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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국가과기위 상설화, 흥정거리 아니다

중앙일보 2010.11.10 00:18 경제 4면 지면보기






이상목 한국과학기술단체총연합회 사무총장



국가 연구개발(R&D) 사업을 총괄 기획하고 조정할 국가과학기술위원회(이하 국과위)를 강화하는 방안을 놓고 논란이 치열하다. 정부는 기존의 국과위를 대통령을 위원장으로 하는 상설 행정위원회로 격상하겠다는 계획을 내놓은 바 있다. 교육과 산업 현안에 밀려 실종돼 버린 과학기술 정책을 되살리려는 특단의 대책에 대해 과학기술계를 대표하는 29개 단체가 전폭적인 환영의 뜻을 밝힌 바 있다.



 그러나 최근 정치권이 여야로 나뉘어 이를 놓고 갑론을박하고 있다. “국과위의 위원장을 대통령이 맡는 건 위헌 소지가 있다” “국과위를 상설화하기보다 현 정부 출범 때 과학기술부를 통폐합한 잘못을 인정하고 과학기술부를 다시 부활하라”는 등의 이야기가 주 내용이다. 이런 논란을 국회에서 논의해 틀린 것이 있으면 바로잡는 것이 마땅하다. 그러나 이 점을 염두에 둬야 한다. 정부가 이미 법률 검토까지 마치고 심사숙고해 개선안을 만들었고, 과학기술인 대다수가 이런 방향을 원한다는 점이다. 국가의 연구개발 어젠다를 수행하는 26개 정부 출연연구기관도 하루 빨리 국과위의 위상이 강화돼 그 밑으로 들어가길 원한다.



 개선안을 보완할 것이 있으면 국회에서 충분히 논의해 더 좋은 안이 될 수 있게 해야 한다. 그러나 이를 무산시키려 하는 어떠한 의도나 정략적인 계산은 배제해야 한다. 국가의 장래를 좌우할 과학기술 정책의 큰 틀을 만드는 데 여와 야가 따로 있을 수 없다. 정치적 계산과 흥정의 대상이 되지 말아야 한다.



 현재 국제과학비즈니스벨트 특별법이 2년째 국회에서 표류하고 있다. 우리 과학기술을 선진국 따라 하기에서 미래지향적 창조형으로 전환시키는 데 밑거름이 될 법이 여야의 정쟁 탓에 발목이 잡혀 있는 것이다. 이를 바라보는 과학기술인들은 국과위 기능 강화 안까지 그런 전철을 밟게 되지 않을까 우려한다. 과학기술부가 교육 부처로 통폐합된 지난 2년여 동안 정부 내에서 과학기술 주요 현안에 대한 심도 있는 논의와 정책 발굴이 실종됐다고 본다. 이런 상황에서 과학기술 컨트롤타워의 강화에 대한 과학기술계의 요구는 현실적이고 절박한 것이다. 각 부처의 연구개발이 국가적 방향타 없이 제 갈 길을 가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우리나라의 미래는 과학기술에 달려 있다.



이상목 한국과학기술단체총연합회 사무총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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