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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 FTA 왜 놓쳤나” … 오바마에 비난 화살

중앙일보 2010.11.16 00:15 종합 16면 지면보기



“아시아 지역서 영향력 떨어져”
미 언론 협상 실패 일제히 비난
액설로드 “미국 위한 결단” 엄호





버락 오바마(사진) 미국 대통령이 한국과의 자유무역협정(FTA) 합의를 이끌어 내지 못해 백악관과 집권 민주당이 몸살을 앓고 있다. 미국 언론은 일제히 한·미 FTA 협상 결렬은 아시아 지역에서 미국의 영향력이 예전만 못하다는 현실을 확인시켜 준 시금석이 됐다고 지적했다. 그러자 백악관과 민주당이 오바마 엄호에 나섰다. 선봉엔 오바마의 최측근 데이비드 액설로드 백악관 선임고문이 섰다. 그는 14일(현지시간) NBC방송에 출연해 중간선거 패배가 국제무대에서 오바마 대통령의 위상을 약화시킨 것 아니냐는 질문에 “전혀 그렇지 않다”고 반박했다. 특히 한·미 FTA 합의 실패와 관련, 그는 “여러분은 한국에서 미국인의 일자리를 위해 싸우는 대통령을 봤을 것”이라며 “이번 합의 실패는 미국의 이익을 보호하기 위한 대통령의 결단”이라고 강조했다. 액설로드는 “테이블에 오른 협정은 미국 자동차산업의 이익에 부합하지 않았고, 쇠고기 분야의 협상도 만족스럽지 않았다”며 “우리는 미국 근로자와 미국 산업계를 위한 최선의 협정을 만들 것”이라고 말했다.



 민주당 소속의 켄트 콘래드 상원 예산위원장도 거들었다. 그는 ABC방송에 출연해 “오바마 대통령이 한국과 FTA에 합의하지 않은 채 떠난 건 약함보다 강함을 보여 준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대통령은 한국에 과거의 약속을 이행하라고 요구했고, 시장을 열고 의무를 다할 것을 촉구하면서 합의를 위한 합의는 하지 않겠다고 말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동맹국에조차 공정한 무역을 과감하게 주장하는 대통령이 지금 우리에게 있는 게 다행스럽다”고 말했다.



 그러나 한·미 FTA 합의 실패를 보는 미국 언론의 시각은 차갑다. 워싱턴 포스트(WP)는 “60년 전 한국전쟁에서 4만 명에 가까운 미국 군인이 희생했고 지금도 비즈니스 도시 서울을 지키기 위해 수만 명의 미군이 주둔하고 있는 한국에서 미국 대통령이 FTA 합의를 이끌어 내지 못한 건 납득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WP는 이명박 대통령이 지난 11일 미국 재향군인의 날에 “한국은 미군의 희생을 잊지 않겠다고 말했으나 실제 행동은 이와 다르다”며 “한국은 자국 자동차산업을 지키는 데만 신경 쓰고 있다”고 한국 정부를 비판하기도 했다. 월스트리트 저널(WSJ)은 “오바마 대통령의 아시아 순방은 아시아·태평양 지역의 리더로서 미국의 영향력이 예전과는 사뭇 달라졌다는 사실을 확인시켜 줬다”고 평가했다.



뉴욕=정경민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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