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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균열 생긴 광화문 현판 내 돈 들여 다시 만들겠다”

중앙일보 2010.11.09 00:53 종합 2면 지면보기



신응수 대목장 “경복궁 복원 도편수로 책임 통감”





복원 석 달이 안 된 시점에서 금이 간 광화문 현판 논란과 관련해 신응수(사진) 대목장이 “자비를 들여 현판을 다시 만들겠다”고 8일 밝혔다. 도편수(우두머리 목수)로 경복궁 복원을 맡은 신 대목장은 “20년 경복궁을 복원해온 명예가 현판 하나로 무너지게 만들 수 없다”며 이같이 밝혔다.



신 대목장은 “경위가 어떻든, 책임 소재가 어디 있건 현판에 균열이 일어난 데 대해 도편수로서 책임을 통감한다”며 “내가 다시 만든 현판을 광화문에 다느냐 마느냐는 문화재청에서 결정할 일이지만, 정부 결정과 관계없이 판재를 켜는 것부터 각자·단청까지 마무리해 새 현판을 만들겠다”고 말했다.



 신 대목장은 “현재 상태에선 현판을 수리하면 땜질식 처방을 한다며 여론의 비난이 일 것이고, 내년 봄까지 놔 둬도 방치한다며 비난을 살 것”이라고 말했다. 현판은 신 대목장이 제공한 육송을 재료로 오옥진 각자장(刻字匠)이 제작했다.



 그는 “금강송의 특성상 급격한 기후 변화에 따른 수축과 이완 현상으로 균열이 일어날 수 있다”며 “미리 예상하지 못한 책임이 나에게도 있다”고 말했다. 그는 원목 상태에서 3년 이상 건조한 나무를 판재로 켜 오 각자장에게 넘겼다고 밝힌 바 있다. 그러나 현판의 균열과 관련해 판재로 켠 뒤 재건조하는 작업이 부족했다는 전문가들의 지적이 잇따르면서 신 대목장과 오 각자장 사이에 책임 공방이 벌어지는 모양새가 됐다.



 문화재청은 신 대목장의 급작스러운 제안에 대해 난감해하는 입장이다. 문화재청 박영근 문화재활용국장은 “지금은 현판 균열 현상에 대한 면밀한 분석이 필요한 때다. 조사 결과를 보고 나서 현판 교체 등 최종 대책을 결정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경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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