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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남시 동네만들기 지원센터 ‘사랑마루’

중앙일보 2010.11.09 02:47



도서관 만들고 벽화 꾸미고…더 살기좋게 가꾸는 고향마을







내가 살고 있는 곳, 내 아이가 태어나고 자라는 곳을 더 살기 좋은 마을로 만들려고 하는 이들이 있다. 성남시 동네만들기 지원센터 ‘사랑마루’ 사람들이다. 사랑마루는 성남지역을 중심으로 활동하는 예술가, 지역활동가, 동네 주민이 함께 만들어가는 생활 문화예술 통합 프로젝트다. 올해 마무리를 앞둔 이들을 만났다.



내 고장 성남, 내 손으로 가꾸기



3일 낮 12시. 중원구 도촌동 섬마을아파트 5단지 1층의 주민자치위원회 사무실은 청소년 공부방으로 새단장을 하는 중이었다. 옆방은 마을도서관 만들기 작업이 한창이다. 직접 손에 붓을 잡고 공부방과 도서관을 꾸미고 있는 이들은 사랑마루의 도촌동 프로젝트 팀장인 박진영(42·중원구 성남동)씨, 지역에서 활동하는 예술가 이화섭(44·수정구 태평동)·정삼선(42·중원구 금광동)씨 등이다. 고등학교 미술부 선후배 사이인 이들이 성남시 동네만들기 사업을 위해 하나로 뭉친 것이다.



사랑마루는 태평동, 상대원동, 은행동 등에서 동네만들기에 참여하던 7명이 모여 시작됐다. 크고 작은 행사가 있을 때는 내용에 따라 10~12명까지 모여 함께 한다. 사랑마루의 이상훈 총감독(43·중원구 상대원2동)은 2006년 태평동 사업으로 동네만들기와 인연을 맺었다. 태평동을 카메라에 담으면서 마을 외관 가꾸기보다 주민 공동체 형성이 중요하다고 생각했다.



이를 위해 주민, 행정기관, 전문가를 연결해주는 지원센터가 필요하고, 주민들과 지속적으로 교류할 수 있는 지역민들이 이 역할을 맡으면 좋겠다는 생각으로 이어졌다. 지난해 성남문화재단의 지원센터 공모에서 그는 뜻이 같은 이들을 모았다. ‘사랑마루’의 시작이었다. 이름은 사랑방과 사랑마당 사이 연결공간인 사랑마루에서 따왔다.



초등학교 3학년 때부터 성남에 살고 있는 이 총감독은 “성남 구시가지가 개발되던 70년 대 성남에 왔던 초등학생들이 40대가 됐다”며 “이들이 지금도 성남에 살면서 내 고향을 가꾸고자 하는 마음을 품고 모인 것”이라고 설명했다.



함께 하고 있는 박 팀장은 벽화작업을 해온 프리랜서 디자이너다. 그는 2007년 상대원공단 프로젝트를 통해 공공미술 일을 시작했다. 동네만들기 사업의 하나였던 은행동 풀장환상, 수진동 하늘텃밭 등이 박 팀장과 이 작가, 정 작가의 손으로 만들어졌다. 이초영팀장(35·서울 동선동)은 초기 멤버 중 유일한 외지인이다. 그는 2005년부터 사랑방클럽 프로젝트 참여를 계기로 함께 하게 됐다.



주민이 주체인 문화마을공동체



그 동안 동네만들기가 진행된 곳은 은행동 주공아파트, 상대원시장, 상대원공단, 수진동, 도촌동 등이다. 기대 이상으로 좋은 성과를 거둔 동네도 있지만 호응을 얻지 못 한 곳도 있다. 사랑마루는 세 가지 활동에 중점을 뒀다. 주민모임공간 만들기, 주민 스스로 주체가 되는 커뮤니티 만들기, 이웃과 함께 하기다. 이를 위해 동네별로 동네만들기 운영위원회를 조직했다. 가족·이웃이 함께 할 수 있는 문화예술 프로그램을 개발하고 우리 동네의 역사를 알아보는 시간을 마련했다. 주민들이 직접 문화 프로그램을 기획하고 운영할 수 있게 도왔다.



동네만들기 지원센터가 된 지 2년 째인 올해도 숨가쁘게 달려왔다. 시의 지원이 끝난 은행동은 주민들 힘으로 동네 문화 프로그램을 유지할 수 있게 지원했다. 도촌동은 가족 중심의 커뮤니티를 운영하면서 마을도서관과 청소년공부방을 만들었다. 판교 삼평동에는 자치기반을 마련했다.



지난 달은 올 한해의 활동을 정리하는 시간이었다. 8일엔 각 동네의 운영위원과 자녀들이 함께 워크숍을 떠났다. 동네 주민들끼리의 친교를 넘어 동네와 동네 사람들 사이의 소통과 교류를 위해서였다. 또 23일엔 은행동, 30일은 도촌동과 삼평동에서 1년 간 주민들이 커뮤니티를 통해 만든 작품과 공연을 선보이는 자리를 가졌다. 이달 13일에는 올해의 마지막 행사가 기다린다. 도촌동 마을도서관에 동네만들기에 참여한 모든 이들이 모인다. 박팀장은 “작가, 지역활동가의 관점에서 욕심을 버리고 주민이 원하는 것을 따라갈 때 좋은 성과를 거둘 수 있는 것 같다”고 전했다.



아직은 해결해야 할 문제도 많다. 참가하고 싶은 동네는 늘어나는 데 모든 수요를 충족시킬 수 없는 게 현실이다. 올해 잠시 활동을 멈춘 수진동은 다문화가정이라는 동네 특색에 맞춰 새로운 프로그램을 구상할 계획이다. 이 총감독은 “문화예술만으로 동네만들기에 한계가 있다는 생각에 지역 내 복지·여성·청소년단체들과 함께 할 방법을 찾아가고 있다”며 “내 아이에게 더 좋은 성남을 만들어 주려고 한다”고 미소지었다.



[사진설명] 성남시 동네만들기 지원센터 사랑마루의 이상훈 총감독, 이초영 팀장, 박진영 팀장과 정삼선 작가, 이화섭 작가(왼쪽부터) 등이 도촌동 마을도서관 만들기 공사현장에 모였다.



<신수연 기자 ssy@joongang.co.kr/사진=김진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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