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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 관련 주식이 금보다 더 오를 수 있다”

중앙일보 2010.11.10 19:09 경제 13면 지면보기



달러·유로·엔 동반약세 전망에 금값 연일 사상최고치 경신
금값 상승, 유동성 ‘2중 혜택’ ‘금기업 펀드’ 석 달 20% 수익



국제 금 시세가 폭등하면서 국내 금값도 3.75g(1돈)당 20만원을 넘어섰다. 10일 서울 신사동 (주)한국금거래소 직원이 골드바를 정리하고 있다. 이날 도매가는 20만5,000원으로 소폭 하락했다. [김태성 기자]



금값이 치솟고 있다. 국제 금값은 1트로이온스(31.1035g)당 1400달러를 넘어섰다. 국내 금 시세도 3.75g당 20만원을 웃돌고 있다.



 지난 9일(현지시간)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12월물 금 선물은 1403.2달러를 기록하며 사상 처음으로 1400달러를 돌파하더니 10일에는 1410.1달러까지 상승했다. 달러·유로·엔이 동반 약세를 보일 것이라는 전망이 실물 자산인 금값을 끌어올렸다. 달러와 엔은 미국과 일본이 경기 부양을 위해 돈을 왕창 풀겠다고 한 것 때문에, 유로는 남유럽 재정 위기가 다시 불거지면서 약세 예상이 고개를 들고 있다. 로버트 졸릭 세계은행 총재가 최근 경제 일간지 파이낸셜 타임스(FT)에 실은 기고에서 “변형 금본위제를 도입해야 한다”고 주장한 것도 금값 상승을 부추겼다.



 국내 소매 금 시세도 10일 3.75g당 20만7900원으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11일에는 20만5700원으로 소폭 하락했다.



 금값이 고공행진을 하면서 각종 금 관련 투자 상품도 높은 수익을 내고 있다. 금 관련 펀드들은 올 들어 이달 9일까지 30% 안팎의 수익을 올렸다. 같은 기간 코스피 지수 상승률(15.7%)의 약 두 배다. 입금을 하면 그 가격만큼의 금을 적립해주는 신한은행의 ‘골드리슈’도 최근 1개월 수익률이 연리 29.3%에 이른다.















 투자전문가들은 앞으로도 금값이 상승세를 보일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골드먼삭스는 지난달 12일 발표한 보고서에서 “금값이 1년 안에 온스당 1650달러까지 오를 것”이라고 전망했다. 우리선물 이규원 연구원은 “금보다 은이 더 많이 오르는 바람에 상대적으로 금값이 싸다고 느끼는 투자자들이 생겼다”며 “이들이 금값을 끌어올릴 수 있다”고 말했다. 우리선물에 따르면 현재 은값을 고려한 금값의 적정 수준은 온스당 1470달러 선이다. 일반인들 사이에도 금 선호 현상도 강해지고 있다. 최근 롯데백화점은 3억4000만원 상당의 경비행기 겸 자동차, 분양가 4억5000만원짜리 아파트, 5.6㎏ 황금거북선(시가 약 3억원)을 놓고 경품 행사를 했다. 1등이 셋 중에 하나를 선택하는 것이었다. 당첨자는 더 비싼 아파트를 놔두고 황금거북선을 골랐다. 시간이 흐르면 황금거북선이 아파트보다 더 값이 나갈 것으로 생각한 것이다.



 하지만 금에 투자해 이익을 내는 데 걸림돌도 있다. 우선은 환율이다. 달러로 표시한 금값이 올라도 달러 대비 원화 가치가 오르면 이익이 생기지 않는다. 최근 단기 금값 급등에 따른 조정 가능성도 있다. 현재 열리고 있는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도 복병이다.



 글로벌 금융정보업체 톰슨로이터는 최근 보고서에서 “금 관련 주식이 금보다 더 많이 오를 수 있다”고 예견했다. 금 관련 주식은 금값 상승과 유동성 장세의 혜택을 이중으로 입는다는 것이다. 이미 이런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금 관련 기업에 투자하는 ‘블랙록월드골드’ ‘신한BNPP골드’ ‘IBK골드마이닝’ 등의 펀드들은 최근 3개월간 20% 안팎의 수익률을 올렸다. 금 선물 가격 등에 따라 움직이는 펀드들보다 5%포인트가량 좋은 성적이다. 또 설혹 금값이 떨어져도 글로벌 증시가 상승하면 금 관련 주식은 금값보다 덜 하락하거나 오를 수도 있다. 우리투자증권 조재영 PB는 “앞으로 금값은 급등하기보다 완만한 상승세를 이어갈 것”이라며 “요즘 같은 저금리 시대에 안정적으로 물가상승률을 웃돌 수 있는 투자처 정도로 생각해야 한다”고 말했다.



글=권혁주 기자

사진=김태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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