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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술의 향기 그윽한 ‘감성 백화점’으로 달려가 보자

중앙일보 2010.11.09 00:18 주말섹션 2면 지면보기



신세계, 해외 유명작가 개인전
롯데, 전국 8곳서 다양한 기획
현대, 팝 아티스트 작품 등 소개



지난 달 롯데백화점 에비뉴엘에서 열린 ‘라틴아메리카 현대미술전’.



백화점의 백화(百貨)에는 상품만 포함된 것이 아니다. 백화점은 욕구와 권위, 안목과 교양, 유행과 문화를 파는 장소다. 당연히 미술작품도 포함된다. 다행히 전시 관람은 무료 서비스다. 전시를 영어로는 exhibition, 불어로는 exposition이라고 한다. 만국박람회(Expo)와 전시회, 백화점은 공개(expose)-진열-품평-매매의 과정을 위해 존재하는 형제들이다.



 백화점은 미술관을 품고 태어났다. 1852년 프랑스 파리에 설립된 세계 최초의 백화점 봉 마르셰(Bon Marche)는 개설 초기부터 미술관을 운영했다. 현대식 화랑은 백화점에서 탄생했다고 봐도 과언이 아니다. 서구의 백화점을 모델로 삼았던 일본 최초의 미츠코시(三越)백화점은 1907년 니혼바시 본점에 신미술부를 설치하여 상설전시를 열었고 1914년에는 신관 5층을 전시장으로 꾸몄다. 우리나라에서도 1930년대 미츠코시백화점·화신백화점·죠지아백화점 등이 모두 화랑을 운영했다. 또 백화점 옥상정원은 청춘남녀들의 인기 데이트 코스였다.



 현재 국내의 대표적인 백화점으로 꼽히는 신세계백화점과 롯데백화점·현대백화점 모두 갤러리와 문화센터를 운영하고 있다.



국내 최초의 백화점 속 미술관, 신세계갤러리









신세계백화점 본점 본관 트리니티가든에 설치된 루이스 부르주아의 작품 ‘스파이더’.



미츠코시백화점 경성점은 동화백화점을 거쳐 1963년 신세계백화점으로 재탄생했다. 명칭도 신세계화랑으로 바뀌었다. 1966년 1월 본점에 상설전시관을 개관했고 1969년에는 신세계미술관으로 거듭났다. 70년대에는 김기창·주명덕·최종태 등 원로작가의 개인전에 주력했고 80년대에는 유럽의 근현대미술을 소개하는 기획전으로 주목을 받았다.



본점 외에 광주·인천·부산 등에도 갤러리를 두고 있다. 광주점 갤러리의 경우 ‘광주 신세계 미술제’ 등의 공모제를 통해 신진작가를 발굴해 지역미술 활성화라는 취지를 잘 살리고 있다. 인천점은 현재 확장공사로 인해 휴관 중이다. 지난해 3월 개점한 부산 센텀시티 갤러리는 120여 평의 메인 전시장과 윈도우 갤러리로 구성되어 있다. 2007년 2월 리노베이션 공사를 마치고 새로운 모습으로 단장한 본점 본관의 ‘아트 월 갤러리’는 신관과 연결되는 통로를 중심으로 지하 1층부터 6층까지 전층 70여개의 벽을 전시장화 했다. 대형 설치작품으로 꾸며진 6층의 트리니티 가든에는 루이스 부르주아·헨리 무어·알렉산더 칼더 등 세계 유명 작가들의 작품이 전시돼 있다. 신관 12층의 갤러리는 목가구와 자수 작품을 소개하는 연 2회의 고미술 전시를 포함해 매년 16회 정도의 전시를 연다. 컬렉션전은 열지 않으며 해외 유명작가의 블록버스터급 전시를 포함한 기획전으로만 갤러리를 운영한다. 이번 달 22일까지 신관에서는 프랑스의 거장 장 뒤비페의 개인전이 열린다. 조각 4점과 부조를 포함한 대형 회화 16점, 소품 8점 등을 전시한다. 12월12일까지 본관에서는 추상화가 노정란의 신작 30여 점을 볼 수 있다.



전국 8개 점포에서 만날 수 있는 롯데갤러리



롯데백화점은 본점 명품관 에비뉴엘과 안양·대전·부산·광주 등 전국 8개 점포에서 독자적인 전시를 하고 있다. 지점마다 큐레이터들이 독립적으로 전시를 기획하지만 호응이 좋은 전시는 지점을 순회하기도 한다. 홍영준 롯데백화점 아트매니저는 “최근 백화점의 마케팅은 문화 서비스가 상품의 판매로 이어지는 선순환 구조를 지향하는 ‘IMC 마케팅(Integrated Marketing Communication)’을 통해 문화공간으로 고객에게 다가가려 한다”고 추세를 설명했다.



 에비뉴엘의 경우 각 층에서 이뤄지는 층별 전시와 9층에 위치한 갤러리 전시를 병행한다. 지난 8월에는 한국 작가로는 최초로 미국 스미소니언박물관 상설전에 초대된 제주도의 대표화가 변시지의 개인전을 열어 좋은 평가를 받았다. 오는 14일까지는 이성자·윤영자·천경자의 작품을 소개하는 ‘아름다운 대화, 한국의 위대한 여성작가 3인’전이 열린다.



 지난 8월에는 청랑리역사점·9월에는 부산 광복점·10월에는 일산점이 잇달아 갤러리를 열었다. 오는 30일까지 청량리역사점에서는 중국의 대표적 현대미술가인 왕광이·위에민준·쩡판츠 등의 작품을 소개하는 ‘중국현대미술’전이 열린다. 14일까지 일산점에서는 하정우·지진희 등 연예인 미술가들이 참여한 ‘아티스타’전이 진행된다. 부산광복점 개관기념 ‘팝아트 슈퍼스타, 키스해링’전도 오는 14일까지 연장했다. 가장 많은 수의 점포를 갖고 있는 롯데백화점은 2013년까지 갤러리 수를 더 늘려 나갈 계획이다.



다양한 이벤트 여는 현대백화점 ‘갤러리H’



올해 창사 39주년을 맞은 현대백화점은 미아점·천호점과 무역센터점을 비롯해 8개 점포에 갤러리 H를 두고 있다. 무역센터점과 목동점·울산점에는 큐레이터가 상주하면서 전시를 기획한다.



 무역센터점은 ‘홍콩 크리스티 아시아 현대미술 경매 프리뷰’전, ‘백남준 회고전’ 등의 전시를 진행했다. 신촌점의 유플렉스는 올해 젊은 고객들의 취향에 맞춰 나얼·리사 등 연예인 10여명이 참여한 ‘아이 엠 멜로디(I am Melody)’전, 낸시랭과 마광수 등이 참여한 ‘신촌의 빨간구두 아가씨’전 등을 선보였다. 현재는 평론가 윤진섭이 선정한 국내 팝아티스트 20인의 작품을 소개하는 ‘Korea Great Pop Art 20’전이 천호점(24일까지), 신촌점, 중동점, 킨텍스점(14일까지), 목동점(29일까지)에서 진행 중이다.



김새미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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