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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르켈 독일 총리 “보호무역주의, 세계 경제에 위험요소 될 것”

중앙일보 2010.11.09 23:10 종합 4면 지면보기



G20 서울 정상회의 내일 개막 … 5개국 정상 연쇄 인터뷰





“보호무역주의는 세계경제에 위험요소로 작용할 것이다.”



 앙겔라 메르켈(56·사진) 독일 총리가 9일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에서 미국과의 강도 높은 대립을 불사할 뜻을 보였다. 그는 미국이 국제사회에 제안한 ‘경상수지 목표제’에 대해 “고려할 가치가 없는 주장”이라며 반대의사를 표명했다.



티머시 가이트너 미국 재무장관은 최근 각국이 무역수지 흑자 폭을 국내총생산(GDP)의 4%를 넘지 않도록 하자며 이 제도의 도입을 제의했다. 보호무역주의에 대한 비판도 미국을 겨냥한 것이다.



 메르켈 총리는 미국이 추진하고 있는 달러 통화량 확대(양적 완화)에 대해서도 “지금은 ‘출구전략’을 논의할 때”라며 비판적 시각을 드러냈다. 경기부양책을 쓸 때가 아니라 경제위기 극복을 위해 투입된 자금의 회수 문제를 의논해야 할 시점이라는 의미다.



 메르켈 총리는 G20 회의에서 논란이 될 것으로 예상되는 중국 환율 문제에 대해서는 “각국 환율에는 경제력이 반영돼야 한다”고 말했다. 중국 위안화의 절상이 필요하다는 의미로 해석할 수 있는 주장이다. 미국의 경제정책에 반대하지만 중국을 편들지도 않겠다는 얘기다.



 메르켈 총리는 이날 오전(현지시간) 독일 베를린 총리실 청사에서 본지를 포함한 5개의 한국 언론사와 인터뷰를 했다. 2005년 취임한 그가 한국 언론과 인터뷰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11일 한국을 방문하는 메르켈 총리는 이명박 대통령과 별도 정상회담을 한다. 그는 최근 경제잡지 포브스의 평가에서 세계에서 여섯째로 영향력이 큰 인물로 선정됐다. 다음은 일문일답.



 -한국 방문을 앞둔 소감은.



 “한국 방문은 처음이다. 한국이 회의 준비를 철저히 한 것으로 알고 있다. 며칠 전 이명박 대통령과의 통화에서 G20 회의의 중요성이 점점 커져 간다는 얘기를 나눴다.”



 -G20 회의에서 독일이 중점을 두고 있는 부분은.



 “‘바젤Ⅲ 협약’ 같은 은행자본 건전화 방안, 국제통화기금(IMF) 개혁 등은 G20 정상회의 사전준비 과정에서 이미 상당한 진척이 이뤄졌다. 금융안전망 도입도 중요한 의제다. 세계 각국이 안전망에 의지하는 ‘도덕적 해이’에 빠지지 않도록 하는 조치가 수반돼야 할 것으로 생각한다.”



 -미국은 무역수지 흑자국의 흑자 폭을 제한하려 한다. 이에 대한 독일의 입장은.



 “미국의 입장에 반대한다. 고려할 가치가 없는 주장이다(Ich halte davon nicht). 무역수지 문제는 각국이 자국 상품의 경쟁력 강화를 통해 해결해야 한다. 우리는 자유무역주의를 지지한다. 보호무역주의는 세계경제의 위험요소로 작용할 것이다. 무역수지 흑자는 해당국의 상품이 국제시장에서 경쟁력을 가지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러한 경쟁을 제한해서는 안 되며 각국은 세계 최고의 상품을 생산하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 지난해 캐나다에서 열린 G20 회의에서는 2013년까지 각국이 재정적자를 절반으로 줄이기로 합의했다. 이를 지키기 위해서는 이번 회의에서 ‘출구전략’에 대해 논의해야 한다. 이에 대한 논의를 미국에 제안할 것이다.”



 -중국의 환율 문제는.



 “환율에는 각국의 경제력이 반영돼야 한다. 환율 문제가 정치적 갈등을 유발해서는 안 된다. 이를 위해 우리는 보다 근본적이고 장기적인 해법을 찾아야 한다.”



 -한·독 양국 관계를 어떻게 보나.



 “분단과 경제 성장이라는 측면에서 한국과 독일은 비슷한 나라다. 현재는 자동차 산업 등에서 경쟁하는 ‘우호적 경쟁자’ 관계다. 독일은 한국이 이룬 성장을 존경한다.”



베를린=이상언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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