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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탕보다 더 달콤한 그림 그리기

중앙일보 2010.11.09 00:21 종합 28면 지면보기



오페라 갤러리서 프랑스 ‘사탕 조각 작가’ 젠켈 미술 교실



프랑스 작가 로렁스 젠켈(왼쪽)이 6일 한국 아이들과 미술 교실을 열었다. 작품의 모티브인 사탕 모형을 아이들에게 나눠줬다. [오페라 갤러리 제공]







1m짜리 사탕을 보고 좋아하지 않을 아이가 있을까. 6일 오후 서울 청담동의 오페라 갤러리에는 3~14세 아이들의 즐거움이 가득했다. ‘거대한 사탕’을 만드는 프랑스 작가 로렁스 젠켈(45)이 자신의 작품을 앞에 놓고 아이들과 함께 ‘미니 사탕’을 만들어보는 시간이었다. 이날 미술 교실에는 70명의 아이들이 모였고, 두 팀으로 나눠졌다. 젠켈은 사탕에 가지각색의 그림을 그려 넣는 작가다. 물방울 무늬부터 태극기, 에르메스 로고 등이 커다란 사탕 조각 안에 들어간다.



 이날 아이들은 6년 동안 사탕 작업을 해온 작가 앞에서 마음껏 상상력을 펼쳤다. 20㎝ 정도의 사탕 모형 안에 더 작은 사탕을 그려 넣기도 하고, 자신이 좋아하는 토끼만 수없이 그려 사탕을 채우기도 했다.



 젠켈은 “고정관념이 없는 어린 아이들은 늘 어른을 뛰어넘는다. 이런 아이들에게 획일적인 미술교육을 하는 것은 시간 낭비”라고 말했다. 이번 미술 교실을 주최한 오페라 갤러리의 김영애 지점장 또한 “대상을 똑같이, 잘 그리는 교육 대신 이처럼 창의적으로 그리는 교육으로 추세가 바뀌어가고 있다”고 설명했다.



 젠켈이 사탕을 선택한 것은 어린 시절의 기억 때문이다. “세 살 아래의 남동생이 있었는데 부모님은 늘 나에게만 사탕을 먹지 못하게 했다. 어른이 되고도 사탕을 보면 어린 시절의 기억이 떠올라 마음껏 큰 사탕을 만들고 싶어졌다”고 했다.



그는 사탕 봉지의 양쪽 매듭을 푸는 순간에서 정지된 듯한 작품을 만들고 있다.



젠켈은 “전세계 사람 누구나 사탕에 대한 추억 하나쯤은 있다. 여기에 모인 아이들도 그럴 것이고, 그 기억과 감성을 마음껏 표현하는 것이 예술이라는 것을 어렴풋하게라도 느끼게 하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일곱 살 딸과 함께 행사에 참석한 주부 김정윤(36·서울 방배동)씨는 “정규 미술교육을 시키는 대신 이렇게 흥미를 돋워줄 수 있는 클래스에 많이 보내는 편”이라고 했다.



 젠켈과 또 다른 프랑스 작가 클로드 에메레(81)을 초대한 ‘프렌치 무드’전은 다음 달 5일까지 오페라갤러리에서 열린다. 02-3446-0070.



김호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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