다. 사회학자들이 관심을 갖고 있었던 ‘소셜 네트워크’와의 연관성까지 아직 눈치채지는 못했다.



 21세기의 10년도 채 지나지 않아 지구촌에 ‘소셜 네트워크’ 열풍이 불고 있다. 페이스북 창업 과정을 그린 영화 ‘소셜 네트워크’가 미국에서 인기를 끈데 이어 국내에도 개봉된 것은 그 같은 열풍의 일단에 지나지 않는다. 이 같은 열풍의 단초를 연 책은 2002년 출간된 『링크』였다. 복잡계 네트워크 연구를 통해 소셜 네트워크와 웹 네트워크는 구조가 서로 비슷하다는 것을 밝혀냈다.



 신간 『행복은 전염된다』는 『링크』의 연장선에 놓여있는 책이다. 2009년 미국에서 ‘Connected’라는 제목으로 출간된 이 책은 『링크』 이후의 연구 성과를 반영하고 있다. 사람과 사람이 연결되어 있음을, 또 사람 사이의 연결이 확산되는 과정이 웹 네트워크를 닮았음을 새삼 확인하게 한다. 이번 책에서 주목되는 것은 행복과 같은 인간의 감정이 확산되는 모습이다.



 의사이자 사회학자인 저자 니컬러스 크리스태스와 정치학자인 제임스 파울러는 총 1만2067명의 샘플을 선정, 인간의 감정이 전파되는 과정을 조사했다. 부부 관계에서, 친구 관계로, 다시 친구의 친구 관계로 행복이 확산되는 모습에 주목했다. 가까운 친구를 넘어 인간 관계가 무한대로 확산되며, 마치 트위터, 페이스북에서 정보가 전달되듯이 행복의 감정을 퍼나른다는 것이 이 책의 골자다. 행복만 그런 것이 아니다. 건강도 전파되고, 사회적·정치적 문제의식까지 소셜 네트워크를 타고 무한대로 확장된다. 이를 통해 저자들은 빈부의 문제, 정의와 불의의 문제같은 주제도 개인과 전체의 문제로만 볼 수 없을 것이라고 전망한다. 빈부의 문제를 개인의 책임으로만 돌리거나, 혹은 모두 사회 탓으로만 돌릴 수 없다는 것이다. 개인과 전체를 연결하는 소셜 네트워크의 중요성을 주목해야한다는 지적이다.



 인터넷의 발전으로 웹 사이트는 더욱 다양해지고 온라인 소셜네트워크 구조도 더욱 다채롭게 얽혀지고 있다. 서로 모르는 고객들이 그들이 공통적으로 샀던 상품을 통해 자연스럽게 소셜 네트워크를 형성하기도 한다. “우리는 연결을 잃는 순간 모든 것을 잃는다”는 저자의 지적이 실감나는 세상이다. 이 책은 지혜보다 심장에 의존하여 살아가는 우리들의 모습을 한번쯤 멀리서 쳐다볼 수 있는 시간을 제공하여 준다. 또한 복잡하게 얽혀있는 사회를 하나로 묶어 전체의 힘을 발휘하는 방법을 제시하여 준다.



리뷰=강병남 서울대 교수

(물리학·『링크』번역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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