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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악회 탐방 ⑪ 천안베스트산악회

중앙일보 2010.11.16 03:20 5면 지면보기
배낭은 무겁지만 설레임 가득한 마음으로 새벽길을 나선다. 초겨울 문턱인지라 새벽공기는 썰렁하지만 안개낀 거로 봐서 화창하게 무르익은 전형적인 가을 날씨를 기대해 본다.


배불러 행복감에 빠졌는데 … “정상엔 올라 가야지요!”

 베스트산악회 회원들을 싣고 갈 대형버스는 천안 두정동 복지회관을 시작으로 노동부 사거리, 극동아파트, 백석동운동장, 불당동을 돌아 이마트 지나 집합주유소, 삼부르네상스를 최종 탑승지로 화왕산 산행 동행자 46명을 태우고 go~~~.



 버스에 타자 준비한 꼬마김밥과 음료를 돌렸다. 그러나 오전 6시 출발했음에도 날이 밝지않은 탓에 실내등은 자동으로 꺼지고 목소리가 잦아들었다. 취침 모드다. 모두가 안 잘 수가 없는 분위기.









지난 6일 천안베스트산악회가 찾은 경남 창녕의 화왕산. 갈대밭이 장관을 이루는 시기에 맞춘 산행으로 그 잔잔한 흔들림에 매혹될 수 있었다.[심내진 회원 제공]















 버스는 고속도로로 진입, 씽씽 2시간여를 달려 선산휴게소에 도착했다. 나눠 준 김밥으로 아침식사를 하고, 커피 한잔. 그 그윽함에 잠시 젖어보곤 다시 버스에 승차, 또 다시 씽씽 1시간 반정도 달려 화왕산주차장에 도착했다. 산행준비를 마친후 필수코스인 준비운동 스트레칭에 들어간다. ‘펄떡님표 스트레칭’을 산행추진대장 구령에 맞춰, 팔 다리 온몸을 늘리고 꽜다 폈다를 반복하니 준비 운동은 마무리됐다.



 





화왕산 능선을 따라 등반하는 회원들.



본격 산행에 나서기 앞서 베스트 회원들의 출석도장을 찍기위해 단체사진 아자아자! 이제 산 정상을 향해 출발! 오전 9시 반 매표소를 지나 보도길을 오르다 보니 길옆 단풍나무들의 폼새들이 대단하다. 빨갛고 노랗고. 회원들의 도란도란 대화 소리에 발자욱 소리가 엉기면서 산 속으로 접어 들었다.



 화왕산은 억새 군락지로만 생각했는데 오르다보니 큼지막한 바위를 오르는 스릴, 건너다 보이는 바위와 단풍이 일품이었다. 산을 오르는 내내 곳곳에서 탄성을 자아내기 충분했다.



1시간여를 오르니 하나 둘 배낭을 내렸놓고 모여든다. 무거운 배낭을 가볍게 하려면 어찌해야할까요? ㅎㅎㅎ~~~. 주섬주섬 내놓은 과일에 안주가 빠질수 없다. 그 거시기 한잔에 “캬~~” 소리가 이쪽 저쪽에서 절로 난다. “인생 뭐 있당가?” 까르르 까르르 한바탕 웃음이 울려 퍼지고. 갈 길이 멀으니 다시 배낭을 챙겨 고고!



 “와우~! 갈대밭이다!” 광대한 5만여 평의 갈대 군락지가 눈 아래로 펼쳐졌다. 갈대들이 많이 진 상태라 광활한 몸짓은 없었지만 잔잔한 흔들림이 형형색색의 등산객들 옷색깔과 어우러져 멋졌다. 임진왜란때 격전지였다는 걸 상기시키듯 병풍처럼 둘러진 성벽들과 조화를 이룬다. 감상도 잠시. 우르르 배바위에 올라 멋진 비경을 병풍삼아 인증샷을 찍었다. 지난해 2월 억새태우기 행사때 일어났던 화재를 생각하면서 고인(7명 사망)들 명복도 잠시 빌어본다. 또다시 그런 참사는 있어선 안 된다는 생각에 잠시 숙연해지는 순간이기도 했다.











 출발해 2시간 정도 산을 오르니 이젠 제일 멋진 억새식당에서 만찬을 함께 나눠야 할 시간. 회원들 모두 옹기종기 모여 앉아 만찬을 펼쳐놓고. 곡주도 한잔하면서 과일 후식에, 향 가득한 차 한 잔까지. 모두들 배불러 행복감에 젖어 세상 부러울 게 없는 모습이다.



 “이젠 정상까지 올라가 찍어야지요. 출발~~” 배부른 탓에 나는 숨이 턱아래 찼지만 배불러 기운이 난다는 회원도 있대요. 밥 힘으로 버티는 나이 탓인가? 정상에 올라보니 억새밭 뒤편으로 멋진 바위산들이 그림 같다. 화왕산은 광활한 억새밭과 멋진 바위산과 역사의 뒤안길을 가진 세 얼굴이었다.



 정상에서 각자의 흔적 사진을 남기고 억새길 능선을 따라 하산을 서둘렀다. 다음에 올 땐 화재의 흔적이 완전히 사라진 풍성한 갈대밭을 기대하면서. 동문을 지나 관룡산 길로 접어들었다. 동네 야산처럼 편안한 오솔길, 돌계단길 등 편안한 산길을 여유롭게 내려오니 5시간 산행일정은 여기까지인가 보다. 옛 풍치 그대로인듯한 아담한 관룡사에 들러 약수 한 잔으로 목을 축이고 절간 뒤로 둘러진 바위산을 휭 한번 둘러보니. 이렇게 청명한 가을 날, 멋진 산행을 할 수 있도록 모두에게 주어진 오늘에 감사할 뿐이다. 그러나 아쉬움이 남는다. 산행이 끝났다는…. 그렇지만 우리들의 뒷이야기는 산행 뒷풀이로 이어졌다.



 오늘의 메뉴 송이버섯 전골에 가득 부은 맥주 한 잔, 소주 한 잔. 즐거웠던 오늘의 안전 산행과 베스트 화이팅을 외치면서 마무리. “산행을 계획한 운영진 여러분 수고 많았습니다. 행복한 산행이었습니다.” 회원님들, 다음 달 초 있을 송년의 밤에 모두 참석해 지나간 산행을 돌아보고 전진을 기약하는 자리를 빛내 주길.



 글=유경수 회원






부부회원 많은 천안베스트산악회

산행비 약간 비싼 건 맛난 뒷풀이 음식 때문










천안베스트산악회 회원들이 자하곡매표소를 지나 화왕산에 들어서고 있다.



천안베스트산악회는 2007년 조직돼 다음카페 회원수는 989명이다. 부부회원들이 많다. 원종오 회장은 “산행 참여 40여 명 중 부부가 평균 5쌍”이라고 말했다.



 애경사 때 서로 찾아보며 축하와 위로를 하는 특별회원이 있다. 현재 20명이 매월 1만원씩 회비를 내며 좀더 친밀하게 지낸다. 회장은 중요사항 결정 때 자문을 구하기도 한다.



 일반 산행은 첫째 토요일, 정기 산행은 셋째 토요일이다. ‘일반’은 약간 어려운 산행지로 택한다. 공지는 산행 6일 전 일요일 오후 9시~12시에 한다. 원 회장은 “취소자를 최소화하기 위해 임박해 예약자를 받는다”며 “현지 유명 음식을 먹기 위해 산행비(3만원)는 약간 비싼 편”이라고 했다.



 다음카페엔 산행 하루 전 회원들 준비를 돕는 일기예보가 오른다. 지난달 2일 합천 가야산 산행을 앞두고 일기예보가 오르자 “내일 가야산 날씨는 맑고 쾌청하네요. 아침에는 쌀쌀하겠지만 산행이 시작되는 10시 경부터는 가장 적당한 기온일것 같구요. 하늘이 도와준다는 생각이…”라는 댓글이 올랐다. ▶문의=011-9819-9455(원종오)



조한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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