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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황궁에 장물 … 일본인 정신적 충격”

중앙일보 2010.11.10 00:20 종합 14면 지면보기



의궤환수위 혜문 스님 기자간담회







“기존의 문화재 환수에 비해 분명히 진일보했다.” 조선왕실의궤환수위원회(이하 환수위)는 9일 서울 조계사 중앙신도회관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일본 정부가 조선왕조의궤 등 1205책을 반환키로 한(본지 11월 9일자 1, 3면 보도) 데 대해 이 같은 입장을 밝혔다.



 환수위는 “조선왕실의궤는 간 나오토 총리의 담화에 포함된 ‘과거사에 대한 통절한 반성’에 의거해 돌아오는 것이므로 한·일 관계에서의 분명한 진전”이라고 말했다. 환수위 사무총장 혜문 스님은 “일본 사람들이 천황궁 서고에 장물이 있었다는 사실에 큰 정신적 충격을 받고 있음을 감안해야 한다”며 “천황궁에 있던 문화재가 제자리로 돌아온다는 정치적 상징성이 매우 크다”고 평가했다.



 반환대상 의궤 167책 중 1종 4책은 궁내청에서 돈을 주고 구입했다는 사실도 주목된다. 혜문 스님은 “총독부 반출 문화재만 대상으로 한정한 간 총리 담화의 범위를 넘어서 소장 의궤를 모두 반환키로 한 것은 일본 정부가 조선왕실의궤가 지닌 상징적인 의미를 인정한 것으로 평가할 만하다”고 해석했다.



 환수위는 제실도서(帝室圖書)와 경연(經筵)이 반환 목록에서 빠진 것에 대해 “우리가 유통 경로를 입증하지 못했고 공식적으로 반환을 요구한 적도 없다”고 지적했다.



  환수위는 “환수 이후가 더 중요하다”는 뜻도 분명히 했다. 혜문 스님은 “2006년 반환된 조선왕조실록 오대산 사고본은 서울대가 ‘기증’이란 이름으로 받고 나서 가장 먼저 한 일이 서울대 규장각 도장을 날인한 것이다. 이후 현재까지 대중에게 공개하지 않았으며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에 추가 등재신청도 하지 않는 등 좋지 않은 선례를 남겼다”고 비판했다. 반환된 문화재를 어떻게 활용해야 하는지에 대한 국가기관의 인식이 부족하다는 것이다.



한편 센고쿠 요시토(仙谷由人) 일본 관방장관은 9일 조선왕조의궤 등 문화재를 한국에 인도하는 협정을 현재 개회 중인 임시국회에서 처리하겠다고 밝혔다. 일본 정부의 연내 반환의지를 거듭 확인한 것이다.



 ◆이재오 장관 "인도 아닌 반환”=9일 국무회의에서는 돌려받는 문화재를 놓고 ‘반환’이냐 ‘인도’냐는 토론이 오갔다. 이재오 특임장관은 “우리 것을 (일본이) 가져간 것이니 당연히 반환이라는 표현이 맞지 않는가”라고 지적했다. 정부 대변인인 박선규 문화체육관광부 제2차관도 “일본 입장에선 인도라고 해도 우리 입장에선 반환이 당연하다”고 밝혔다.



이경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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