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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5회 삼성화재배 월드바둑마스터스] 첫 번째 미스터리, 흑185

중앙일보 2010.11.10 00:06 경제 19면 지면보기
<본선 32강전>

○·이창호 9단 ●·창하오 9단











제14보(178~185)=180까지 이창호 9단은 대마 잡기에 올인했다. 사느냐, 죽느냐. 손에 땀을 쥐고 바라보고 있는데 게임은 의외로 쉽게 끝나버렸다. 창하오 9단이 181로 가볍게 뛰어나오자 공격 수단이 끊어지고만 것이다. 이 9단도 백의 치명적 약점을 뒤늦게 발견하고 힘없이 184로 후퇴한다.



 백의 치명적 약점이란 바로 <참고도> 흑6에 두는 수다. 잡으려면 백1로 나가 4로 끊어야 하는데(이곳에 흑은 한 집이 마련됐다) 흑이 6에 둘 때 응수가 없는 것이다. 두 집을 안 주려면 7에 이어야 하겠지만 흑8로 기어 나오는 수가 있다. 백이 끝끝내 버티면 큰 패가 나겠지만 흑은 살자는 팻감이 무수한 데다 백은 다 죽는 패다. 이 무렵 쿵제 9단을 일찌감치 격파한 이세돌 9단이 이 판의 검토에 참여했다. 기이하게도 이 판은 이때부터 미스터리로 점철된다. 바둑은 지금부터 불과 10여수면 끝난다. 그러나 이 10여 수 동안 ‘클릭 미스’에 가까운 사건들이 줄을 잇는다. 패자가 돌을 던져 판이 끝난 뒤에도 미스터리는 계속된다.



 그 첫 번째 미스터리가 185다. 의문은 이것이다. 살면 끝나는 바둑에서 185는 왜 A로 간단히 연결하지 않았을까. 왜 B로 끊기는 맛을 남겨두었을까.



박치문 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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