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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한·미 FTA 추가협상 깔끔하게 마무리하길

중앙일보 2010.11.09 00:09 종합 38면 지면보기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의 최종 담판을 위한 양국 통상장관 협상이 산통(産痛)을 거듭하고 있다. 자동차·쇠고기 분야의 추가 양보를 둘러싸고 막판 기(氣) 싸움이 한창이다. 이에 앞서 이명박 대통령과 버락 오바마 대통령은 G20 서울 정상회의 전에 FTA 추가협상을 마무리짓기로 합의한 바 있다. 양국 통상장관이 명분 싸움에서 벗어나 양국 간 이익 균형을 이루는 모범적인 FTA 협정을 이끌어내길 기대한다. 그것이 한·미 동맹을 굳건히 하고 신속한 의회 비준까지 이어지는 지름길이다.



 미국이 요구하는 쇠고기 추가 개방은 예민한 사안이다. 사실상 우리가 물러설 여지가 없다. 한·미 FTA 자체에 불만인 국내 일부 세력과 축산농가의 반발로 또 다른 정치 문제로 비화될 수 있다. 미국도 합리적인 선에서 물러설 줄 아는 지혜를 발휘해야 할 것이다. 자동차 문제는 지난 3년간 세계의 배기가스와 연비 기준이 많이 바뀐 게 사실이다. 미국이 요구하는 ‘비관세 장벽 완화’를 새 국제 기준에 맞게 일부 조정할 필요가 있다. 미국 역시 규제유예 범위에 대해 ‘연간 판매량 1만 대 이하’라는 무리한 요구는 접을 줄 알아야 한다.



 한·미 FTA는 지난 3년간 순전히 미국의 정치적 문제로 인해 표류해 왔다. 다 끝난 협정을 놓고 추가협상까지 하는 홍역을 치렀다. 다행히 미국 내 분위기가 변하고 있다. 유력 일간지인 워싱턴포스트는 “미국 자동차와 쇠고기 업계에 충분할 만큼 한국 시장을 개방하는 데 실패했다는 비판론이 있어 왔는데, 이런 비판들은 우리가 보기에는 과장된 것”이라고 지적했다.



 한·미 FTA는 단순한 통상협정을 넘어 한국의 국가생존 전략과 미국의 세계전략이 맞물리는 중대 사안이다. 전통적인 동맹국인 양국이 세계 판도의 격렬한 지각변동을 헤쳐나가는 데 한·미 FTA는 긴요하다. 세계 평화와 경제 발전에도 이바지할 수 있다. 사소한 의견차이를 뛰어넘어 유연한 자세로 깔끔하게 매듭지어야 할 것이다. 건전한 상식을 가진 양국의 중도세력도 목소리를 높일 필요가 있다. 그래야 한·미 FTA의 추가적인 탈선(脫線)을 방지하는 데 건강한 압력으로 작용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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