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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보며 상담하고 뮤지컬서 배우고…애들이 더 좋아한다, 우리 동네 보건소

중앙일보 2010.11.09 01:03 종합 25면 지면보기



어린이·청소년 맞춤 서비스 인기



서울 중랑구 보건소의 자원봉사자들이 지난 달부터 관내 어린이집을 돌며 우리 몸을 주제로 한 뮤지컬을 공연하고 있다. [중랑구 보건소 제공]







지난달 26일 서울 중랑구 명성어린이집. “길쭉길쭉 예쁜 손가락이 우아하게 춤을 추네. 그런데 친구들, 발가락이 없으면 어떻게 될까요?”



 100여 명의 어린이가 모인 강당에서 뮤지컬 공연이 한창이다. ‘소중한 발가락’이라는 제목의 뮤지컬은 아이들이 몸의 소중함을 배우고, 협동심을 기를 수 있도록 만든 30분짜리 공연이다. 최성우(6)군은 “공연 중간에 무대에 나가 발표도 할 수 있어서 재미있었다”며 “친구들을 위하는 마음이 필요하다는 것을 배웠다”고 말했다.



 공연은 중랑구 보건소에서 자원봉사자로 일하고 있는 ‘중랑보건소 이동극장’ 단원 13명이 준비했다. 이들은 지난해 보건소에 ‘어린이 건강증진팀’이 신설되면서 아이들의 정서적 안정을 돕는 방법을 고민하다 자원봉사자를 모았다. 서울중랑연극협회의 도움을 받아 올 7월부터 석 달 동안 뮤지컬을 연습했다.



 뮤지컬에 참여한 자원봉사자 김홍남(49·주부)씨는 “보건소라고 하면 딱딱한 치료만 해주는 줄 알았는데 색다른 프로그램을 하기에 참여하게 됐다”며 “주민들로 구성된 봉사자들끼리 친해지는 계기가 됐다”고 말했다. 중랑보건소 이영숙 보건지도과장은 “지난달 세 번에 걸쳐 300여 명의 아이들을 대상으로 공연한 결과 호응이 좋았다”며 “내년에는 다른 극을 올릴 계획”이라고 밝혔다.



 서울시내 보건소가 어린이와 청소년을 위한 맞춤형 서비스를 내놓아 인기를 끌고 있다. 그간 무료 건강검진이나 1회성 캠페인 위주로 진행됐던 보건소 프로그램이 바뀌고 있는 것이다.



 강동구 보건소는 청소년을 위해 ‘영화치료 프로그램’을 무료로 운영하고 있다. 친구관계 등 학교생활에 어려움을 느끼는 청소년을 위해 마련한 강좌로, 3개월 전부터 매주 목요일 오후 6시부터 2시간 동안 상담심리사가 진행한다. 10여 명의 학생에게 영화를 보여주고, 느낌을 자유롭게 이야기하며 상담하는 프로그램이다. 고등학교 2학년 김모(17)양은 “소심한 성격 때문에 친구를 사귀기 힘들었는데, 영화를 함께 보고 토론하면서 성격이 많이 밝아졌다”며 “직접 영상을 찍으면서, 꿈도 생겼다”고 말했다. 최순이 상담심리사는 “아이들이 공감할 수 있는 영화를 골라 보여주면 처음에는 뾰로통했던 아이들의 태도가 점차 변한다”고 설명했다.



  관악구 보건소가 지난달 선발한 ‘제1기 어린이·청소년 건강 기자단’에 청소년들의 관심이 높다. 보건소는 글쓰기에 관심이 있는 학생 15명을 선발해 이들이 취재한 건강정보를 구정신문에 게재하고 있다. 관악구 보건소 보건행정과 박지현 담당은 “학생들이 발품을 팔아 건강정보를 취재한 뒤 친구들에게 알려주는 과정에서 건강에 대한 소중함을 느낄 수 있어 반응이 좋다”며 “1기의 성과를 검토한 뒤 내년에도 진행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이 밖에도 구로구와 중구 보건소는 영양·성·금연·운동에 대한 정보를 체험하며 배울 수 있는 ‘어린이 건강체험관’을 운영하고 있다. 마포구의 경우 올해 하반기부터 관내 중·고등학교로 성교육 전문강사가 찾아가는 ‘체감형 성교육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다.



임주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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