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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비 의혹은 못 밝힌 채 … 임병석 오늘 기소

중앙일보 2010.11.09 00:01 종합 18면 지면보기



사기 대출, 계열사 부당지원 혐의
검찰, 횡령죄 적용 막판까지 고심
정·관계 연루 의혹 수사 곧 착수





C&그룹의 비자금 조성 및 로비 의혹을 수사하고 있는 대검찰청 중앙수사부는 이 회사 임병석(49·사진) 회장을 허위 공시를 이용한 사기대출과 계열사 부당지원 혐의(사기 및 배임) 등으로 9일 기소하기로 했다. 기소 내용에 정·관·금융계에 대한 로비 혐의 부분은 일단 빠져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임 회장이 횡령 등 개인비리 혐의조차 완강히 부인하면서 구속시한이 끝날 때까지 로비 의혹에 대한 수사는 손도 대지 못했기 때문이다. 검찰은 로비 의혹에 대해선 기소 이후 본격 수사를 진행할 계획이다.



 수사팀은 임 회장이 위장 계열사를 이용해 회사 자금을 빼돌린 혐의(횡령)를 기소 내용에 포함시킬지를 놓고 8일 밤 늦게까지 고민한 것으로 알려졌다. 임 회장이 검찰이 들이미는 횡령 단서에 대해 조목조목 반박하고 있기 때문이다. 임 회장은 문제의 자금이 자신에게 흘러들어간 게 아니라 회사 어느 곳에 들어갔는지를 상세하게 설명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9일 법원에 제출할 임 회장의 공소사실에 횡령 혐의가 포함되더라도 앞으로 법정에서 치열한 법리다툼이 벌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정·관계 로비 의혹 수사 시작=검찰은 임 회장을 기소한 뒤 로비 의혹에 대한 수사에 인력과 시간을 총투입할 계획이다. 올해 1월 C&그룹 내사 단계에서부터 확보한 자료와 첩보를 토대로 사실관계를 확인하는 ‘메인 게임’에 들어가겠다는 것이다.



 검찰은 우선 금융계 인사들의 특혜 대출 의혹부터 살펴볼 방침이다. 특히 C&그룹에 대한 2200억원대 특혜 대출 의혹과 관련해 박해춘·황영기 전 우리은행장 등 당시 우리은행 고위 관계자에 대한 조사가 불가피하다는 입장이다. 당시 C&그룹의 부실이 심해져 금융권에서 대출을 꺼렸는데도 이 같은 대출이 가능했던 데는 은행 고위 관계자의 입김이 작용했을 수 있다는 것이다. 또 우리은행 직원들이 C&그룹 대출 과정에서 심사서류를 조작했다는 의혹에 대해서도 확인할 방침이다.



 검찰은 임 회장이 2001∼2007년 ‘바다살리기 국민운동본부’의 총재로 활동하면서 정·관계와 폭넓게 교류했다는 정황에 대해서도 파악할 예정이다. 하지만 정·관계 로비 의혹에 대한 검찰 수사는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우선 임 회장을 포함한 C&그룹 고위 관계자들의 입에서 아직 로비 대상 이름이 구체적으로 나오지 않은 상태인 것으로 알려졌다.



 소문으로 거론되는 정치인들은 벌써부터 해당 의혹을 전면 부인하고 있다. 박지원 민주당 원내대표는 “2008년 C&중공업 부도 위기 때 지역 기업 회생을 위한 서명을 하면서 임 회장을 만난 적이 있지만 청와대 관계자에게 (대출 특혜를 위해) 전화한 기억은 없다”고 해명한 바 있다.



 검찰로선 서울북부지검의 ‘청목회’ 수사에 대한 정치권의 반발도 전혀 무시할 수 없다. 이런 이유로 로비 혐의를 밝히기 위한 소환 및 압수수색 등 강제 수사는 G20 정상회의가 끝난 뒤에나 시작될 것으로 보인다.



최선욱 기자



C&그룹 사건 주요 의혹



▶ 위장계열사 이용 비자금 조성



- 임병석 회장 비서실을 통해 관리한 광양예선을 비자금 창구로 이용 의혹



- 부동산 개발 회사 남부I&D를 통한 회사 자금 횡령 의혹



▶ 우리은행 대출 특혜



- C&그룹에 2000억원대 대출 특혜 주기 위해 서류 조작 등 조직적 가담



- 박병원·박해춘·황영기 등 전직 우리은행 고위층의 지시나 묵인 여부



▶ 정치권 특혜 및 구명 로비



-현 정권 실세 상대로 ‘굴비 로비’ 시도



- 위장계열사 명의 법인카드 10여 개로 정계 인사 로비 의혹



- 2007년까지 ‘바다살리기 국민운동본부’ 총재 자격으로 정·관계 인사와 교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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