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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철, 급커브도 소리 없는 질주

중앙일보 2010.11.09 00:15 Week& 6면 지면보기



폴크스바겐 페이톤 시승기



폴크스바겐의 대형차인 페이톤은 대부분 수작업으로 조립된다. 실내 인테리어는 럭셔리 세단으로 손색이 없다. 뒷좌석이 넓은 롱 휠베이스 모델은 승차감이 부드러워 국내 도로에 잘 맞는다. [폴크스바겐코리아 제공]



폴크스바겐은 소형차인 비틀·골프 등 대중차를 만드는 회사로 유명하다. 폴크스바겐은 독일어로 ‘국민차’라는 뜻이다. 그런 폴크스바겐이 2000년 이후 고급 대형차 시장의 문을 두드렸다. 벤츠 S클래스, BMW 7시리즈, 재규어 XJ, 아우디 A8, 렉서스 LS가 장악한 고급 대형차 시장(전 세계 연간 30만 대 규모)에 가장 늦게 뛰어든 셈이다. 그동안 폴크스바겐은 중형차인 파사트 상급 모델이 없어 파사트를 타던 고객들이 다음 차를 구매할 때 경쟁사로 돌아설 수밖에 없었다. 이런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해 폴크스바겐은 2004년 대형차 페이톤을 출시했다.



 지난달 폴크스바겐코리아가 출시한 페이톤은 2세대 모델로 1세대의 단점을 보강한 신차다. 페이톤은 독일 드레스덴 고장에서 조립한다. 밖에서 공장 안을 훤히 들여다볼 수 있는 유리공장이다. 앞유리 부착 등 기계가 꼭 필요한 극소수 공정을 제외하면 대부분 수작업으로 만들어진다. 페이톤은 벤틀리 컨티넨탈GT와 차체·엔진을 공유한다. 아우디의 대형차 A8이 차체를 알루미늄으로 만드는 것에 비해 페이톤은 강성이 뛰어난 강철로 만든다. 무게만 2.2t에 달한다. 따라서 동급 차보다 200㎏ 정도 무겁지만 안전도는 향상된 셈이다. 변속기는 자동 6단이다.



 국내 판매 모델은 V6 3.0L 디젤(경유) 엔진과 V8 4.2L 가솔린 엔진 두 가지다. 가솔린 모델은 축간 거리가 2880㎜인 기본형(NWB)과 뒷좌석을 넓게 한 롱 휠베이스 두 종류로 나뉜다. 최고 출력과 최대 토크는 디젤 모델이 240마력에 51㎏·m, 가솔린 모델이 335마력에 43.8㎏·m다. 연비는 디젤이 L당 9.9㎞, 가솔린은 L당 6.6㎞다.



 V8 4.2 가솔린 엔진을 단 롱 휠베이스(LWB) 페이톤을 시승해 봤다. 승차감은 오너 드리븐(기사를 두고 뒷좌석에 타는 차) 전용차답게 부드럽다. 웬만한 요철을 지나도 서스펜션이 부드럽게 소화해 낸다. 고속도로에서는 사정이 달라진다. 에어 서스펜션을 스포티로 조절하면 서스펜션이 단단해진다. 급격한 코너에서도 쏠림 없이 잘 돌아준다.



 시속 160㎞를 넘어서면 뒷좌석에서 살짝 바람소리가 들려온다. 이후 시속 200㎞에 도달해도 힘이 남는다. 핸들링은 고속으로 달릴 때 자동으로 딱딱해지는 에어 서스펜션과 네 바퀴 굴림의 ‘포모션’ 기능 덕분에 자로 잰 듯하게 차체를 조작할 수 있다. 상시 네 바퀴 굴림으로 인해 도로에 달라붙는 듯한 접지력은 인상적이다.



 정숙성은 기분 좋은 엔진음과 배기음만 살짝 유입될 정도로 다른 잡소리는 듣기 어렵다. 실내 인테리어는 고급스러운 가죽과 원목으로 디자인했다. 폴크스바겐 마크만 빼면 프리미엄차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다. 실내 장식에서 독특한 것은 센터 페시아에 재떨이가 2개나 달렸다. 애연가가 많은 한국인을 위한 특별 버전이다. 가격은 디젤이 9130만원, 가솔린은 NWB가 1억1280만원, LWB가 1억3790만원이다. 9, 10월 두 달 동안 200대가 팔렸다.



김태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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