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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화 막아주는 유황천, 아토피 쫓는 해수천

중앙선데이 2010.10.31 02:32 190호 18면 지면보기
찬바람이 옷깃으로 슬금슬금 들어오는 이맘때면 따뜻한 온천 생각이 간절해진다. 프랑스와 독일, 일본 등지에서는 20여 년 전부터 온천 전문의사를 육성해 치료에 활용하고 있다. 예컨대 류머티즘성 관절염 진단을 받은 환자에게는 3주간 하루 3시간씩 유황이 1㎎/L 이상 든 온천에서 온천욕을 하게 한다. 아토피 질환이 있는 어린이에게 3주 동안 매일 세 시간씩 미네랄이 풍부한 식염천에서 온천 치료를 받도록 한다. 이들 정부에서는 온천 치료를 받는 사람들에게 의료보험 지원(치료비의 20%만 본인 부담)도 해준다. 환자와 동반하는 보호자 1인의 체류비·교통비도 무료로 지원된다. 온천의 의학적 효과가 과학적으로 입증되면서 예방의학적으로 활용하는 국가가 늘어나고 있다.

내 몸의 병 잡아주는 온천욕

우리나라도 온천을 의학적으로 활용하려는 움직임이 일고 있다. 정부는 만성질환의 의료비 지출을 줄이기 위해 온천 이용에 보험을 적용하는 방안도 생각 중이다. 대학병원 재활의학과·피부과·내과·소아청소년과 교수진 등으로 이뤄진 온천학회도 발족됐다. 연세대원주의대 소아청소년과 이해용 교수는 “일반 수돗물과 달리 온천은 몸에 유용한 각종 미네랄이 풍부하게 들어 있어 이들 성분이 피부와 혈액 속으로 파고들어 여러 가지 약리 효과를 낸다”고 말했다.

유황온천, 담수욕보다 활성산소 양 적어
온천은 함유한 성분에 따라 효능이 다르다. 우리나라 온천은 크게 유황온천, 탄산온천, 식염천(해수천)으로 나뉜다. 항노화에 관심이 있다면 유황온천을 이용하면 좋다. 연세대원주의대 환경의생물학과 이규재 교수가 성인 남성 21명을 대상으로 38도의 유황온천(부곡온천)과 일반 수돗물에 각각 목욕하게 한 후 활성산소가 얼마나 생성되는지 살펴봤다. 그 결과 수돗물에 목욕한 사람은 평균 27유닛(unit)의 활성산소가 생성됐지만, 유황온천에서 목욕한 사람은 3유닛 생성됐다. 사람은 매일 200~400유닛 만큼의 활성산소를 낸다. 스트레스, 과로 등으로 활성산소가 평균 이상으로 생성되는 사람은 DNA 변형을 일으켜 암·피부노화·심혈관계 질환을 일으킨다. 이 교수는 “따뜻한 물에 들어가면 일시적으로 25~30유닛 만큼의 활성산소가 더 생성된다. 유황온천은 일반 수돗물과 달리 유효한 성분이 피부 속으로 들어가 항산화 작용을 해 활성산소 생성을 그만큼 줄여 준 것”이라며 “이제까지 온천 물은 피부의 케라틴 층에 막혀 혈액 속으로 침투하지 못해 건강에 별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생각해왔다. 이번 연구는 이러한 인식을 바꾼 첫 번째 실험 결과”라고 말했다.

아토피피부염이 있는 사람은 식염천(해수천)에 가 보는 것이 좋다. 가톨릭대의대 피부과 김진우 교수(대한아토피피부염학회장)가 고농도의 식염천인 강화도 석모도 용궁온천에서 대학병원에 내원하는 중증 아토피피부염 환자 10명을 대상으로 식염천의 아토피 개선 효과를 살펴봤다. 그 결과, 아토피피부염을 일으키는 IL-알파 호르몬이 유의미하게 줄었다. 김 교수는 “아토피 환자는 치료제인 스테로이드제를 오래 사용할 수 없어 여러 대안 치료를 많이 시도하는데, 식염천은 따가움 등의 부작용은 없으면서 염증 물질은 상당히 감소시켜 치료에 크게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고혈압이 있는 사람은 탄산온천이 좋다. 원주기독병원 소아청소년과 이해용 교수는 혈압이 120~140mmHg인 성인 20명을 대상으로 10명에게는 충북 충주의 한 탄산온천에서 2주간 매일 15분씩 탄산온천욕을 하게 했다. 나머지 10명은 같은 방식으로 일반 수돗물을 데워 담수욕을 하게 했다. 2주 뒤 혈압과 콜레스테롤 수치 등을 측정한 결과 탄산온천욕을 한 그룹은 수축기 혈압이 평균 132에서 121로, 이완기 혈압은 88.9에서 79.5로 내려갔다. 반면 담수욕을 한 그룹은 두 가지 모두 약간 상승했다. 몸에 좋은 고밀도콜레스테롤 수치도 온천욕 그룹만 43에서 48로 올랐고, 담수욕 그룹은 오히려 낮아졌다. 이해용 교수는 “탄산온천의 혈압·콜레스테롤 강하 효과가 실제로 병원에서 약을 복용하게 하고 나타나는 효과와 거의 비슷해 놀랐다”고 말했다.

온천욕도 순서가 있다
건강에 좋은 온천욕이지만 주의해야 할 사람도 있다. 열이 있거나 결핵, 암, 중증심장병, 빈혈이 있는 사람은 온천성분에 관계없이 주의해야 한다. 세계보건기구(WHO) 산하 국제온천협회 조경도 부회장은 “온천의 유효한 성분이 이미 생성된 암 세포 활성화를 촉진할 수 있다. 중증 혈관질환자의 혈액 점도도 높일 수 있다”고 말했다. 이해용 교수는 “온천욕은 초기 질환자를 치료하거나 예방적 차원에서 활용할 때는 상당한 효과를 얻지만 이미 병이 많이 진행된 중증 질환자에게는 오히려 역효과를 낼 수 있으므로 주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 피부가 심하게 건조하거나 상처가 있다면 유황온천을 주의해야 한다. 온천학회 김홍직 회장(아름다운오늘 오킴스피부과 원장)은 “유황은 피부 살균 효과가 탁월하다는 장점은 있지만 보습에는 오히려 역효과를 낼 수도 있다. 피부 점막이 많이 헐거나 상처가 난 사람, 건조증이 심한 사람은 피하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질환에 따라 온천욕의 방법도 다르다. 지난해부터 정부가 인증하고 있는 보양 온천지에서는 기포욕·보행욕·폭포욕·침탕 등 정부가 정한 온천 치료 시설들을 갖춰놓았다. 이들 시설을 잘 이용해 보는 것이 좋다.

피부미용이 목적이라면 먼저 온천 물 열 바가지 정도를 뒤집어 쓴 뒤 전신욕이나 반신욕을 4~6분 한다. 다음 증기욕실에서 3~5분 있다가 3~5분간 휴식 시간을 가진다. 다시 증기욕실에서 3분 정도 있다가 탕 안 센 기포물살이 나오는 기포탕에서 4~6분 머무른다. 다음 얕은 욕조(침탕)에서 4~6분간 누워 있으면 효과가 가장 좋다. 고혈압이나 동맥경화가 있는 사람은 조금 다르다. 먼저 물을 열 바가지 정도 뒤집어 쓴 다음 반신욕을 2~3분, 전신욕 2~3분을 차례로 한다. 그 다음 기포가 나오는 온천욕을 4~6분 한 다음 5분 동안 휴식한다. 다음 반신욕을 3~5분 하고 얕은 물에서 10~15분 누워 있는 것으로 마무리를 한다. 근육통이 심한 사람은 먼저 열 바가지 뒤집어 쓴 후 전신욕이나 반신욕을 4~6분 한다. 그 다음 폭포가 떨어지는 온천욕을 2~3분 하고 보행욕(온천탕 가장자리를 따라 약 5바퀴를 걷는다)을 한다. 그 다음 5분간 휴식하고 기포 마사지 기능이 있는 탕에서 전신 근육을 마사지한다(3~5분). 마지막으로 침탕에 들어가 10~15분간 몸을 풀어주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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