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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의 교육역량 높이는 ‘야전사령관’이 되겠다

중앙일보 2010.11.09 00:19 부동산 및 광고특집 2면 지면보기



김진규 총장 인터뷰



김진규 신임총장은 “건국대가 최고라고 인정받을 만한 분야를 집중 육성하겠다”는 건국대의 ‘Only One’ 대학 비전을 인터뷰 내내 강조했다. [김진원 기자]



1일 오전 건국대 총장 집무실. 소파 옆으로 42인치 정도 돼 보이는 평범한 LED TV 한대가 눈에 들어왔다. 화려한 방송프로그램 대신 건국대 연구성과 변화추이가 실시간 집계된 화면이 흘러나오고 있었다. 올 9월 1일 신임총장으로 부임한 김진규(58) 총장은 “대학의 브랜드력을 높일 수 있는 가장 좋은 방법은 교수의 연구성과와 강의질을 높여 훌륭한 인재를 양성하는 것”이라며 “총장부터 연구성과 등 우리 학교의 현 위치를 정확히 판단하고, 중장기적 발전목표를 세워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총장 집무실에 TV 전광판을 둔 것도 ‘생산현장의 실무자형·연구자형 공장장같은 총장이 되겠다’는 의지에서다. (※는 독자의 이해를 돕기위한 설명)



-‘공장장같은 총장’의 의미가 궁금하다.



“제품이 좋으면 회사브랜드가 올라간다. 대학도 마찬가지다. 우수한 졸업생이 많아지면 대학의 위상은 높아진다. 이를 위해서는 교수들의 연구업적과 강의질을 높이는 게 우선이다. 교수 개개인의 특징을 파악해 대학의 생산성을 높일 수 있는 ‘시스템’을 만드는 게 총장의 역할이다. 산업현장에서 더 나은 제품을 생산하기 위해 인력을 개발하고 배치하는 공장장의 역할과 같다. 연구 잘 하는 교수는 연구분야에, 강의력이 좋은 교수는 강의에 집중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겠다는 뜻이다.”



-집무실에 전광판을 놓은 것도 같은 이유인지.



“맞다. 전광판에는 건국대의 2010년 특허출원 현황과 외부연구비 변화, 기술이전료 추이 등 교수들의 연구업적과 관련된 정보가 실시간 집계된다. 이것만 보면 어떤 교수가 어떤 분야에 능력이 있는지 알 수 있다. 이를 통해 교수 개개인별로 전문분야에 더 치중할 수 있도록 지원할 계획이다.”



-우수한 인재를 배출하려면 강의질도 중요한데.



“교수의 강의내용을 녹화한 뒤 동영상으로 만들어 학교 홈페이지에 띄우는 방안을 구상중이다. 강의를 녹화해 제공하면 교수간에도 더 나은 수업을 하기 위한 선의의 경쟁을 유발할 수 있다. 학생들도 복습할 수 있는 기회를 갖게 된다. 교수의 강의를 기업과 연구소 등에 제공해 생기는 재정적 수익은 연구비와 장학금으로 활용하겠다.”



-취임사에서 ‘Only One’ 대학을 강조했다.



“아무리 우수한 대학도 모든 분야에서 1등을 할 수는 없다. ‘Only One’ 대학이란 이 분야만큼은 건국대가 최고라고 인정할 만한 분야를 집중육성하겠다는 뜻이다. 흔히 말하는 ‘선택과 집중’이다. 의학과 생명과학, 수의학 등 바이오 생명과학 분야를 포함해 신재생에너지와 부동산·건축분야, 문화콘텐트, 기술경영 등 5개 정도다. 국내 뿐 아니라 세계 학생들이 건국대에서 학문을 배우기 위해 찾아올 수 있도록 최고의 학과로 육성하겠다.”



-좋은 대학을 만들려면 좋은 학생 유치가 우선 아닌가.



“가칭 ‘상허의숙’을 설립해 내년부터 학년당 20여 명의 최우수 학생을 지원할 예정이다. 전액 장학금과 기숙사 제공은 물론, 저명인사와의 튜터시스템을 도입해 건국대를 대표하는 인재로 커나갈 수 있도록 돕겠다.”(※‘상허’는 건국대의 설립자인 유석창 박사의 호다.)



-이런 일들을 하려면 재정적 지원이 필요할 텐데.



“지난 10년간 스타시티 프로젝트를 통해 건국대 법인의 재정이 탄탄해졌다. 여기에 바이오 생명과학 분야 등 우수연구분야를 중심으로 한 산학협동을 활성화시킨다면 재정적 뒷받침은 충분히 가능할 것으로 생각한다. 또 18만 동문들을 대상으로 학교사랑 기부금운동을 벌여 재학생들에게 다양한 장학금 혜택을 주고, 신공학관 등 연구중심 건물을 신축해 ‘공부할 수 있는 대학’을 만들어 가겠다.”



-자전거를 타고 출퇴근하는 게 화제가 됐다.



“관용차를 구입하는 데 1억원 정도가 든다고 들었다. 그 돈이면 젊고 유능한 교수 2명을 초빙하는 게 낫다고 판단했다. 또 출·퇴근길에 학생들을 만나 ‘공부에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를 묻고, 교수 연구실이나 실험실에 하루 2~3곳 정도 들러서 오니 교수·학생들과의 친분도 쌓인다. 하루 5~6km 정도 자전거를 타면 건강도 좋아지지 않겠나.”(※ 총장 공관에서 집무실이 있는 행정관까지는 편도 1.6km다.)






김진규 총장=1952년 마산생. 1976년 서울대 의과대학을 졸업하고 84년 서울대 대학원에서 의학박사학위를 받은 진단검사의학 권위자다. 세계적인 학술지에 190여 편의 논문을 발표했으며, 120차례 학술발표를 했다. 총장직에 취임하면서 “연구 잘 하고 제대로 공부하는 대학을 만들겠다”는 포부를 밝힌 그는 건국대 의무부총장을 겸임하면서 연구중심 병원을 만드는 데도 힘을 쏟고 있다.



글=최석호 기자

사진=김진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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