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사진작가 김중만의 ‘원 포인트 레슨’

중앙일보 2010.11.09 00:14 주말섹션 9면 지면보기



“사진은 이야기 … 삶의 기록이며 일기장이다”



김중만, 주산지 가는길, Canon 1Ds Mark III, 잉크젯 프린트, 2010.



내가 보는 사진은 바로 ‘이야기’다.  



디지털 카메라와 필름 카메라의 대중보급률은 우리나라가 세계 1위다. 그만큼 우리 국민들이 사진을 찍고 찍히는 것을 좋아한다는 반증이다. 역동적이면서 ‘빨리 빨리’의 정서에도 맞는 사진은 우리 안에 내재된 아름다움에 대한 갈망이 있음을 알려주고 이를 사랑하고 추구하게 해준다. 물론 부작용이 따를 수 있지만 대부분의 국민들이 예술을 진정으로 사랑하는 참모습일 것이다.



 사진은 다른 예술과는 근본부터 다르다. 예를 들어보자. 카메라 가게에 들러 카메라를 한 대 사서 손에 쥐는 순간 그 사람은 사진가가 된다. 사진 역사 170년의 놀라운 진화인 것이다.



 길을 가다가 어떤 악기 상점에 들어가 전자 피아노나 기타를 산다고 하면 그 사람은 그 악기를 연주하기 위해 적지 않은 시간을 연습해야 한다. 모든 예술 역사는 2000년, 아니 그 훨씬 이전부터 시작된 역사성을 갖고 있다.그래서 사진은 묘한 매력이 있는 것이다. 특별한 재능과 오랜 수련·공부의 시간이 없이도 사진을 찍어낼 수 있기 때문이다. 쉽게 받아들이고, 쉽게 전할 수 있는 소통의 다리라고 할 수 있다.



 사진은 감성의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들에게 놀라운 현상이 되었다. 모두가 사진가가 된 시대이다. 그로 인해 우리는 좀 더 깊은 관찰력과 순발력을 얻을 수 있게 되었고, 사진은 인성적 깊이와 자아를 바라보게 하는 계기를 마련해 주고 있다.



 예쁜 사진·아름다운 사진·좋은 사진… 다 좋다. 어떻게 하면 더 예쁘고, 멋지고, 좋게 나올 수 있을까.



 나는 잘 모른다. 아니 솔직히 말하면 관심 없다. 내가 보는 사진은 이야기이기 때문이다. 사진에 이야기가 담기면 된다. 일상의 기록으로, 일상의 무료함으로, 삶의 찬미로 살아가는 힘든 시간을 담으면 그것이 좋은 사진이다.











어떤 카메라로, 어떤 구도로… 등등에 나는 별로 관심이 없다. 아무 카메라로 그냥 자신이 생각하는, 자신이 보고 싶은 자신 만의 눈과 마음과 생각과 감성으로 찍으면 그것이 사진이다.



 찍은 사진이 흔들리고, 어두워도 괜찮다. 내 마음이 흔들리고, 내 마음이 어두워서 그랬다-. 그렇게 생각하면 되는 것이다.



 사진은 내 삶의 기록이며 일기장이기 때문이다.



김중만 사진작가
공유하기
광고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