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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OOK] 번역한 장경렬 교수의 탄식 … ‘좀 더 이른 나이에 만났더라면 … ’

중앙일보 2010.11.20 00:02 종합 26면 지면보기
『선과 모터사이클 관리술』의 번역자 장경렬(57) 서울대 영문과 교수는 이 책을 좀 더 이른 나이에 만나지 못했음을 아쉬워한다. 1980년대 중반 미국 텍사스대에 유학할 때 이 책을 처음 접했다고 하니, 그리 늦은 게 아닌 듯한데도 그렇게 아쉽다고 했다. 책에 대한 감동과 여운이 그만큼 깊다는 뜻이다.



그의 눈을 뜨게 해준 책으로 단연 이 책을 꼽았다. 80년대 후반 귀국해 대학 강단에 선 이후에도 기회가 닿는대로 이 책을 소개했고 드디어 번역까지 마쳤다. 20여년의 세월과 공력이 녹아있는 번역서인 셈이다.



 번역도 단순히 영어 글자만 쫓아간 것이 아니었다. 우선 모터사이클에 대해 공부하느라 많은 시간을 보냈다고 한다. 모터사이클 고유의 부품 및 작동 원리와 관련 배울 것이 많았다. 정비소를 수시로 찾아 지식을 구했고, 기계를 분해·조립하는 일도 함께 했다.



그 뿐만 아니라 책에 등장하는 수많은 동서양 철학 개념과 지성사의 이슈를 익히는데도 적지않은 땀을 흘려야 했다. “번역 도중 책이 걸어오는 모든 지적 도전을 회피하지 않았다”는 번역자의 고백은 예삿말로 들리지 않는다.



 800쪽에 달하는 『선과 모터사이클 관리술』은 본문만 방대한 게 아니다. 책의 이해를 돕는 ‘입체적 부록’도 볼만하다. 저자와 출판사 편집자가 책을 출간을 상의하며 주고받은 편지, 책의 출간 10주년을 맞아 쓴 ‘저자 후기(後記)’, 그리고 번역자인 장 교수가 쓴 이 책에 대한 작품론과 ‘역자 후기’ 등을 실었다. 번역서의 귀감이 될만하다.



신준봉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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