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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학·물리, 노벨상을 받은 건국대의 석학교수를 아시나요

중앙일보 2010.11.09 00:07 부동산 및 광고특집 6면 지면보기






노벨상을 수상한 건국대 석학교수 로저 콘버그·루이스 이그나로·조레스 알페로프(왼쪽부터)는 KU 글로벌 랩을 운영하며 다양한 연구를 하고 있다.



글로벌 리더로서 건국대가 경쟁력을 갖는 또 하나의 이유는 세계적인 석학들이 교수진으로 있기 때문이다. 화학·의학·물리 등 각종 과학 분야에서 노벨상을 받은 교수들에게 건국대의 경쟁력과 과학 연구가 나아가야 할 방향을 들어봤다.



● 로저 콘버그 교수



-미국 스탠퍼드대 교수



-세포 내 유전자에서 유전 정보가 전달되는 과정을 규명한 공로로 2006년 노벨화학상 수상



-2007년 건국대 석학교수로 초빙돼 KU글로벌 랩 운영, 건국대 연구진과 연구 진행



-현재 건국대에서 하고 있는 연구는.



2007년 농촌진흥청으로부터 4년 간 총 20억 원의 연구비를 받았다. 국내 농가에 연 1000억 원의 피해를 입히는 벼흰잎마름병 방제 약제를 개발하는 연구를 하고 있다. 현재까지 1200여 개의 화학물질을 합성해 병원균의 성장억제 효과를 확인했다. 이 중 약 60여 개 물질이 병방제약제로서의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나타나 지속적으로 연구하고 있다.



-스탠퍼드대와 비교해 건국대의 장점은.



스탠퍼드는 학부생 수가 많아 500~800명의 학생들이 한 강의를 함께 듣는 경우가 많다. 그에 반해 건국대학교는 한 수업 당 학생 수가 적어 교수진과의 상호 작용이 활발하게 이뤄진다. 수준 높은 교수진과 열심히 공부하는 학생들이 있어 앞으로도 계속 발전하리라 생각한다.



-자율전공학부에 대해 소개해달라.



전공의 경계를 초월하고 학과의 벽을 허물어 다양한 교과를 수강하는 학부다. 미국 대학에서도 학부과정에서는 자율전공학부처럼 다양한 교양과목(Liberal Arts)을 두루 배운다. 나도 하버드에 입학할 당시에는 영문학(English literature)을 배우다 나중에 화학을 전공했다. 학부과정은 다양한 학문을 배우며 진정 자신이 흥미를 가진 분야를 찾아가는 과정이다. 자율전공학부의 경쟁력은 바로 여기에 있다.



-학생들에게 전공 선택과 관련된 조언을 한다면.



일찍부터 한 우물만 팔 필요는 없다. 지금은 물리·화학·생물 등 과학 영역들이 유기적으로 연결돼 있다. 다양한 가능성을 열어놓고 공부하는 것이 현명하다. 그래도 한 가지를 정하고 싶다면 염색체 생물학(Chromosomal Biology)을 권한다. 앞으로 유망한 전공이 될 거라고 생각하지만 참고사항일 뿐, 공부하면서 자신의 흥미에 따라 전공과 진로를 모색하기 바란다.






● 루이스 이그나로



-미국 UCLA 의대 교수



-심장혈관 시스템 내에서 신호전달물질인 산화질소(Nitric Oxide)를 발견한 공로로 1998년 노벨 생리의학상 수상



-2008년 건국대 석학교수로 초빙돼 KU글로벌 랩 공동 운영, WCU(세계수준 연구중심 대학) 사업의 하나인 ‘혈관성치매연구사업단’ 연구에 참여



-현재 건국대에서 연구중인 분야는.



의대 연구팀과 혈관성 치매의 치료제와 인지기능의 개선을 유도하는 ‘브레인 비아그라(Brain VIAGRA)’ 개발을 목표로 연구하고 있다. 현재 미국 이그나로 교수, 이탈리아 클라우디오 나폴리(나폴리 대학) 교수, 일본 하야시(나고야 대학) 교수와 공동연구 네트워크 구성을 추진 중이다. 이를 통해 산화질소가 심장 및 뇌혈관 보호에 미치는 메커니즘을 밝혀내려 한다.



-산화질소를 연구하게 된 계기는.



대학에서 약학 수업을 할 때 “니트로 글리세린이 심장 질환을 위해 쓰인다”고 말했더니, 한 학생이 “그 약물은 어떻게 작용하냐”고 물었다. 하지만 그 답을 어디에서도 찾을 수 없었다. 나는 이 약물의 작용과정에 대해 연구하기로 했다. 그 결과 동맥에서 산화질소가 니트로 글리세린으로 바뀌어 심장 질환을 위해 쓰임을 알게 됐다. 다른 사람이 하는 말을 귀 기울여 들으면 훌륭한 연구주제를 찾을 수 있다.



-노벨상을 받은 후 달라진 점이 있다면.



사람들이 나에 대해 관심을 갖고 지켜본다는 점이 달라졌다. 과거에는 연구실에서 개인 연구만 했는데 이제는 건국대 내의 글로벌 랩에서처럼 다른 과학자들과 공동 연구를 진행하는 일이 많아졌다. 최근에는 일반 사람들에게 산화질소의 중요성을 알리고 더 나은 삶을 사는 것을 도와주고자 『심장질환 이젠 NO(No More Heart Disease)』라는 책을 내기도 했다. 다른 과학자들과의 교류를 중요하게 생각하게 됐고 후학 양성에도 더 힘을 쏟게 된 것이 가장 긍정적인 변화다.



-과학도를 꿈꾸는 학생들에게 하고 싶은 말은.



자신이 흥미 있게 생각하는 분야를 꾸준히 공부하고 연구해라. 나는 30년이 넘게 심혈관 질병 연구를 해왔다. 노벨상은 특별한 사람이 아니라 좋아하는 분야를 성실하게 연구하는 사람에게 주는 상이다. 사람들이 당연하게 생각하는 것에 ‘왜’라는 질문을 던지며 끈질기게 파고드는 것이 과학자가 가져야 할 기본자세다.






● 조레스 알페로프



-2종 이상의 소재로 만든 반도체 레이저 소자와 레이저다이오드(LD) 등을 개발한 공로로 2000년 노벨물리학상 수상



-러시아 과학아카데미 부원장이면서 2007년 건국대 초빙 석학교수로 임명돼, 건국대 연구진과 함께 녹색에너지 연구



-현재 건국대에서 하고 있는 연구는.



물리학부 이승웅 교수팀과 함께 녹색에너지 연구를 기획했다. 식물이 광합성으로 포도당을 만들어 에너지원을 얻는 것에 착안, 태양광을 이용해 친환경 에너지를 생산하는 방식을 연구중이다. 얼마 전에는 건국대와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대가 연구 협력과 상호 교류협정 MOU를 체결해 연구가 더 활발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한국의 이공계 기피 현상에 대한 생각은.



한국처럼 세계적인 첨단 기술을 선도하는 기업이 많은 곳에서 이공계를 기피한다는 것은 이해할 수 없다. 구 소련 시절 레닌이 꼭 필요한 인재로 꼽은 것은 의사·교사·기술자였다. 기술 발전 없이는 기업이나 국가의 성장도 없다. 한국은 반도체 등 산업기술 분야에서는 러시아보다 뛰어나지만 기초과학과 원천기술 분야에 대한 연구는 아직 미흡한 것 같다. 연구주제와 발전가능성이 무궁무진하다고 바꿔 말할 수도 있다.



-과학강국 러시아의 부활을 책임지는 역할을 맡았다던데.



현재 러시아에서는 ‘러시아판 실리콘밸리’라 불리는 첨단 기술단지를 설립하고 있다. 여기서 과학고문을 맡아 연구·개발 분야의 총 지휘를 담당하고 있다. 러시아 실리콘밸리에는 미국 보잉사와 핀란드 노키아 등 세계 굴지의 기업들이 입주를 결정했다. 러시아는 반도체나 우주과학 분야 연구는 활발했지만 외국과의 교류가 부족해 첨단과학 강국으로서 발돋움하는 데는 어려움이 있었다. 이런 문제를 과학기술로 어떻게 풀어나갈지 고심하고 있다.



-과학연구에 뜻을 둔 학생들에게 조언한다면.



가능한 한 글로벌한 주제를 정해 연구해라. 아무도 알지 못하는 주제를 택해 블루오션 전략을 펼치는 것도 좋지만, 위험부담이 크다. 연구 분야가 너무 생소해 연구 지원금을 얻지 못한다면 그 연구는 시작조차 어렵다. 앞으로 학문은 세분화·전문화될 것이다. 협동과 배려, 다른 학문에 대한 포용력을 통해 종합적인 이론과 결과를 도출하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



송보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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