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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view&] 지도자와 두목의 차이

중앙일보 2010.11.09 20:04 경제 4면 지면보기






황철주 주성엔지니어링 사장



인간이 두 명만 모이면 사회가 이뤄진다. 그리고 이렇게 사회와 조직이 형성되면 본능적으로 그 안에서 우두머리를 만들어 낸다. 리더를 통한 리더십, 즉 지도력은 결국 인간의 ‘일[業]’에 관한 것이다. 공동의 목표 달성을 위해 한 사람이 다른 사람의 지지와 도움을 얻는 사회적 영향의 과정이며, 단순히 힘에 복종하는 것이 아닌 그가 가진 높은 가치와 신뢰감을 통해 따르는 사람이 생겨난다는 뜻이다.



 여기에서 진정한 지도자와 관리자, 두목의 성격이 결정된다. 꿈과 이상을 품고 구성원의 목적과 동기, 의지를 고취시켜 ‘스스로 몰입하게 만드는 것’이 지도자라면, 그저 주어진 임무를 완수하는 것은 관리자, 그리고 지위의 힘으로 그냥 ‘하라’고 명령만 하는 것은 두목이다.



 시대와 장소에 따라서 존경받는 리더십의 모습은 달라진다. 고대 중국 춘추전국시대에는 예와 인을 갖춘 리더가 필요했고 21세기 디지털미디어 시대에는 변화와 창조를 중시하는 리더를 원하고 있다.



 일제시대를 거치고 한국전쟁을 겪으면서 백 년간 우리는 ‘나를 따르라’라는 ‘두목형’ 리더의 모습을 참된 우리 시대의 리더라고 착각하며 살았다. 세계화라는 꿈을 꾸기도 전에 소수 대기업의 요구조건을 맞추는 것이 다수의 최고 목표였고, 창조보다는 빠른 모방을 기업의 미덕으로 여기며, ‘두목식’ 리더십으로 선진국을 따라잡는 추격에 성공할 수 있었다. 공동의 합의와 구성원의 개성과 창의성이 무시되더라도 목표달성이 먼저였기에 어느 정도의 희생과 고통을 감내한 것이다.



 하지만 지금은 ‘정답’보다 ‘명답’이 필요한 창의력이 경쟁이 되는 시대다. 그렇기에 우리에게도 이제 과거의 리더십에서 벗어난 새로운 ‘창조적 리더십’이 필요해졌다. 관리자는 답을 정하지만, 지도자는 사람들에게 질문을 한다. 그래야만 구성원 스스로 자신의 생각에 따라 답을 찾아 나서고 일 속에서 새로운 창조의 기쁨을 누릴 수 있기 때문이다. 단기적으로는 관리자가 성과를 내지만 장기적인 측면에서 지도자가 더 강한 이유다.



 진정한 지도자는 그가 품은 꿈과 이상으로 알 수 있다. 조직 모두가 함께 하는 공동의 목표는 성공과 돈이라는 개인적 야망이 아닌 공동체와 사회, 나라를 위한 것이어야 한다. 자식을 사랑하는 어머니처럼 지도자는 구성원에게 기업의 꿈을 보여 주고, 스스로 필요한 일을 찾아갈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역할을 자청해야 한다. 문화와 인프라를 만들어 주고, 구성원으로 하여금 일이 주는 행복을 느낄 수 있는 터전을 만들어줘야 한다. 이것이 충족되지 않을 때 그 리더는 한낱 ‘두목’에 불과한 인물로 전락하고 만다.



 요즘 창업하는 젊은 기업가들에게 꼭 당부하고 싶은 말이 바로 이 점이다. 돈 벌자고 창업하면 나와 조직 구성원 모두 불행해진다. 무엇보다 우리가 함께 창조한 제품으로 세계 최고가 되겠다는 공동체의 이익이 우선돼야 한다. 너와 내가 함께 행복한 것이 결국 진정한 의미의 일[業]이다.



 리더십은 결국 구성원 모두가 옳다고 인정하는 목표와 생각에서 출발하는 것이다. 이런 공감 없는 목표달성은 그저 피곤하고 힘든 노동이 될 뿐이다. 그래서 경쟁력 있는 조직이 되기 위해 지도자가 새로운 조직 구조를 창조하는 도구로 활약해야 한다. 혁신을 위한 수많은 정책이 그 실효를 거두지 못하는 이유도 여기서 찾아볼 수 있다.



 진정한 지도자들은 존경과 존중을 받는다. 어떻게 해서든 목적을 달성하라고 명령만 하는 두목은 구성원들로부터 섬김을 받을 수 없다. 이제는 자발적인 참여와 적극적인 협조를 이끌어 내는 능력, 영원히 우리 곁에 있어 주었으면 하는 어머니의 사랑과 같은 지도력, 우리 모두 옳다고 생각하는 길을 즐겁게 함께 가자고 할 수 있는 멘토링 능력을 가진 ‘창조적 지도자’가 돼야 한다.



황철주 주성엔지니어링 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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