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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격하는 김준규 … 진화나선 이귀남

중앙일보 2010.11.10 00:26 종합 10면 지면보기
이귀남 법무부 장관과 김준규 검찰총장이 청목회의 입법 로비 의혹에 대한 수사를 놓고 갈등 양상을 보이고 있다.


‘청목회 수사’ 정치권 공세에 엇갈리는 검찰·법무부

 여야 국회의원 11명의 사무실에 대한 서울북부지검의 압수수색이 사전에 이 장관에게 보고되지 않았던 것으로 전해진 데다 사건 처리 자체에 대해서도 엇갈린 인식을 드러냈기 때문이다. 의원 사무실 압수수색이 실시된 지난 5일 이 장관은 “적절하지는 않지만 검찰에서 그럴 만한 사유가 있을 것”이라며 곤혹스러운 표정을 지었다. 그는 당시 국회 대정부 질문에 출석한 상태에서 압수수색 보고를 받았다고 설명했다. 8일에는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서 “이번 압수수색은 나는 물론 국무총리와 청와대도 몰랐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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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장관의 설명대로라면 검찰이 청와대는 물론 법무부와의 사전 교감 없이 압수수색에 나선 셈이다. 이 장관은 전날인 4일 서울남부지검을 방문한 자리에서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때까지 수사를 자제하는 게 바람직하다”는 입장을 밝히기도 했다.



 법조계에서는 “실제로 압수수색이 검찰의 독자적인 판단이었다면 검찰이 반란을 일으킨 것”이란 말이 나오고 있다. 이와 관련, 이창세 북부지검장은 4일 김준규 총장에게 압수수색 계획을 보고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 총장은 “압수수색 대상이 너무 많으니 줄이라”고 지시했다고 한다. 이에 따라 당초 압수수색 영장에 포함돼 있던 국회 의원회관 사무실은 대상에서 빠졌다. 그러나 법무부에는 압수수색이 있기 두 시간 전에야 보고가 이뤄진 것이란 게 몇몇 검찰 관계자의 설명이다. 북부지검이 당일 대검 중수부를 거쳐 공식 보고를 했고, 이 같은 내용은 압수수색 전에 법무부로 전달됐지만 장관이 국회에 있어 곧바로 보고되지 않았다는 것이다.



 반면 법무부와 검찰의 시스템을 볼 때 이 같은 상황은 상상하기 어려운 것이란 점에서 “정치적 공세를 피하기 위한 ‘페인트 모션’ 아니냐”는 시각도 제기되고 있다. 익명을 요구한 대검 간부 출신의 한 변호사는 “세세한 수사 상황까지 보고되지는 않지만 의원 사무실 압수수색 같은 중요 사안이 법무부에 보고되지 않는다는 건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했다.



 그러나 8일 이 장관과 김 총장이 내놓은 두 갈래의 목소리는 갈등설을 증폭시키고 있다. 김 총장은 이날 “이럴 때일수록 의연히 대처하라”며 검찰의 정면 돌파를 주문했다. 같은 날 이 장관은 국회에서 “깔끔한 마무리에 장관직을 걸겠다. 가급적 빠른 시간 내에 끝내도록 검찰에 지시하겠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사법시험 22회인 이 장관이 김 총장(21회)보다 한 기 후배이기 때문에 법무부와 대검 사이에 긴밀한 의사소통이 이뤄지지 않는다는 분석까지 나오고 있다. 법무부 관계자는 “제대로 수사하겠다는 총장 입장과 빨리 수사를 진행하겠다는 장관 방침이 상반되는 것은 아니다”며 “지엽적인 차이를 부각시켜선 안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철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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