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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이트너 “G20서 무역불균형 조기경보제 합의할 것”

중앙일보 2010.11.10 01:07 종합 2면 지면보기



미국 가이트너 재무‘ 경상수지 목표관리제’ 한발 물러서





미국이 경상수지 흑자나 적자를 너무 많이 내는 나라에 경고신호를 보내는 ‘조기 경보체제’ 도입을 제안했다. 지난달 경주에서 열린 주요 20개국(G20) 재무장관·중앙은행 총재 회의 때 주장한 경상수지 목표관리제가 각국의 반대에 부딪히자 비슷한 효과를 내는 대안을 제시한 것이다.



 티머시 가이트너(사진) 미국 재무장관이 8일(현지시간) “G20 지도자들이 ‘조기 경보체제’ 도입에 합의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조기 경보체제란 경상수지의 흑자나 적자가 너무 커져 무역 불균형을 초래할 위험이 있는 국가에 대해 국제기구가 감독하고, 그 불균형을 줄이기 위한 가이드라인을 제시하는 시스템을 말한다.



 9일 파이낸셜 타임스(FT)에 따르면 가이트너 장관은 이 역할을 국제통화기금(IMF)에 맡기자고 제안했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과 함께 인도를 방문 중인 가이트너 장관은 “(조기 경보체제 마련은) 매우 실용적이면서 다각적인 접근”이라며 “환율뿐 아니라 더 광범위한 문제를 해결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하지만 IMF가 감독권을 어떻게 행사할지, 불균형을 어떻게 객관적으로 측정할지 등 구체적인 실행 방법에 대해선 언급하지 않았다.



 이어 그는 “개별 국가에 의한 일방적인 조치는 글로벌 경제를 불안정하게 하고 성장을 저해할 것”이라며 각국의 공조를 촉구했다.



 그는 특히 이 방식이 중국의 이익에도 부합한다고 강조하면서 중국 끌어들이기에 나섰다. 그는 “이 방식을 통해 환율 갈등의 한가운데 있는 중국의 행동 반경이 넓어져 중국이 국제사회에서 다양한 의무를 수행하는 데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가이트너 장관의 이런 발언은 국내총생산(GDP)의 4% 수준에서 경상수지 적자와 흑자 규모를 조정하자는 기존의 목표관리제에 비해선 상당히 완화된 내용이다. 독일과 일본 등 경상수지 흑자 국가들이 경상수지 관리목표제 도입론을 정면으로 비판하고 나서자, 정공법 대신 우회로를 택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번 회의에서 경상수지 목표관리 차원에서) 구체적인 수치를 설정하기 위해 노력하거나 이를 추진하는 것은 합당치 않다”고 한 말도 이 같은 맥락에서 나온 것이다. 미리 가이드라인을 정해 경상수지 적자나 흑자를 관리하는 것이나, 국제기구로 하여금 평소에 위험신호를 파악해 적절한 경고를 하도록 하는 것이나 효과는 비슷한 셈이다.



 삼성경제연구소 정영식 수석연구원은 “경상수지 목표관리제가 독일과 일본 등의 강한 반대에 부딪히자 대안을 찾은 것으로 보인다”며 “이번 G20 회의에서는 구체적인 수치에 대한 논의를 향후 타임테이블(계획표)에 대한 논의로 돌림으로써 각국의 표면적 갈등을 봉합할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다.



김경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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