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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공정사회 확산시켜 ‘공정한 세계화’ 확산되기 바란다”

중앙일보 2010.11.10 00:13 종합 33면 지면보기



국제노동기구 후안 소마비아 사무총장 본지 단독 인터뷰





“서울 G20(주요 20개국) 정상회의의 의장인 이명박 대통령이 공정사회와 일자리창출을 정책의 중심에 놓고 있다는 점에서 이번 G20 정상회의에 거는 기대가 아주 크다.”



 유엔 산하 국제노동기구(ILO)의 후안 소마비아(사진) 사무총장이 9일 중앙일보와 단독 인터뷰에서 한 말이다.



소마비아 사무총장은 그러면서 “ILO는 한국의 공정사회를 국제사회로 확산시켜 ‘공정한 세계화’가 실현되길 바라고 있으며, 세계 각국에 한국처럼 일자리 정책을 거시경제정책의 중심에 둘 것을 촉구한다”고 말했다. 이날 인터뷰는 G20 정상회의 참석차 8일 방한한 소마비아 총장의 제안으로 이뤄졌다. 다음은 일문일답.



 -이번 G20 정상회의의 주된 관심은 금융과 환율, 무역에 관한 것이다. 그런 면에서 이번 회의에서 소마비아 총장의 입지는 약해보인다.



 “서울 정상회의에서는 일자리 아젠다와 관련된 중요한 돌파구가 마련될 것으로 보인다. 의장인 이 대통령이 양질의 일자리를 만드는 데 도움이 되는 선언을 이끌어내고, 전세계 서민의 아픔과 고통을 달래며 희망을 줄 것으로 기대한다.”



 -그런 기대감을 가지는 이유는 뭔가.



 “얼마 전 이 대통령이 발표한 ‘국가고용전략 2020’은 거시경제정책의 중심을 일자리에 두고 있음을 입증한 것이다. 이는 서민과 근로자에게 희망을 주는 정책이라고 평가하며, 다른 국가에 권유할 만한 것이다.”



 -전세계가 청년들의 일자리 때문에 고민이 많다.



 “가장 중요한 것은 교육과 직업훈련을 통해 청년들이 기술적 능력을 가지도록 해야 한다. 하지만 간과해서는 안 되는 중요한 것이 있다. 청년들이 일자리에 대한 존엄심을 가져야 한다는 점이다. 사무직뿐 아니라 현장에서 물건을 만드는(생산직) 것에서도 일의 존엄심을 느껴야 한다.”



 -지난해 5월 ILO 총회에서 ‘공정한 세계화’를 주창했다. 이번 G20 회담이 국가간 공정성을 어느 정도 실현시켜 줄 것으로 보는가.



 “예전에는 G8(주요7개국+러시아)이었다. 선진국만의 모임이었다. 여기에 신흥국이 참여해 G20이 됐다. 그런 면에서 G20 자체가 글로벌 권력의 이동을 보여준다. G20이 공정한 세계화의 상징적 성격이 강한 것이다. 실제로 G20이 출범한 뒤 우리는 지구적 차원의 금융질서 전환을 목격 중이다. 금융을 시장에 맡겨놓았던 선진국은 무너졌지만, 어느 정도 조정하던 신흥국은 거뜬하다. 다만, 선진국과 다른 국가간의 공정성이 확보되기 위해서는 선진국은 작은 권력을 갖게 될 것이란 점을 받아들여야 하고, 신흥국은 책임이 커질 것이라는 점을 깨달아야 한다.”



 -G20 정상회의가 열릴 때마다 여러 나라의 시민사회단체가 의장국으로 몰려가 시위를 한다. 이를 어떻게 보는가.



 “서민의 근심과 우려를 보여주는 것이다. 그런 점에서 이번 G20 정상회의는 세계 서민의 근심에 답변해야 할 의무가 있다.”



글=김기찬 기자, 사진=오종택 기자



◆ ILO=1919년 베르사유조약에 따라 근로조건을 개선하고 인력자원을 훈련하는 각종 정책과 기술을 지원하기 위해 설립됐다. 각국의 노·사·정 대표가 함께 노동시장의 개선방안을 찾는 국제연합 내 노사정협의체라고 할 수 있다. 처음엔 선진국만 가입돼 있었으나 48년 유엔 전문기구로 자리 잡으면서 제3세계 국가의 가입이 늘어났다. 69년 노벨평화상을 받았다. 한국은 99년 가입했다. 본부는 스위스 제네바에 있다. 내년에 100차 총회가 열린다.



◆후안 소마비아=칠레 출신으로 이탈리아 토리노 대학과 파리 제1대학교 대학원에서 정치학(박사)을 공부했다. 1990년 국제연합(UN) 칠레대표부 대사에 임명된 뒤 99년까지 재임했다. 96년부터 2년간 UN의 안전보장이사회 의장도 맡았다. 99년 ILO 사무총장을 맡아 지금까지 재직중이다. 69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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