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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산 바지 보면 라이프 스타일 보여요

중앙일보 2010.11.09 00:28 경제 9면 지면보기
아웃도어 시장은 올해 3조원에 육박할 정도로 크게 성장했다. 아웃도어 의류 중 가장 기본이 되는 것은 등산 바지다. 등산 바지는 그동안 고기능에 다채로운 색상과 패션을 접목한 상의에 밀려 큰 관심을 못 받아 왔지만, 그래도 등산하는 사람들은 꼭 갖추는 기본 아이템이다.



 아웃도어 브랜드 K2의 정용재 브랜드 마케팅팀장은 “단순해 보이는 등산 바지도 지금까지 네 번의 큰 변화기를 겪으면서 진화해 왔다”며 “이를 살펴보면 소비자의 요구나 라이프 스타일의 변화를 알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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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반바지와 긴 양말 패션’은 1980~90년대의 특징이다. 이때의 아웃도어 시장은 등산복보다는 배낭이나 텐트 등 캠핑용품이 주력 제품이었다.



90년대 후반, 수입 브랜드들이 국내 시장에 진출하면서 고어텍스나 윈드스토퍼 등 고기능 소재 제품을 내놨지만 매니어들만 찾았다. 이런 상황에서 등산 바지에 대한 개념도 따로 없었다. 등산객들은 대부분 평상시 입는 운동복이나 청바지·면바지 등을 입고 산에 올랐다. 등산을 자주 다니는 매니어들도 반바지 형태의 카고팬츠에 무릎까지 오는 긴 등산용 양말을 신었다.



 2000년대 초까지는 아웃도어 시장의 첫 번째 성장기였다. 웰빙 열풍이 불고 등산을 취미로 즐기는 사람이 늘면서 등산을 갈 때 평상복 대신 등산복을 입는 것이 자리 잡았다. 이때 등장한 게 등산 전용 바지인 일명 ‘트레킹 팬츠’. 산에 검정이나 어두운 남색, 회색의 짙은 색깔 바지를 입은 사람이 늘기 시작했다. 정장 바지와 흡사한 심플한 디자인으로 10만원이 넘는 고가였지만 찾는 이가 많았다.



  2004~2007년은 ‘개성 표출기’다. 주 5일제가 실시되고 건강 관리에 대한 관심이 폭발적으로 늘면서 등산복에도 스타일이 강조되기 시작했다. 등산 바지도 짙은 색상의 정장 같은 바지에서 다양한 컬러, 꽃무늬 패턴, 포켓 등으로 다채로워졌다. 슬림형 등 디자인이 다양해진 것도 이때였다.



  2007년 이후는 ‘전문화·세분화’의 시기다. 매니어들만 입는 것으로 생각했던 고기능 팬츠를 일반인도 입기 시작했다. 2008년 K2·코오롱스포츠·노스페이스·라푸마 등 업체들이 전문 제품을 내놓은 게 계기가 됐다. 빠르게 땀을 흡수해 말리는 흡습속건 기능이 우수한 소재에 무릎 부위엔 다른 재질을 댄 ‘하이브리드’ 제품이 많다. K2와 코오롱스포츠는 올해 가을·겨울용 등산 바지 매출을 올 상반기보다 각각 네 배와 두 배 이상 늘려 잡았다.



  캐주얼·바이크용 등으로 바지의 용도 역시 더욱 세분화됐다. 흡습속건 기능을 갖춘 천연 코코넛 소재로 만들었지만 색상과 디자인은 청바지 같아 평상시에도 입을 수 있는 ‘데님 스타일 팬츠’도 올해 신제품으로 등장했다. 오리털 파카를 바지에 적용한 ‘다운 팬츠’, 바지 위에 덧입을 수 있는 겉바지 스타일 바지, 스스로 열을 내는 발열 기능을 더한 ‘스마트 팬츠’도 나왔다.



최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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